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차 - 친구를 보내고 혼자 맞이하는 하루
친구를 떠나보내고 나니, 갑작스레 홀로 남겨진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도 혼자 지내곤 했지만, 여행 중에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이 더 즐겁지 않은가. 물론 여자 친구들과의 시간은 각자 알아서 보내는 것이 맞지만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퍼짜주엔으로 향했다. 시원한 소고기 쌀국수를 한 그릇 주문해 국물까지 남김없이 마셔버렸다.

편의점에 들러 간식을 찾으려 했지만, 베트남은 태국과 달리 편의점 문화가 덜 발달되어 있었다. 그냥 구경만 하다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친구가 있든 없든 일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베트남 친구를 기다리며 방 안에 누워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 기분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처음 겪는 감정이라 충격이 컸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침대에 누워 있다가 잠들어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른 채 깨어나 옷을 입고 1층 로비로 내려갔다. 귀여운 친구와 예쁜 친구가 번갈아 일을 하는데, 오늘은 예쁜 친구가 근무 중이었다.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이 근처에 새로 생긴 음식점이나 특별한 곳 있어?"
그녀는 애매하게 대답하며 몇 군데를 추천했지만 이미 가본 곳들이었다.
"거기는 다 가봤어, 요즘 핫플레이스는 어디야?"
그러자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틱톡을 검색하며 한 음식점을 알려주었다.
"여기 가봤어?"
나는 처음 듣는 곳이었다.
"아니 처음 보는 곳인데? 어딘지 알려줄 수 있어?"
그녀는 빠르게 주소를 건네주었고 나는 그랩을 불러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가게 앞에서 가볍게 인증샷을 찍고 문을 열었어. 이미 안에는 다른 단체 관광객들이 와서 다양한 음식을 주문하고 있었지. 나도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훑어본 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요리를 달라고 했어.

확실히 독특한 맛이었어. 토마토 소고기 쌀국수에 해산물 육수라니? 두부 토핑까지 얹혀진 그 맛은 알 듯 말 듯 하면서도 계속해서 먹게 만들더라고! 결국 다 먹고 배가 불러서 밖으로 나왔어. 다음 일정은 또 미술관으로 정했어. 지난번엔 무료 박물관에 갔으니까, 이번엔 좀 더 괜찮은 미술관을 찾아갔지.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고 뒤에 보이는 미술관으로 입장했어!

안내를 받을 거냐는 질문에 혼자 구경하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복잡하게 되어 있더라고. 결국 나는 뒤죽박죽이지만 모든 곳을 다 둘러보고 나왔어. (미술관 리뷰는 나중에..ㅠㅠ) 모든 관람을 마치고 숙소 근처로 돌아오니 애매한 저녁 시간이더라고. 그래서 어제? 엊그제 먹었던 분보남보에서 몇 발자국 더 가면 있는 장어 국수집을 찾아갔어. 예전에 먹었을 땐 강렬한 냄새와 쓴맛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살짝 꺼려졌지만, 새로운 음식에는 도전해야지! 자리에 앉아 메뉴를 천천히 훑어봤지. 크게 국물이 없는 볶음국수, 국물이 있는 국수, 그리고 장어 고기 넴? 경단?, 죽 이렇게 있었는데 오늘은 볶음국수를 주문했어.

예상보다 빠르게 음식이 나왔습니다. 아마도 국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과거를 떠올리며 큰 기대를 안고 한 입을 먹었는데, 어라?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예전에 먹었던 것은 약 같은 느낌이 났지만, 이번 국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물론 입맛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아무튼 맛있게 식사를 마쳤습니다.
다음 날 다시 와서 다른 메뉴도 시도해보겠다고 다짐하며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배가 부르고 특별히 갈 곳도 없어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었습니다. 우울한 마음에 VIP 마사지를 받을까 고민했지만, 주머니 사정을 보니 그것도 불가능했습니다.
이번 베트남 여행은 얻어가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하루를 침대에서 마무리했습니다. 원치 않은 이별과 우연한 만남으로 이루어진 여행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