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짠돌이 방콕 아고고 후기 (2)

공룡알밥
2025.03.21 추천 0 조회수 53 댓글 5

 

1편에서 이어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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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일이 결국 내 잘못이다. 내 스스로 불필요한 의심과 쓰레기 같은 생각으로 그녀를 외면하고, 루트66으로 떠나지 않았던가? 그래, 이건 내 업보다. 그녀에게 마음이 없다고 여겼지만, 사실은 내 자신을 속였던 게 아닐까. 이제야 엄청난 후회와 배신감이 몰려온다. 
'혹시 모르니까 약속했던 2시까지 여기서 기다려볼까?'  
2시로 약속했으니, 그 시간까진 오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마음 속에선 기대와 체념이 교차할 뿐이다.
구석의 자리를 찾아 앉으려던 순간,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  
그녀였다. 그녀와 눈이 딱 마주쳤다. 그런데 그녀는 다른 남자의 어깨에 손을 얹힌 채 잔뜩 위축돼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  
".....!"  
나를 발견한 그녀는 심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간 게 아니라 다른 남자랑 술 마시느라 출근 안 했다고 마마상이 거짓말을 한 거구나.’  
이 사실에 묘한 안도감이 들면서도, 다른 남자와 함께하며 움츠리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러나 왜인지 알 수 없는 분노와 동시에 이상한 희열감까지 섞여,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나는 일부러 그녀 바로 앞자리에 앉았다.  
"마마상, 맥주 한 잔 주세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애써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눈앞에서 나를 유혹하려는 다른 여자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띠링—  
한 시간 만에 그녀에게서 문자가 왔다.  
- 왜 이렇게 일찍 오셨나요? -  
- 너 보고 싶어서 일찍 왔어 -  
그녀는 그 메시지를 읽고 곧바로 답장을 하지 않았다. 옆에 있는 남자 탓에 휴대폰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는 걸 짐작할 뿐이었다.  
'그래, 이해해야지.'  
5분… 10분… 그리고 15분이 흘렀음에도 그녀는 자리를 떠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쯤 되면 나도 참는데 한계가 온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 문자를 보냈다.  
- 마마상이 나 혼자 술 마시지 말고 여자 앉히라고 압박해오네. 너무 오래 혼자 있으면 예의상 한 명은 앉혀야 할 것 같아 -  
그래, 네가 다른 남자와 놀면 나도 너 앞에서 다른 여자와 노는 모습을 보여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마마상을 부르려던 그때, 그녀에게 다급한 답장이 왔다.  
- 끝났어요 -  
'정말 끝난 걸까?' 하고 뒤를 돌아보자, 그녀는 여전히 그 남자와 번역기를 사용해 열심히 대화 중이었다.  
또다시 5분이 흐르고 드디어 그 남자는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남자가 나가자마자 나에게 달려와 내 품에 안겼다.  
"보고 싶었어요.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요."  
"나도 보고 싶었어. 클럽에 가 있었는데 자꾸 너 생각만 나더라. 그래서 일찍 왔지."  
"근데 저 남자한테는 뭐라고 하고 보낸 거야?"  
"같이 나가고 싶다길래 몸이 안 좋다고 했어요."  
"잘했네. 기특해."  
내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자 그녀는 밝게 웃어보였다. 더 이상의 대화는 필요 없었다. 우리는 뜨겁게 키스했고, 나는 마마상을 불렀다.  
"데리고 나갈게요."  
조금 뒤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나왔고, 평상복을 입은 모습은 비키니 차림보다도 묘하게 더 섹시해 보였다.  
"갈까요?"  
우리는 손을 잡고 걸어나왔다.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약간의 어색함을 느끼며 택시를 잡았다.   
택시 안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적막했다. 어색함과 긴장이 뒤섞인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유지되던 조용함은 묘하게 나쁘지 않았다.
"도착했어. 여기가 내가 머무는 호텔이야."  
그녀는 차에서 내려 호텔 리셉션에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방으로 향했다.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그녀를 따라 들어온 나는, 방금까지 이어진 긴장감이 여전히 잔류하는 듯한 공기를 느꼈다.  
우리는 너무 조심스러웠다. 서로 눈치 보느라 웃음기마저 사라져 버렸고, 공간엔 다시 적막만 흐르고 있었다.  
이 분위기를 깨고 싶어 괜히 화제를 꺼내 보았다.  
"손님들이랑 몇 번이나 나가본 적 있어?"  
"저는 손님들이랑 같이 나가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그냥 밥만 먹고 끝낸 적도 많았고..."  
그녀의 말은 신중했고, 어딘가 스스로를 잘 포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악한 의도는 아니었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부드럽게 다듬고 있는 모습이 분명했다.
"아, 그렇구나. 근데 나랑은 왜 나왔어?"  
"좋아해서요."  
그 짧은 대답 속에 얼마나 진심이 담겨 있는지 궁금했지만, 더 깊이 물어보지는 않기로 했다. 궁금증은 있었으나 그 순간의 흐름을 굳이 끊고 싶지 않았다.
"오빠는 아고고에서 누군가를 이렇게 데리고 나온 적 있어?"  
"아니, 난 처음이야."  
그건 사실이었다. 이런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므로 불필요한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다. 내가 진심이라는 게 전해졌는지 그녀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사실 나도 원래는 아고고에서 여자를 데리고 나올 생각이 없었거든. 그런데 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어쩔 수가 없었어."  
대화는 점점 자연스러워졌고, 긴장은 어느새 사라졌다. 편안함이 두 사람 사이를 채우기 시작했다.
"오빠~ 그런데 아까 왜 저한테 거짓말했어요?"  
"응? 무슨 거짓말?"  
"마마상이 여자 앉히라고 압박 줬다는 얘기요. 사실 그거 거짓말이잖아요."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얘기해야 너도 빨리 끝낼 거라고 생각했지."  
"치..." 그녀는 짧게 혀를 차더니 이내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정말 깜짝 놀랐어요. 다른 여자 앉히는 줄 알고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잖아요."  
그렇게 웃음 섞인 대화를 이어가며 우리는 침대에 누워 서로의 과거 사진과 가족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금세 조심스러운 첫 만남의 껍질을 벗고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조금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가 한 마디를 꺼냈다.  
"이제... 씻을래?"  
"그래."  
조용한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 그녀는 하얀 가운 차림으로 어딘가 신비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 모습에 한껏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나 역시 천천히 샤워를 마쳤다.
"오빠, 근데... 저 몸이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왜? 어디 아파?"  
"아까 씻으면서 느낀 건데... 뭔가 생리가 올 것 같은 기분이에요..."  
"원래는 다음 주가 예정일인데, 이번엔 조금 일찍 시작하려나 봐요..."  
익숙한 듯 낯선 대답이었다. 어쩐지 전에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 같다는 기분이 스쳤지만, 그런 생각은 일단 넘겨두기로 했다.
수 개월 동안 커뮤니티를 지켜보며 그녀와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왔던 나는, 혹시 그녀가 나를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빠가 괜찮다면 소파에서 할래요? 침대가 더러워질까봐 걱정돼요."  
그녀의 이 한마디에, 적어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는 확신이 들었다.  
"괜찮아. 아직 뭔가 시작한 게 아니니까, 일단 수건 하나 깔고 하자."  
그렇게 우리는 조심스럽게 키스를 나누며, 그동안 쉽게 넘지 못했던 경계를 천천히 허물어가기 시작했다.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물이 이렇게 많아?  
부끄러워요...  
입으로 해주세요.  
그녀는 머리를 묶은 뒤, 부끄러운 듯 이불을 깊게 덮어쓴 채 내 소중이에 입을 가까이 대었다. 그 순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아, 이 친구가 정말 경험이 많지 않구나. 익숙하지 않은 서툰 방법으로 열심히 내 소중이를 다루고 있었다.
이제 됐으니 이리 와.  
나는 장갑을 낀 채 천천히 다가가려 했지만, 그녀는 겁먹은 듯 다리에 힘을 주며 나를 힘껏 밀어내고 있었다.  
아프니?
그녀는 내가 실망할까 걱정이 되었는지 잠시 고민한 듯하다가 이내 표정을 풀고 담담하게 "아니요,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그럼..."  
그녀가 상처받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움직였다.  
그녀의 짧은 탄성과 함께 우리는 하나로 이어졌다. 그러나 자유롭게 움직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녀의 허벅지가 잔뜩 힘이 들어간 채로 계속 나를 밀어내고 있었다.  
나는 그녀의 두 발을 내 어깨 위로 올려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도록 했다.  
그 후, 천천히 그녀를 장난스럽게 골려주기 시작했다.
슬슬 긴장이 풀린 듯, 어느새 그녀도 점점 그 상황을 즐기기 시작했다. 눈을 질끈 감았다가도 가끔씩 살짝 떠서 내 표정을 엿보는 그녀의 모습엔 묘하게 사랑스러운 매력이 느껴졌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몸속에 점차 뜨거운 긴장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너무 빨리 이 감정을 끝내고 싶지 않아, 나는 움직임을 멈췄고, 조용히 그녀의 옆에 누워 숨을 고르며 말했다. 
"조금 더 오래 이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이렇게 끝내는 건 너무 아쉬워."  
그녀는 내 말을 듣더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내게 입을 맞췄다.  
"저도 그래요."  
그 후 우리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서로를 탐닉하기를 반복하며 약 한 시간이 지나서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둘 다 완전히 지쳐, 침대 위에서 팔다리를 쭉 뻗은 채 한동안 그대로 누워있었다.  
"정말 꿈같은 순간이었어. 너랑 매일 함께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다음 순간 그녀가 내뱉은 한 마디가 지금껏 방콕에서 들은 말 중 가장 충격적인 말로 남게 되었다.  
(3편에서 계속...)

 

댓글 5


이대로 로맴 가나요?

풍이도 브로가 맘에 든거 같은데

이건 로맴각이다

다음편도 기대 됩니다

아고고 푸잉과 로맴 시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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