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베트남

40대틀딱의 슬기로운 베트남 생활~! 마지막

닝구라
2024.10.16 추천 0 조회수 2385 댓글 13

오늘은 드디어 마지막 일정, 

귀국하는 날이다.

 어제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는지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마치 온몸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는 듯한 느낌이다.
오늘은 체크아웃 날이라 꽁가이가 조금 늦게 오기로 했다. 

나는 혼자 일어나 느긋하게 아침을 즐겼다. 

처음으로 제대로 조식을 먹고 짐을 싸놓고는 여유롭게 쉬었다. 

몸은 무겁고 으슬으슬 감기 기운마저 돈다.
꽁가이는 10시쯤 호텔에 도착했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와서인지 그녀는 오자마자 나를 덥쳤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모든 체력을 쥐어짜내어 격정적으로 사랑을 나누었다. 
12시쯤 체크아웃을 하면서 짐을 맡기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꽁가이들은 해가 있을 때 피부 타는 것을 싫어해 저렇게 단단히 무장을 하고 다닌다. 

그런데도 땀을 흘리지 않아 신기하다.

 나는 호텔 밖으로 나오자마자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데,

 꽁가이는 내가 땀 흘리는 것이 신기한지 계속 만지고 깔깔 웃으며 아주 즐거워했다.
그녀는 내가 아직 베트남 음식을 못 먹어봤다는 것을 기억했나 보다.

 꽁가이가 데려간 곳은 베트남 가정식집이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모닝글로리에서 밥만 있어도 만족스럽게 식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어제 저녁부터 꽁가이가 모든 계산을 맡아주니 조금 부담스러웠다. 

얼마나 많은 용돈을 줘야 할까 고민하며, 

밥을 먹고 한 시장 근처에서 집에 가져갈 물건들을 사고 짐을 맡길 겸 예약해 둔 도미토리로 이동했다. 

꽁가이가 계속 붙어 있을 줄 알았더라면 호텔에 하루 더 머물렀을 텐데.
그래도 다행인 것은 단독 2인실을 잡아놨다는 점이었다. 

꽁가이와 함께 들어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는 쇼핑을 좀 해야 해서 꽁가이를 집으로 보냈다. 

이제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 돈을 쥐어줬는데, 

돈을 받고 멈칫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액수가 적어서 그런 걸까?
내일이면 집에 가니까 가족들 선물을 사고 새로 출근하면 옷도 새로 사입으라는 말과 함께 돈을 밀어 넣었다. 

회사 여직원들이 부탁한 과자와 젤리를 구입하고 도미토리로 돌아와서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슬슬 배가 고파져 밖으로 나가려는데 꽁가이에게 연락이 왔다. 

쇼핑이 끝났으면 출국 전까지 같이 있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꽁가이가 이끄는 대로 걸었다. 

그가 데려간 곳은 길거리 노상의 분보집이었다.

 

 

혹시 기억하고 있는 걸까? 

처음 만난 곳이 바로 이 분보집이었으니 가슴이 괜히 먹먹해졌다.

로맨틱하게 당하는 것 같았다...

 국제 호구가 될 판이다.
밥도 먹고 커피 한 잔하면서 마지막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제 당분간 오기 힘들 거라는 말과 함께 꽁가이와의 작별을 준비했다.

 뒤늦게 타이에 대한 열정에 눈을 떴기에 방벳 계획은 없었다.
출국 시간이 다가와 씻으러 가려는데 공항까지 같이 가겠다고 했던 꽁가이가 갑자기 자긴 집으로 가겠다며 뒤돌아서 걸어갔다. 

나는 남아 있던 돈을 주려고 꽁가이를 붙잡았다.
얼굴이 벌개져 울음을 힘겹게 참고 있는 그의 손에 지갑에 남아 있던 돈을 모두 쥐어주니 내 품에 안겨 펑펑 울기 시작했다. 

아마 내 지갑을 다 털었다는 기쁨의 눈물이겠지, 

돈이 꽤 많이 남았으니까.
그렇게 한참 동안 울던 꽁가이를 다독여 집으로 들여보내고 숙소에 와서 출국 준비를 했다.

 

 

이제 나도 꿈에서 깨어날 시간이야.

 다낭 공항에 도착했어. 

밤의 다낭 공항은 거의 90%가 한국인인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실감이 확 들었어.
면세점을 지나 보딩 타임을 기다리는데, 

출발하는 비행기마다 미탑승객 안내 멘트에 계속해서 한국인의 이름이 불려... 다낭 공항에 올 때마다 부끄러워. 

외국 항공사들처럼 그냥 게이트를 닫고 짐을 빼버리고 떠났으면 좋겠어. 

브로들은 제발 이러지 말자.
출발할 시간이 되어서 꽁가이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비행기는 출발했어. 

한국에 도착하니 장문의 문자가 와있는데 가슴이 뭉클해졌어.
꿈에서 깨어보니 출근 준비를 하고 있네.

 개처럼 일해야 또 놀러 갈 수 있으니까...
 

댓글 13


아 뭔가 마지막이 뭉클하네요

마지막 뭔가 아쉽지

아 꿈에서 깨기 싫것네

베트남 백반집 괜찮은데요

와 베트남 백반 느낌 알차네요

분보도 맛있게 생겻네요

부럽습니다

안타깝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법...

아 헤어짐이란

니가가라하와이
역시 안녕은 언제나 아쉽죠

다시 만날을 기약하며 ㅠ.ㅠ

마지막이란 참....

먼가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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