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휘황찬란 방콕 여행기 - 1 [부제 : 길거리 마사지샵에서 있었던 일]
ㄴ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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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세 시였다.
대한항공이라고 해서 지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역시 항공편 지연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인 모양이다.
호텔에 들어선 건 한 시간 뒤인 새벽 네 시.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밤중에 숙소에 도착해 바로 루트66으로 달릴 생각이었지만,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마음을 정리했다.
괜찮아, 오늘은 체력을 아껴둬야지. 내일 아침부터 제대로 달리면 되니까!
다음 날, 여유롭게 잠을 보충한 후 점심 식사를 마쳤다. 그리고는 곧바로 마사지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푸잉들이 많은 거리라고 익히 알고 있었던 터였다.
정말로 예상대로였다. 길가에는 한낮인데도 불구하고 푸잉들이 샵 앞을 지키며 손님을 끌고 있었다.
"마사지 카~ 오빠 마사지~"
낮이라 그런가, 아니면 나의 피곤한 눈 때문인가.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푸잉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약 20분가량 거리를 헤매며 걸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푸잉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냥 변마(변두리 마사지)를 가야 하나 고민이 들던 순간, 그녀가 눈앞에 나타났다.
눈에 띄게 하얗고 앳된 얼굴. 외모도 단정하고 예쁘장해 나도 모르게 멈춰 섰다.
"얼마예요?"
"타이마사지 300밧, 오일마사지 400밧이에요."
내심 오일마사지를 받을 생각으로 물었지만, 혹시나 싶어 확인을 더 해봤다.
"타이마사지랑 오일마사지 중에 어떤 게 더 좋나요? 추천 좀 해주세요."
만약 그녀가 오일마사지를 추천한다면, 이건 의심할 여지 없는 신호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타이마사지는 강하고 시원하게 하는 거고, 오일마사지는 부드러운 터치로 오일을 사용해서 해요. 원하시는 걸 선택하시면 돼요."
어라, 이게 아닌데?
내 경험상이라면 열이면 열, 다들 오일마사지를 추천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대답이 돌아온 것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새로운 환경에서 마음속 갈등과 호기심이 교차하며 시작된 에피소드다. 뜨거운 태양 아래 20분을 걸어 찾아간 마사지숍은 첫인상부터 꽤 색다르게 다가왔다. 지붕이 뻥 뚫린 구조, 옆 방과 이어진 공간, 문 대신 커튼만 존재하는 독특한 인테리어는 분명 이곳이 전적으로 '건전'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래도 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하게 풀자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사지를 받기 시작했다.
"다 벗으시고 누워주세요"라는 지침에 따라 마사지가 시작되었고, 따뜻한 손길과 함께 소소한 대화가 오갔다. "오빠, 태국어 잘 하시네요?" "몇 살이에요?"와 같은 질문 속에서 어색함도 점차 사라졌다. 그녀와 나누는 이야기가 꽤 흥미로웠지만, 정작 내가 기대한 '어택'은 전혀 들어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뒷판 마사지를 마치고 앞판으로 돌아누우면서 이미 큰 기대를 접은 상태였다. 그래도 숙련된 기술 덕에 단순히 마사지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 예상치 못한 전개가 시작됐다. 마사지사 푸잉이 갑자기 내 어깨를 톡톡 치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제스처와 말투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었다.
잠시 당황스러웠지만, 익숙한 상황이었다. 제안을 곰곰이 생각하다 나름의 기준을 들이밀며 금액 교섭에 나섰다. 그녀의 입장에서도 가벼운 항의가 이어졌지만, 나는 결코 아쉬운 쪽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며칠 더 머물 예정이며 더 많은 선택지가 있다는 여유를 보이는 것이 비장의 무기였다.
"오케이 카"라는 그녀의 짧은 대답으로 협상은 마침내 성사되었다. 옆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사람들이 오가는 실루엣이 보이는 환경 속에서 더 이상 가격 흥정을 이어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보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어질 다음 이야기를 준비했다.
오일 써줄까요?
응, 써줘.
처음엔 어린 나이 탓에 잘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곧바로 그런 걱정이 쓸데없는 기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손놀림이 정말 남다르다.
푸잉은 양손에 오일을 듬뿍 묻히더니 앞과 뒤를 동시에 공략하기 시작했다.
길거리 샵에서 이렇게 앞뒤 동시 케어를 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놀라운 손길에 온몸이 사로잡혀 푸잉의 움직임을 즐기다 보니, 적당한 순간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방 안에는 에어컨조차 없었고 푸잉은 힘들었는지 상반신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고마워요, 오빠. 씻고 오세요.
내가 더 고맙지. 정말 수고 많았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 상태로 샵을 떠났다.
태국에서는 이렇게 매력적인 사람이 길거리 마사지샵에서 일하기도 하는구나.
방콕에서의 시작이 상당히 괜찮은데?
하지만 이게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걸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진짜 이야기는 그날 밤, 루트66에서 펼쳐졌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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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들, 휴민에 처음 올리는 여행기인데 생각보다 시간과 에너지가 꽤 드네.
사실 처음이다 보니 수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해야 할지 감이 잘 안 오는데, 지금 스타일 괜찮아?
좀 더 솔직하고 디테일하게 써볼까? 아니면 지금이 딱 적당한 수준일까, 아니면 더 순화해야 할까?
좋아요와 댓글로 피드백 부탁할게!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다음 글로 다시 찾아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