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다시 찾은 파타야 4부
그렇게 가든에서 술을 마시며 놀고 있었는데, 어떤 푸잉이가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는 거야. 같이 있는 조각팟 멤버들이 "저거 눈치 주는 거니까 빨리 가서 말 걸고 라인 받아 와"라고 해서 얼른 부랴부랴 뛰어가서 라인을 받았지.
그 후에 잠깐 연락을 주고받다가 그녀가 내 자리로 온다고 해서 오케이 하고 같이 밥을 먹으러 나갔어. 그런데 밥을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중간중간 그녀가 자꾸 폰을 보는 거야. 그 순간 약간 느낌이 쎄한데 싶었지. 밥을 다 먹고 나서 그녀가 어디로 갈지 묻길래 호텔 갈래? 하고 대답했어.
그랬더니 그녀가 나에게 제안할 게 있냐고 물어서 2000이라고 적었지. 그녀는 흔쾌히 오케이하더라고. 꽤 합리적이고 공정한 거래라 생각했지만, 나는 공정보다는 프리를 원했기에 그냥 밥값만 날린 채 다시 조각팟 멤버들 있는 곳으로 돌아갔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
그렇게 다시 술 한잔하며 멤버들과 얘기하다가 한 바퀴 돌러 나갔는데, 이다혜를 닮은 푸잉이가 있는 거야. 그래서 한번 용기 내 들이대 봤더니 그녀 반응이 좋은 거 있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더니 자신이 소이6에서 일한다고 하더라고. 마침 나도 오늘 그녀를 소이6에서 본 것 같다며, 옆 가게로 들어가는 걸 봤다고 했어.
그러면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그녀가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고 해서 자리까지 옮겼어. 옆에 앉으니 술도 주고, 안주도 먹여주는 거 있지. 마치 한국에서 여자들이 받는 대접을 내가 받는 느낌? 아무래도 내가 꽤 맘에 들었나 봐. 그때 순간적으로 '아, 파타야 오길 참 잘했구나' 싶었지.
그 와중에 그녀 친구가 우리 조각팟 멤버 중 한 명을 맘에 들어 한다며 소개해 달라고 해서 데려와 이어주기도 했어.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 갈 즈음, 시간이 어느새 오전 3시 50분쯤 됐는데 갑자기 커요미한테 연락이 오는 거야.
커요미: 어디야?
나: 가든
커요미: 많이 취했어?
나: 아니, 괜찮아. 안 취했어. 너 언제 와?
그 후, 커요미에게 가볍게 농담처럼 "나 가든 갈까?"라고 물었더니 그녀가 "아니, 나 이제 호텔 갈 거야. 너는 나랑 놀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아"라고 답했어. 이후 1시간 동안 아무 연락이 없던 커요미. 그러다 갑작스럽게 "No have girl play together you?"라는 메시지가 오더라.
이 시점에서 고민이 깊어졌어. 이다혜를 닮은 또 다른 푸잉이 나에게 너무 잘해줘서 '혹시 이쪽으로 마음을 돌려야 하나?' 싶을 정도였거든. 솔직히 커요미에게 마음이 더 가긴 했지만, 연락이 자주 끊기고 잘 통하지 않으니 답답하기도 했어.
결국 1시간 동안 아무 응답이 없는 모습을 보고 '차라리 이다혜 닮은 푸잉과 하루를 보내야겠다'고 결심했어. 그래서 그 푸잉과 함께 호텔로 갔고, 꽤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그런데 그제서야 커요미가 인스타 DM을 보내더라. 이상하게 답하면 일이 커질 것 같다는 직감이 들어서, "술에 취해서 잠들었다"며 뒤늦게 답장을 했어. 나중에 확인해 보니, "다른 여자랑 있었냐?"며 난리가 나 있었지.
밤 12시쯤 이다혜 푸잉을 보내고 나서 커요미에게 취해서 잠들었다는 변명을 했는데, 결국 감정 소비가 한바탕 이어졌어.
그 대화는 이렇게 흘러갔어:
나: 미안. 어제 호텔에서 잠들었어. 이제 막 일어났어.
나: 어제 술을 많이 마셨어.
커요미: 어제 너 안 취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갑자기 사라졌잖아.
커요미: 좀 이상하다 생각했어.
커요미: 혹시 내가 메시지 보낼 때, 너 다른 사람이랑 있었던 거야?
나: 어제 한국 사람들하고 상솜(Sangsom) 마시느라 많이 취했어. 네가 너무 늦게 답해서 그냥 침대에서 잠들어버렸어.
나: 그리고, 지난번에도 네가 오후 4시에 온다고 했는데 결국 안 왔잖아. 그때는 술 안 마셔서 밤중에 깨서라도 답했지만, 어제는 정말 많이 마셔서 그럴 수가 없었어.
커요미: 근데 나 하나만 물어보고 싶어.
나: 뭔데?
커요미: 어제 내 쉬는 날이었잖아. 그런데 왜 그렇게 늦게 답한 거야? 하루 종일, 밤새도록 기다렸는데 넌 집에서 잠깐 낮잠 잔다고 하고 결국 안 왔잖아.
커요미: 일 끝나자마자 바로 메시지 보냈어.
커요미: 사실 어제 너를 만나고 싶었어.
커요미: 하지만 먼저 너랑 친구들이랑 있을 시간을 주고 싶어서 망설였어.
커요미: 그리고… 어제는 내가 널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 어제 같이 있던 한국 사람들은 그저 호텔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야. 너무 심심해서 시간이나 때우려고 얘기를 나눈 거였어.
그래서 나는 네가 보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고, 내가 너를 만나러 가도 되는지 물어봤었잖아. 그런데 네가 안 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기다렸어. 그 후에도 네 답장을 확인하며 계속 기다렸는데, 정말 답답한 마음뿐이었어.
내가 호텔에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보냈을 때, 네가 바로 온다고 할 줄 알았어. 그런데 한참 뒤에야 한 시간 만에 답장이 왔고, 결국 기다리다 지쳐 잠들고 말았어. 네 가족 모임이 끝났을 때는 이미 시간이 늦었을 텐데, 대체 왜 그렇게 늦게 답한 거야? 솔직히 너무 궁금해.
나: 내가 '안 돼'라고 한 건 네가 168로 오는 대신 내 호텔로 와줬으면 했던 거였어. 혹시 네가 이 말을 내가 널 만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오해한 거야?
커요미: 어제 몸이 좀 안 좋았어. 😔
커요미: 샤워 중이라 네 메시지에 바로 답할 수 없었어.
커요미: 나중에는 네 메시지를 못 본 게 미안해서 답을 못 하겠더라.
나: 네가 믿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난 진짜 최선을 다했어.
네가 쉬는 날이라고 해서 정말 기대하며 너를 기다렸어. 그런데 너는 너무 늦게 일어났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느라 내 메시지에 늦게 답했더라고. 그런 상황을 보니 혹시 네가 나랑 있고 싶지 않아 돌려서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어.
나: 우리 다시는 못 보는 거야?
커요미: 아니야, 나도 너 만나고 싶어.
커요미: 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좀 있어.
커요미: 내일 아침에 방콕에 가야 해서 그래.
나도 속상한 감정이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려고 노력했어. 이제 슬슬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그녀가 방콕에 가는 이유는 대만에서 5일간 일하기 위해서라고 나중에 설명해줬어. 그렇게 되면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하루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
그 후에도 가끔 DM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오후 7시 48분쯤 "오늘 일하러 가?"라고 물어봤어. 그런데 그녀는 오후 10시 21분에야 "아니, 나 방콕 가야 해서 일 안 해"라는 답장을 보냈어. 그 순간 나는 화가 났고, 더는 이 친구랑 놀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녀도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았고, 나한테 잘 대해줬던 기억들이 계속 떠오르다 보니 그렇게 쉽게 관계를 정리해버리는 게 어렵더라. 정이란 게 무섭지...
그래서 밤에는 마음을 좀 달래볼 겸 썽태우를 타고 워킹 스트리트로 향했어. 그때가 밤 12시쯤이었는데, 썽태우 안에서 두 명의 푸잉(여성)이 나를 보며 웃더라고. 그래서 "Hi, you so beautiful"이라고 말 걸어봤는데, 그들이 어디 가냐고 묻길래 "워킹 스트리트 간다. 너희는 어디 가?" 하고 되물었지. 그랬더니 자기들은 판다 간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내 영어실력이 부족해서 대화를 길게 이어가진 못했고, 그렇게 대화는 끝났어.
워킹 스트리트를 걷는데, 아까 그 두 푸잉이 나를 따라오더니 같이 놀자고 얘기했어. 하지만 나는 아직 커요미와의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고, 오늘 그녀를 만날지 말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서 그들과 함께하기 어려웠어.
결국 1시 11분에 커요미에게 "너 볼 수 없냐?" 하고 메시지를 보냈는데, 1시 22분에 "나가는 길에 연락할게"라는 답이 왔어. 그런데 그녀가 도대체 언제쯤 나올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하더라고. 그래서 대략적인 시간이라도 알려달라고 물었는데, 그녀는 아무 대답이 없었어.
결국 2시 4분쯤 내가 참다못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너 못 만나겠어"라는 내용을 기분 나쁘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해 DM을 보냈어. 그녀는 "알겠다"고 답했는데, 20분 후에 다시 DM으로 "술 마시러 올래?"라고 하더라고.
나는 더 이상 마음이 흔들리고 싶지 않아서 "난 괜찮아. 좋은 시간 보내"라고 답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계속 흔들리더라. 결국 이렇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어.
"내가 너에게 너무 많은 감정을 쏟은 것 같아. 지금 정말 슬프고, 눈물이 날 것 같아. 어쨌든, 널 잊고 내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할게. 행복하고 잘 지내길 바라."
그것으로 진짜 끝을 내려고 결심했지…
커요미: 나… 못 하겠어. 🥺🥺
커요미: 우리 이제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거야?
나: 너 내일 방콕 가야 하잖아.
커요미: 그래도… 난 너를 다시 만나고 싶어.
커요미: 미안…
나: 너 어디야?
커요미: Area 39.
나: 누구랑 있어?
커요미: 내 동생이랑 있어.
커요미: 원래는 네가 나올 줄 알았고 그래서 나온 건데…
커요미: 그냥 나왔어.
나: 미안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까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커요미: K.
커요미: OK.
커요미: 됐어, 끝났어.
커요미: 알았어.
커요미: 네가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하면, 난 이해할게.
나: 다른 여자 없어. 지금 당장이라도 너한테 갈 수 있어.
커요미: 그런데 너는 내가 너한테 중요하지 않다고 했잖아…
사실 그 문장은 내가 정말 잘못 번역해서 보낸 거였어. ‘네가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 같아’라는 뜻으로 전달됐지만, 실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거든. ‘난 네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람이야’라는 걸 잘못 표현한 거였어. 그걸 모르고 있다가 너의 OK와 끝났다는 말에, 나도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정리하려 했고 마음은 아프지만 이제는 그냥 다 끝난 건가 싶었어. 그래서 ‘다른 관계를 시작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었지.
그런데 10분 후에 갑자기 네가 ‘네가 다른 여자가 있다고 하면, 난 이해할게’라고 말하는 거야. 그 순간 다시 마음이 흔들려서…
나: 다른 여자 없어. 지금 당장이라도 너한테 갈 수 있어.
커요미: 그런데 네가 내가 너한테 중요하지 않다고 했잖아.
나: 아니, 넌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그래서 최대한 빨리 답장하고 싶었어. 아까도 언제 만나냐고 물어본 것도 그 마음 때문이야.
그런데 넌 왜 그렇게 대답이 늦었어? 30분 넘게 아무 답이 없길래 솔직히 이해가 잘 안 됐어. 우리 서로 생각하는 스타일이나 우선순위가 많이 다른 것 같아. 오해하지 마, 정말로 다른 여자가 있는 건 절대 아니야.
나: 그런데 결국 동생을 먼저 만나고 Area39에 갔잖아. 난 그게 너무 속상했어.
커요미: 난 그냥 먼저 같이 술 한잔하고 싶었을 뿐이야.
커요미: 그리고 언제 나갈 수 있을지 확실해지면 바로 알려주려고 했어.
커요미: 나는 네가 나가도 된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 그때 바로 너한테 전하려고 했지.
커요미: 그런데 네가 이제 만나지 못한다고 말했잖아.
커요미: 나도 참 기분이 안 좋았어.
커요미: 이대로 우리 정말 다시는 못 만나게 되는 걸까…? 😔
커요미: 또 내가 너한테 다시 연락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걸 지키는 게 너무 힘들어.
그래서 area39에 가서 커요미를 만났어. 커요미가 내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진심으로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도 기억 안 나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첫사랑 때 말고는 여자 때문에 운 적이 없었던 것 같아. 그런데도, 커요미 앞에서 괜히 나이 차이도 나고 해서 울고 싶지 않았는데, 마음처럼 참아지지가 않더라고.
다른 푸잉들이랑 놀아도 계속 커요미 생각이 났어. 사실 너무 보고 싶었거든. 하지만 만날 수 없으니 마음속으로 꽤 힘들었나 봐. 그래서 area39에서 둘이 안고 닭똥 같은 눈물을 계속 흘렸어. 그러다가 술을 엄청 마시고 호텔로 갔는데, 커요미가 먼저 토하고 3분 뒤엔 나도 화장실로 뛰어가서 토했어... 속이 진짜 너무 안 좋았어. 이 sangsom... 생으로 마시니까 확 취하더라고. 나보고 자기 언니 울렸다고 계속 잔을 채워줬는데, 정말 후덜덜했지.
너무 토해서 몸에 힘도 없고 침대에 눕자니 또 토할까 봐 화장실 변기를 붙잡고 있었거든. 그랬더니 커요미가 물수건으로 내 목을 닦아주더라고. 내가 괜찮으니까 너 먼저 가서 자라고 했더니, 자긴 괜찮다고 끝까지 나를 부축해서 호텔 침대에 눕혀주었어. 많이 토하고 나니 그나마 좀 괜찮아져서 침대에 누웠고, 3시간쯤 잔 것 같아.
그렇게 하룻밤 지나고 나서 서로 쌓였던 감정들이 풀어진 건지, 커요미가 눈물을 흘리며 보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자마자 괜히 미안해지면서 나도 눈물이 조금씩 나오더라... 커요미 기분을 좀 위로해주고 싶어서 벤의 *갈 수가 없어*를 틀어줬는데, 노래 들으면서 더 힘차게(?) 울더라. 그런데 그 장면이 뭔가 드라마 같아서 좋으면서도 묘하게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
아침 8시쯤 커요미는 방콕으로 떠나야 해서 자기 호텔로 갔어. 이후로는 그다지 큰 일은 없었어. 다음 날 나도 한국으로 가야 했거든. 소이혹이랑 부아카오에서 또 좀 놀다가 집에 갔지.
커요미는 워킹걸 중에서도 처음으로 정말 여자친구처럼 정성스레 잘해준 사람이었고, 나도 커요미에게 남자친구처럼 잘했던 것 같아. 애정 어린 감정이 많이 생겼던 게 사실이야. 비록 10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정말 너무 즐거웠고, 이런 감정을 느낄 줄은 진짜 상상도 못 했었거든. 단순히 붐붐만 재밌게 하고 오겠지 싶었는데,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사랑의 감정을 다시 조금이라도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랄까...
그래도 아쉬웠던 점들이 있긴 해:
1. 헐리를 못 가본 것
2. garden과 area39 같은 곳에서 헌팅하는 게 진짜 더 재밌고 확률도 높다는 것, 그리고 큰돈 안 쓰고도 잘 놀 수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던 것
3. 판다 클럽은 혼자 한 바퀴 돌아보긴 했는데, 제대로 된 클럽 조각(?)은 못 해본 것
사실 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이런 걸 한 번에 다 쓰기가 쉽지 않네. 그래도 정성 들여서 2시간 동안 쓴 글인데, 브로들이 재미없더라도 좋게 봐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