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베트남

Ep9. 꽃향기

한놈만패
2024.10.16 추천 0 조회수 3298 댓글 13

어젯밤, 

우리는 두 번째 라운드를 마치고 서로를 껴안고 누워있었다. 

불꽃이 튀는 순간들이 지나가고, 

우리는 세 번째 라운드까지 치르고 나서야 기절하듯 잠들었다. 

오랜만에 열심히 운동을 한 덕분인지 정말 깊은 잠을 잤던 것 같다.
아침마다 모닝콜을 해주던 B형님이 없어서 나는 조금 더 늦게까지 잠을 청했다.

 며칠 동안 매일 아침 연락이 오다가 갑자기 끊기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시계는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을 꺼내 벌컥벌컥 마신 후,

 바로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했다. 

내가 샤워를 하고 나오는 타이밍에 그녀도 일어나 내게 다가와 품에 안겼다.
그녀를 안았을 때, 

내 턱은 정확히 그녀의 목 뒤쪽에 닿았다. 

그 순간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니 달콤한 향기가 코속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 건강한 남자인 줄.
반응이 오는 것을 느끼며 어떻게 할지 고민했지만, 

그냥 참기로 마음먹고 5분간 그녀라는 꽃향기를 맡으며 끌어안았다.

 그러고 살짝 떨어져 뽀뽀를 하고 옷을 입으려는데, 

그녀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가 "컹싸오"라고 말하자, 

나는 당황하여 머릿속이 하얘졌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혼란스러웠고,

 그저 어색한 침묵 속에서 더듬거릴 뿐이었다.
그녀는 '컹싸오'라는 단어를 조심스럽게 내뱉고는 아래로 내려가 폭풍 같은 츕팝츕스를 해주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사나이다. 

그녀를 침대 끝에 걸터앉히고 게임을 시작했다.
이 순간은 즐거움보다 힘든 부분이 더 컸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영양제를 챙겨 먹기 시작했다. 

평소보다도 꽤 긴 플레이 타임이 기록되었다. 

우리는 녹초가 되어 서로를 바라보며 누워 미소 지었다.
아침 햇살이 그녀의 황갈색 눈에 들어가니 금빛으로 빛났다. 

정말 아름다웠다. 

잠시 쉬고 나서 나는 샤워하려고 핸드폰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시간은 11시 40분이었다.
시간을 보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려다 보니 본의 아니게 시간을 보게 되었다. 

베트남 노래를 흥얼거리며 샤워하고 있는데 그녀도 들어왔다.

 함께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A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께 전화를 걸어 어디 계시냐고 물었더니, 

그는 이미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고 하이랜더에서 커피 한 잔을 즐겼다고 했다. 

나는 식사를 했는지 묻고,

 아직 안 했다면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형님은 내가 친구와 함께 있는 게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형님도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형님은 오늘은 둘이서 먹는 게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잠시 당황했지만, 

그 친구가 일찍 떠났다는 말을 듣고 이해했다.
알고 보니 그 친구는 어젯밤 라운지에서 술을 마신 후 그랩을 타고 집으로 갔다고 했다.

 사실 우리가 비용을 부담한 것도 아니고 그녀가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은연중에 그녀가 당연히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쉬운 마음을 전하며 그래도 형님과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다가 운동도 많이 했으니 단백질이 필요해 골든 미트 하우스로 향했다. 

(아마도 내 오해일 수도 있지만, 브로들이 알아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이 친구는 평소에는 물이나 반찬 젓가락 같은 것을 챙겨주지 않았는데, 

이날은 이것저것 다 챙겨주었다. 

그냥 우연히 한번 챙겨준 것일 수도 있지만, 

내 가슴은 새삼 간질간질했다.
괜히 손도 한 번 더 잡아주고 볼에 뽀뽀도 해주며, 

만약 나를 홀리려 작전을 짰다면 이 친구는 아주 훌륭하게 미션 클리어한 것 같았다. 

그렇게 밥을 먹고 근처에 예쁜 카페가 있었다. 

야외 카페였는데 약간 캠핑장 느낌도 나고 바닥에 자갈도 깔려 있어 예뻤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며 형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A형님은 조용히 물었다. "그래서 너희는 결론이 뭐야?"
나는 잠시 멈칫하며 대답했다. "나? 무슨 결론이요?"
"뭐 연인이야 손님이야 스폰서야 뭐야?" A형님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글쎄요, 저도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냥 흘러가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이제 물어봐야겠죠."
A형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래, 오늘은 뭐할건데?"
나는 장난스럽게 되물었다. "친구 있어? 시전 다시 해봐요?ㅋㅋㅋ"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됐습니다~~ 한번 했으면 되었지 뭐 몇 번이나 해 ㅋㅋㅋ"
나는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그럼 오늘은 뭐할까요?"
A형님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넌 그 친구랑 같이 있을 거 아니야?"
나는 미소 지으며 답했다. "뭐 그렇게 된다면 그렇게 해야겠지만 안된다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요 ㅋㅋ"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 여보세요? @#@#%@#@#%@#%@#%
???: @#%@#%@#%#^$&$%&@#$@#
그녀: 아, 그래요. 알겠어요. !@#!@#!%$@#%#@%
통화 내용은 알아듣기 어려웠다.
그녀: 오빠, 잠깐 집에 다녀올게요. 오늘은 출근하지 않을 거예요.
나: 그럼 저녁에 다시 만날까?

출근하지 않겠다는 그의 말을 듣고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가 나와 시간을 보내려는 뜻인 것 같아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고민이 되었다. 

이제 막 시작된 내 여행이 이렇게 멈춰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어차피 이 친구와 영원히 함께할 것도 아닌데, 

이런 상황에서 발목을 잡히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 저는 그렇게 하고 싶어요.
나: 알겠어, 급한 일인 것 같으니 일을 마무리하고 나에게 연락 줘!
그녀: 네, 알겠습니다.
나: 잘로 아이디 친구 추천해줘. 스캔해봐~
그녀: 저 카카오톡 있어요!
나: 그래? 오! 좋네. 그럼 카톡 친구 추가하자.

 

그녀의 카톡 친구 목록을 보니,

 나를 간질간질하게 기분 좋게 해주는 그 창에는 온통 한국 남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너무 많은 남자들이 있어서 한마디 거들었다.

 

나: 와, 너 한국 남자 친구가 나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하하.
그녀: 그들은 내 남자친구가 아니야.
나: 아니, 남자인 친구들 말하는 거야. 한국 남자 친구들.
그녀: 그들은 내 남자친구가 아니라고.

 

번역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나는 몰라!"라고 앵무새처럼 외치는 것인지 알 수 없어 웃음이 난다. 

그래서 나도 묻고 싶다,

 "잠깐만 봐도 될까?" 하고 말이다.

그녀는 단호하게 "안돼"라고 말했다.
나는 웃으며,

 "알겠어. 일단 일을 마무리하고 연락 줘. 택시비는 있어?"라고 물었다.
그녀는 안심시키듯 "응, 있어. 걱정하지 마"라고 답했다.
나는 여전히 염려하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거 가지고 가!"라고 제안했다.

나는 100만동을 건네며 말했다. 

택시비로는 다소 큰 금액이었지만,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받아들였다.

 그녀를 보내고 난 후, 형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다.

 

나: 형, 그래서 오늘은 뭐 할까요?
A형님: ㅋㅋㅋ 울고 있는 거야? ㅋㅋㅋ
나: 왜 울겠어요 ㅋㅋ 이틀 동안 재밌게 놀았으면 충분하죠 ㅋㅋ

 

그녀가 나에게 진정으로 마음을 주었는지, 

아니면 그저 일시적인 감정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여러 번의 경험과 확률로 미루어 보아, 

나는 단지 어항 속 많은 물고기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마시며 A형님은 지난번에 가보지 못했던 바에 가자고 제안했다.

 나는 운동도 많이 했고, 

혼자 있는 것이 외롭다고 느껴질 것 같지 않아서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각자의 호텔 방으로 돌아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오후 7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시간이 흘러 오후 4시쯤 되었을 때, 

그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녀: 오빠, 나 일 다 끝났어요. 어디에 계세요?
나: 호텔에 있어.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냥 누워있어. 미안해.
그녀: 약국에 들러서 약을 사다 드릴까요?
나: 아니야, 괜찮아. 만니! 나는 남자들이 많은 여자에게는 별로 매력을 못 느껴. 미안해!

 

 

그녀와의 인연을 그렇게 마무리 지었다.

Ep9 끝.

한놈만패
보유 포인트 : 38,270P
38,870P / 40,000P (97.2%)

댓글 13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여행이 좀 씁쓸하네요

하 시원 섭섭 느낌

와 꽁이 몸매 좋네요

와 꽁 그루브 라인 ㄷㄷㄷㄷ

와 허리라인 미쳤네

허리가 한줌이네

허리가 미쳤네요

와 남자가 많을 수 밖에 없는 라인

한국 남자 많을수 밖에 없겠네요

니가가라하와이
와 몸매가 꿀이라 벌을 부르죠 아주 ㅋㅋ

와 이런 꽁이면 저도 카톡 받을듯

와 되게 이쁘네요

자유게시판

전체 필리핀 태국 베트남 그외
필리핀 안녕하세요 관리자입니다.
+73
관리자
2024.08.16 조회 12187
필리핀 필리핀 텔레그램 소통방
+27
관리자
2024.09.10 조회 16148
베트남 호치민 텔레그램 소통방
+19
관리자
2024.09.10 조회 12385
베트남 노하우에요
+1
킴디혜
5시간전 조회 55
태국 2주 만에 다시 찾은 파타야 2부
+5
모쏠파오후
10시간전 조회 48
베트남 짭짭일기 8일차
+5
짭짭
10시간전 조회 127
태국 2주 만에 다시 찾은 파타야 1부
+16
모쏠파오후
2025.03.13 조회 266
베트남 짭짭일기 6일차
+13
짭짭
2025.03.13 조회 324
그외 레벨압
+6
밤문화초보자
2025.03.13 조회 142
베트남 짭짭일기 5일차
+12
짭짭
2025.03.12 조회 399
1 2 3 4 5
/upload/0d9e17710414401f8aa444f27afb1803.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