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출동한 파타야 이야기 -4- 미션 섹파서블!!!!

푸잉이 떠난 뒤, 숙소에 홀로 남아 한국에서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며 잠시 쉬고 있었어. 그런데 푸잉이 생각보다 빨리 음식을 사 들고 돌아오더라고.

다양한 로컬 음식을 먹어보는 건 좋았는데, 내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모든 메뉴를 매운 버전으로 사 온 거 있지. 웃음이 나더라. 함께 음식을 먹고 과일까지 챙겨먹으니 에너지가 좀 생겼는지, 다시 나에게 들러붙는 거야. 그래서 “그냥 쉬어도 괜찮다”고, “나는 이렇게 자주 원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는데도,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라고.
그래서 "좋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응수했는데, 결국 오래 이어지다 보니 푸잉도 힘든지 그만 쓸렸다고 하더라. 며칠은 쉬어야겠다고 투덜대는 모습인데, 어찌나 귀엽던지. 그렇게 강렬했던 시작 이후로는 서로 편하게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어. 푸잉은 여전히 옆에서 쉬지 않고 뭔가를 이야기하고, 나는 쉬엄쉬엄 음식을 즐겼지.

트리타운에서 파인애플 볶음밥과 후추 돼지고기 볶음으로 속을 풀고, 부아카오 거리를 한가로이 거닐며

인썸니아에 들러 라임 코로나 두 병을 즐기며 잠시 쉬어갔어. (여기는 라임 코로나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나만의 워킹 스트리트 포인트라고 할까?) 이후 아고고 클럽에 뉴페이스가 일한다는 얘기를 듣고 방문했다가 자연스레 그녀와 대화하며 면접(?)을 봤는데, 인상이 좋아서 사진을 찍어둔 뒤 아는 동생에게 소개해줬어. 일이 끝난 후, 아고에서 만난 푸잉과 아는 동생, 셋이서 함께 미스트 클럽에 가서 놀다가 푸잉의 도움으로 아는 동생도 푸잉 한 명과 이어주고는 해장을 하러 갔지.
내가 "파쌍89"라고 부르는 곳인데, 공연도 열리고 무가타도 직접 구워주는 동네 명소야.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나이트클럽 근처 포장마차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이야.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편이라 푸잉들도 종종 볼 수 있는 곳이지. 참고로 위치는 이 링크로 참고하면 돼: https://maps.app.goo.gl/XJmU4MDaMXYgdb8B8

벡카딘과 무가타를 먹을 땐 자주 가는 단골집이야. 헐리우드 소이 라인 쪽에서는 벡카딘 3, 워킹 스트리트 근처에서 이어지는 경우에는 주로 이곳 아니면 벡카딘 2를 찾는 편이야. 이날은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갔고 어느새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려고 하네.
새로운 주엔 새로운 푸잉을 만나라(?)는 말처럼 늘 하던 대로 하루 할당된 침대운동(?)을 마치고 푸잉을 출근시켜 보낸 뒤, 아는 동생들과 스테이크집에 갔어.

푸잉도 먹고 싶어 했지만 준비 시간이 길어져 결국 시간을 놓친 채 못 먹고 가더라고.
우리가 간 곳은 "스테이크 39"이라는 가성비 좋은 스테이크집이야. 단품 스테이크가 100밧 초반, 세트 메뉴도 300-400밧 정도라 세 명이 충분히 배불리 먹어도 1인당 500밧을 넘기기 힘들어 부담이 적어서 좋아. 다만 가격이 좋아 현지인들도 많이 찾아와서 피크타임엔 기다림을 각오해야 해. 스테이크를 먹고 소이혹으로 향했는데 이날 따라 분위기가 별로였어. 여러 군데 돌아다녔지만 이렇다 할 만한 곳 없이 혼술하고 마무리한 듯 싶다.
그러다 워킹 스트리트로 넘어가 아고 몇 곳을 지나치는데,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벌어졌어.

예전에 첫 글에서 언급했던, 소이혹 푸잉과 함께 젠가를 하며 즐겼던 그 사건의 연속이라 할까. 푸잉의 공덕 프로젝트(?) 같은 일이 다시 터진 거야.
나는 이 미션(?) 수행을 위해 숙소에서 떨어진 곳에 방 하나를 더 잡아놓고 푸잉과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하면서 이동했는데 이래저래 전투처럼 느껴졌지. 대신 아는 동생에게는 일찍 잔다고 말하고 은밀히 미션을 진행했어. 그런 와중에 약간의 마찰도 있었는데, 불교의 나라에서 공덕을 쌓으려는 나를 방해하면 화가 안 날 수 없겠지?
결국 푸잉과 시간을 갖자며 집으로 돌려보내고, 새로운 여자와의 신선함에 대해 깨닫게 해준 그녀에게 조용히 작별 인사를 하고 오전 9시가 되어서야 숙소로 돌아왔어. 12시쯤에는 뾰루퉁한 표정의 푸잉과 다시 화해하며 소시지를 건네줬고, 전날 먹지 못했던 스테이크도 사주러 갔지. 그러고 난 뒤 둘이 커플 마사지를 받으러 갔지.
여기는 롱혼 스테이크, 비프이스터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 전문점이야. 특히 티본이나 립아이를 추천하고 싶어. 다만 단점이라면 미디엄 웰던이 조금 웰던에 가까운 점이 아쉽긴 해.
롱혼은 낮부터 영업을 하고, 비프이스터와 스테이크39는 주로 저녁에 오픈하니까 시간대에 따라 골라 방문하면 좋을 거야. 하지만 만약 한 곳만 꼭 추천해야 한다면 나는 비프이스터를 꼽을 것 같아.
어쨌든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으며 기분도 풀렸고, 푸잉에게 마사지도 시켜주고 속옷 등 필요한 것도 사줬어. 이후 호텔로 돌아왔더니 그녀가 끝내주는 서비스로 고마움을 표현하고는 다시 출근하더라. 그렇게 나른해진 몸으로 이번 주를 마무리하며 쓰는 네 번째 후기야.
남은 일주일의 여행도 잘 즐겨 보려고 해. 그런데 문득 생각난 게 하나 있어. 젊을 때도 여자친구에게 뭔가 마음에 걸리는 일을 하면 다음 날 엄청 잘해줬던 기억이 나더라. 나이 들어서도 여전하구나 하는 생각에 왠지 웃음이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