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폭스
지난 3월 말에 방문한 후기입니다.
필리핀이나 태국, 베트남 등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저는 영어도 잘 못해서 주로 따라다니기만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앙에서 각기 다른 젯티뷔를 다섯 번 정도 방문했는데, 그중에서 화이트폭스가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일하게 홈런을 친 곳이라 그런 것 같네요. 나중에 같이 간 동생이 그러더군요, 관광객이 홈런 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첫날, 데킬라 한 병을 마시고 애들 끝나고 맥주 한 잔 하며 호텔 방까지 갔는데, 갑자기 그녀가 멘스가 왔다고 하더군요. 이럴 거면 왜 따라왔냐며, 오늘 끝나니 내일 다시 만나자고 했습니다.
둘째 날, 바 호핑을 하고 있는데 일행 동생한테 연락이 계속 왔습니다. 오늘도 화이트폭스로 가기로 약속했다고 언제 오냐고요. 동생은 낚였다고 말했지만, 그날 좀 늦게 나가서인지 다른 바의 상태가 영 아니더군요. 그래서 어찌어찌 화이트폭스로 다시 갔습니다. 또 데킬라 한 병을 시켜서 마시고, 영업 끝나고 시크릿가든에 갔다가 호텔로 갔습니다. 옷 벗는데 한 시간이 걸린 듯합니다. 한국 남자들은 연애가 끝나면 연락이 끊긴다며 너도 그럴 거냐고 묻더군요. 자기 꿈과 가족 이야기 등등을 열심히 이야기했는데, 영어를 잘 못 알아듣겠어서 경청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홈런을 위해 열심히 들었습니다. 오랜 정성 끝에 본게임을 했지만, 너무 기대해서인지 정작 본게임은 쏘쏘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택시비를 주고 잘 보냈습니다.
셋째 날부터는 낮부터 연락이 30분 단위로 계속 오더군요. 그래서 후구짓인 줄 알면서도 세 번째 날도 화이트폭스로 갔습니다. 똑같이 데킬라 한 병을 마시는데, 확실히 태도나 대하는 게 다르더군요. 그전에도 케어는 잘해줬지만, 좀 더 애인 모드 같았습니다. 죽어 있던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아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스마트폰 관리가 서툴러서 와이프에게 들킬까 봐요.
그날도 전날과 똑같은 패턴으로 같이 자고, 그 다음 날은 마지막 날이라 바 호핑을 하고 마무리한 후 귀국했습니다. 귀국 후에도 시도 때도 없이 연락이 오길래 며칠 연락하다가 차단했습니다. 차단할 때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가정을 버릴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8월 초로 발권해놓긴 했는데, 그 친구에게 연락해서 다시 볼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이러다 정말 정이라도 들어버리면 큰일인데요. 다음 방문에 화이트폭스를 다시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그 친구를 다시 볼지 못 볼지 모르겠지만, 보게 되면 다시 리퀘스트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제 스토리는 여기까지입니다. 쓰다 보니 화이트폭스 후기라기보다는 제 여행 후기가 되어버렸네요.
간단히 비용을 말씀드리자면, 제가 계산을 안 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물어보니 하루에 대략 한화 35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 들었다고 하더군요. 저 포함 3명이 움직였습니다. 시설도 다른 젯티뷔나 케티뷔보다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설 좋은 노래방 정도? 애들 사이즈는 확실히 바보다는 낫습니다. 화장이나 사복 옷차림도 좀 더 세련됐고요. 손님 응대도 확실히 더 나았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홈런을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은 것 같아요.
계속되는 바 호핑에 지치신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단, 영어를 잘하시는 게 훨씬 유리할 겁니다. 저처럼 영어를 잘 못하면 두세 배의 노력과 호구 잡힐 각오를 해야 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