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준비되지 않은 여행길.|
어느 날, 갑작스러운 여행에 대한 갈망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침에 여권을 찾아보니 갱신까지 1년이 남았지만 도장이 찍힌 적 없는 내 여권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으로 가자.
티켓을 예매하고 나서 아무런 정보도 없었기에 유튜브를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낯선 나라로의 첫 여행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다.
10년간 친형제처럼 지내온 형에게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다.
"형, 나 베트남 갈 건데 같이 가죠! 티켓 예매했어요!"
"??????"
"해외여행 가자고요!!"
"잠이 덜 깼냐? 헛소리 하지 말고 자라."
"톡 보세요."
(내 티켓 사진을 보냈다)
"형 시간 없으니까 빨리 여권 정보 보내줘."
형수님께서는 쿨하게 다녀오라고 허락해주셨다.
(나에게 큰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후라 형수님이 나를 위해 형을 양보해 주셨다.)
공항에서 만난 형은 나에게 욕을 했다.
처음 가보는 해외여행이라 너무 들뜬 나머지 밥 생각조차 없었다.
그렇게 비행기에 올라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비행기에서 내려 이미그레이션 심사를 통과하며 본 공항은 생각보다 작았다.
나는 해외를 처음 와본 터라 다른 나라 공항도 인천공항만큼 클 줄 알았다.
난생처음 만나는 사회주의 사람들은 무서웠지만,
별일 없이 잘 지나갔다.
두 번째 충격은 공항 곳곳에 보이는 한글이었다.
처음에는 한국의 영향력이 이 정도인가 싶었지만,
다낭 속 한국 인프라를 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유심을 구매하는데 베트남 직원이 한국말로 응대했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공항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너 택시를 잡아야 했는데 여기서부터 어려움이 시작되었다.
더위는 한국과 달랐고 습기가 느껴졌다.
급하게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어 그랩 앱을 설치하고 호텔 주소를 입력하여 차를 불렀다.
그러나 지도상 분명히 내 앞에 있는 차가 보이지 않았다.
핸드폰을 들고 있으면 여기저기서 그랩 기사들이 접근해 택시? 그랩? 하며 붙잡았다.
결국 핸드폰을 뺏겨 내가 부른 차를 취소하고 본인이 같은 금액으로 데려다주겠다는 말을 듣고 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다.
처음 가보는 해외에서 정보도 없는 택시를 타다니...
고맙게도 호텔에 잘 도착했고 짐을 풀고 체크인 후 환전을 하러 시장으로 갔다.


환전하러 가기 전 '한강'이라는 말에 오!! 하며 구경했다가 유명한 용다리를 발견하게 되었다.
덥다는 느낌 속에서도 환전을 하고 호텔에서 옷을 갈아입고 그냥 걸었다.
아무 정보도 없고 목적지도 없이 그냥 아무도 모르는 이 동네에서 걷고 싶었다.


걷다가 땀이 많이 흘러 다시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니 해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배가 고파져 호텔 밖으로 나와 불빛 많은 곳으로 향했다.
잔잔하면서 리듬감 있는 노래가 귀에 들렸다.
"형, 여기서 뭐라도 먹죠!"
"뭘 물어봐, 어차피 네 마음대로 할 거잖아."
그곳은 서양인들만 있었고 우리는 동양인 중 유일했다.
위축될 법도 했지만 음악 리듬에 따라 몸을 흔들며 즐겼다.
앞쪽 테이블엔 단체로 온 외국인들이 있어 우리는 구석 자리로 들어갔다
왼쪽 테이블엔 처음 두 명이었다가 10분 뒤에는 10명으로 늘어난 것을 보며 맛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먹었다.
첫날부터 적응을 잘했던 것 같다며 웃으며 밥을 먹고
유명한 곳이 어딘지 찾아보니 아까 찍었던 다리가 유명한 다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형, 오늘 용머리에서 불 나온대요?"
"그래? 가보자."

사람 많은 머리 앞쪽 대신 조금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유람선이 많아서 놀랐다 그리고 신경 쓰였던 것은
이곳 사람들은 클락션 소리를 방향지시등처럼 사용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다음날 일어날 일을 상상치 못한 채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