잠이 안와서 적는 하드코어 세부 방문기 - 01
때는 바야흐로 2020년 1월.
내가 하는 일 특성상 4~12월까지는 쉬는날도 없이 준내게 바쁘고 1~3월은 말 그대로 한량.
그래서 집에서 랄부나 긁을바엔 여행이나 갔다오자 싶어서 이래저래 어디갈까 고민함.
처음엔 가깝게 일본이나 중궈나 갈까 싶었는데 그때 당시에 일본 불매운동이 좀 있어서 일본은 안갔고 중궈는 갈 만한 곳을 못찾아서 GG.
유럽이나 미국은 시발 돈이 없어.
그래서 동남아쪽을 택했다.
4박 5일 갔다오는데 500 예산 안에서 호화롭게 놀 수 있는 곳!
그러면서도 말은 좀 통하는 곳!
그러다보니 필리핀이 딱 보이더라고.
필리핀은 영어가 되니께. 물론 발음들이 짜친 애들이 좀 많다만.
그래서 유튜브니 뭐니 하면서 필리핀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뭐 찾다보니 그렇더라고.
존나 술쳐먹고 복상사를 노리면 마닐라나 클락쪽을 가고
좀 경관도 보고 싶고 뭐 이래저래 좀 하고 싶다 그러면 세부를 가라고 그러데?
내 죤슨과 심도있는 대화를 거친 결과 암만 내가 24/7 발정난 놈이라도
가끔은 죤슨에 바닷바람을 쐬어 주는게 맞다고 결론을 내려 세부행 티켓을 끊었지.
여기서 친구놈 하나 꼬드겨서 같이 가기로 함.
시발 근데 끊고 존나 룰루랄라 하면서 짐 싸는데 출국 일주일 전인가 친구놈이 전화가 왔는데 필리핀에서 화산이 터졌다네?
존나 불안불안하게 하루하루 인터넷 검색하면서 존나 하나님 바짓가랑이 잡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보냈지.
다행이 세부는 뭐 별 지장 없었던지라 무사히 입국하게 되었어.
여기서 팁 하나.
시발 자기 BMI가 과도하게 높거나 키가 180 이상인 놈은 저가항공 포기하거나 비상구쪽 좌석 끊어라.
티웨이 탔는데 5시간 90도 각도로 허리 다리 유지하고 가니까 내릴때 존나 주저 앉을뻔.
본인 그 당시 180/89키로였는데 죽는줄 알았다 ㅡㅡ
내 친구 185/110.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튼 내려서 걸음을 좀 재촉했어.
가기전 찾아본 정보에서는 좀 늦으면 입국심사 대기를 3시간도 할 수있다고 해서.
에이 설마 그렇게 느리게 하겠어? 싶었는데 진짜 늦더라 ㅡㅡ
이 ㅅㄲ들 존나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심사함.
다행히 도착했을때 30위권 안에 끊어서 40분인가 만에 입국심사 끝내고 입갤.
세부공항 입갤 했을때 생각보다 깔끔해서 놀랬음.
듣자하니 신공항 열린지 얼마 안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음.
짐 찾는곳에서 짐 찾고 일단 환전부터 먼저 함.
세부 공항 1층 택시 승강장 쪽 출구 잘 보면 환전 창구가 있음.
여기서 또 하나 팁.
거기서 100불 이상 환전 하지마. 우리나라 돈으로 11만원 쯤.
이유는 환율이 쓰레기거던.
그냥 유심 살 돈이랑 택시비 정도랑 비상금 조금 환전 한다는 생각을 하는게 좋음.
그리고 50불은 큰 돈으로 받고 50불은 작은 돈 단위로 쪼개서 달라고 해라.
시발 택시타고 220페소 나왔길래 300페소 줬더니 잔돈 없다고 개징징 대서 80페소 삥뜯김.
팁이라 생각해도 되지만 그 ㅅㄲ 눈빛이 '시발 이새낀 호구다'라는 표정이 보여서 그렇게 생각 할 수가 없었음.
여튼 각설하고.
그렇게 환전하고 출구로 나오면 우리나라 버스정류장 근처 매점처럼 생긴 곳에서 유심칩을 판다.
2개가 있는데 하나는 스마트, 하나는 글로브임.
뭐 들리는 말로는 스마트가 좀 더 잘터지네, 글로브가 가격 혜자네 하는데 큰 차이 없다.
나는 글로브, 친구는 스마트 샀는데 뭐 둘다 비슷했음.
유심 사고 니 폰 주면 거기서 알아서 꼽아주고 세팅까지 해줌.
참고로 잠금화면 풀고 줘라. 시발 잠금 화면 되어있으면 풀어달라고 안하고 지들끼리 회의 10분하더니 나한테 풀어달라고 하더라.
여튼 세팅하고 바로 폰에 Grab 앱 깔았음.
가기 전에 미리 깔아두는것도 나쁘지 않다. 이 앱이 니 여행 기간동안에 존나 빛과 소금이 되니 무조건 깔아라. 두번 깔아라.
Grab이 택시랑 우버, 음식 딜리버리도 되는 앱인데 이 앱으로 우버 부름.
참고로 세부도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같은 애들 타면 미터기 조작한다는 말이 많음.
그랩은 참고로 그 앱에 뜬 가격 이상은 안받으니 그냥 여행 내내 이거 불러서 타고 다니는게 편하다. 배차도 잘 잡히거든.
그거 타고 미리 예약한 호텔로 갔는데 나는 숙소를 세부 본섬쪽에 잡았거든?
아마 마볼로 스트릿인가 그랬을꺼야. 여튼 거기로 우버타고 가니까 한 400페소 나왔길래 500주고 잔돈은 팁 주니까 얘가 트렁크에 있던 짐을 다 꺼내서 호텔 로비까지 갖다주고는 90도 인사하고 가더라. 이래서 돈이 좋은거여.
여튼 숙소 리셉션에 가니까 오메 시벌 리셉션에 있던 여자가 겁나 이쁜거여.
진짜 혼혈처럼 겁나 이쁜데 피부가 좀 까만? 느낌.
친구랑 나랑 시발 존나 이쁘다 중얼중얼 대면서 있으니까 예약했냐고 묻더라고.
예약했다고 내 친구 이름 대니까 8층 키를 주더라고. 그리곤 벨보이가 왔는데 와...
내가 짐을 맡기는게 미안할 정도의 아저씨가 오더라고.
머리는 희끗한데다가 얼굴은 딱 봐도 한 50대 후반쯤 되보이는?
여튼 나랑 내 친구 짐을 낑낑대면서 우리 방으로 옮기는데 얘가 팁이 고픈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자꾸 말을 걸어.
세부 놀러왔냐.
얼마나 있냐.
보고픈데 있으면 자기한테 말해라. 내 친구 가이드 한다 등등.
시발 삐끼질이다! 해서 귓등으로 흘리면서 내가 니 몇살이나 됐음? 물으니까
시발 30살이래. 존나 놀래서 그래선 안됐지만 '아유 뻐킹 키딩 미!?' 그러니까 애가 얼굴에 물음표를 띄워.
'여긴 필리핀이다. 우리 BB탄 쏠때 얘들 실탄 쏜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난 니 얼굴이 좀 중후해서 나이가 더 있을 줄 알았다. 라고 했더니
씨익 웃으면서 묵묵히 짐을 끌고 가더라고.
이 ㅅㄲ 나이 속인거 같다 라는 생각을 하다가 우리 방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방이 존나 멀끔해.
좀 좁긴 했는데 침대 2개에 뭐 있을꺼 다있고.
화장실도 깔끔하고(시발 이때는 지옥이 될 지 몰랐음.)
여튼 짐을 풀고나니까 시간이 새벽 5시쯤 됐더라고?
그래서 배가 고파서 호텔 카운터에 전화를 했더니 지금 근처에 연 식당도 없고 아직 조식 준비전이래.
룸서비스는 자기 호텔엔 없대. (싼건 이유가 있다.)
Grab 사용하면 음식 딜리버리 되니까 한번 써보래.
그래서 Grab 켜보니 피자가 있길래 페퍼로니 피자 제일 큰 사이즈로 한판 시켰어.
우리나라 돈으로 한 6천원 하더라고. 그거랑 콜라랑 뭐 이거저거 시키니까 우리나라돈 1만원쯤 되더라.
40분쯤 지나니까 와서 호텔 리셉션에서 전화 왔어. 니네 음식왔다고.
그래서 내려가서 돈 지불하고 음식 받아서 올라와서 먹었지.
맛은 그저 그래. 우리나라 피자 스쿨이랑 비슷한 느낌이야. 거기서 좀 더 기름진 맛.
여튼 피자 쳐묵고 나니 식곤증 몰려와서 친구랑 일단 좀 자고 일어나서 할 거 생각하자 해서 뻗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