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갑자기 가게 된 3월의 태국 3. (1달 만에 만나는 푸잉A)

헤오
2025.03.15 추천 0 조회수 59 댓글 6

 

방콕에서 그녀와 다소 아쉬운 이별을 하고는 계획에도 없던 파타야로 향하기로 했다. 사실 이번 여행은 방콕에서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틀간 느낀 바로는 기대하던 만큼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나나역 근처 스쿰빗로드와 숙소 주변 외에는 아는 곳이 전혀 없었다. 
그녀와 동행했던 독일인 친구라고 소개된 사람은 실상 스폰서로 보였다. 최소한 50대에서 60대로 추정됐고, 함께 베트남 호이안도 다녀왔다고 하니... 그녀가 그와 방콕을 여행한 적은 없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난 관광객이고 여행객인데, 방콕이라면 좀 더 좋은 장소들을 가보거나 아니면 나와 함께 여행 계획이라도 세웠어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
발권은 출발 하루 전에 했지만, 그녀가 최소 이틀 전에 방콕에 온다고 말했으니 함께 어디를 갈지, 며칠 동안 머물고 어떤 코스를 짜볼지 준비를 했어야 됐다. 내가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걸까? 아니면 교통이 편리한 아속이 아닌 다른 곳에 숙소를 잡은 내 실수일까? 그녀의 숙소가 그렇게 교통 불편한 위치에 있을 줄은 예상도 못 했었다.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볼트를 타고 에까마이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근 2년 만의 방문이었다. 그곳 카운터에서 버스가 5분 뒤 출발한다는 말을 듣고 또다시 급하게 예약해서, 이번에도 밴을 타게 됐다. 젝일... 먼저 버스 시간표부터 확인했어야 했는데.

 

 

과거 경험 때문에 이번에는 운전기사 뒷자리에 앉았는데, 그것도 결국 판단 미스였다. 이렇게 느린 완행은 처음 봤다. 군데군데 손님을 태우고 내리며, 택배까지 배달하느라 이동 시간이 엄청 길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앞자리의 운전기사는 1분에 10번 정도 미친 듯 기침을 해댔다. 마스크를 낀 게 정말 다행이었다.
혹시 내리는 곳이 파타야 스쿰빗로드 근처라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절대로 이런 밴을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차 안에는 인도인, 중국인, 그리고 순수해 보이는 백팩 여행객 같은 젊은 서양 여성이 섞여 있었다. 파타야 도착 후, 내가 그들에게 벤이 멈춘 곳과 주변 위치를 설명해 줬는데... 팁이라도 받을 걸 싶었다.
체크인한 곳은 "Srinn Hotel". 위치는 좋다면 엄청 좋고 나쁘다면 한없이 나쁜 곳이었다. 짐을 대충 던져놓고 나서는 태극기 식당에서 일행을 만났다. 여기는 모든 음식이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바지락볶음은 정말 최고였다. 너무 몰입해서 먹느라 사진 찍는 것도 깜빡했을 정도다. 이 식당은 오후 5시부터 영업하는데, 꼭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식사 후 스타벅스에 들렀다가 각자의 숙소로 헤어졌다(ㅂㅂ2). 이후 일행과 소이혹을 두 바퀴 정도 그냥 걷기만 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사람도 없고, 일행도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고 해서 숙소로 우선 돌와왔다.

 

 

신축 건물이라 기대했는데, 실망만 가득하네요. 취소가 불가한 7박 예약이라니, 정말 난감합니다. 우선, 화장실 설계가 참 문제입니다. 습식으로 되어 있는데 물도 잘 안 빠지네요. 슬리퍼조차 없어서 굉장히 불편하고요. 1층이라 잠깐 발코니 문 열었더니 벌레가 들어오는 건 덤이고, 화장실엔 콘센트도 없어서 드라이기는 바깥에서 써야 하는데 방 안에 거울마저 없습니다. 웃음만 나와요. 
게다가 아, 바퀴벌레 시체를 한 마리나 발견했습니다... 사진은 찍었지만 굳이 첨부하지는 않을게요. 바닥도 깔끔하지 않은데 실내용 슬리퍼마저 없고, 가운 같은 건 당연히 아예 없죠. 나름 신축이라 새 건물 냄새가 나는 것 같긴 한데, 그게 딱히 위로가 되진 않습니다. 
전날 밤 11시에 급하게 숙소를 찾느라 여기로 예약했는데, 정말 왜 그랬는지 후회스럽네요. 그냥 고민해봤자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으니 빨리 샤워나 하고 머리나 감아야겠습니다. 그런데 샤워를 하면서도 물이 잘 안 내려가서 바닥에 한 5cm는 물이 차오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정말 최악이에요.
시간이 애매해서 그냥 워킹스트리트 쪽으로 왔는데, 방콕 변두리의 로컬 분위기에서 갑자기 파타야 대도시로 오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쉬기조차 힘듭니다.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은 기분이네요.

 

 

일단 적당히 미스트 같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익숙한 데로 가자 싶어서요.

 

 

첫날이니까 위스키 한 잔이나 시킬까 싶었지만, 회원카드를 숙소에 두고 와서 병맥주로 만족했습니다. 딱히 뭘 한 것도 없는데 몸 상태가 별로네요. 그래도 3시간 동안 밴 타고 온 피곤함이 있는 거겠죠. 주변 사람들과 눈인사를 조금 하다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은 못 버티겠더라고요. 결국 콜라 추가시키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지루해서 지난 여행 끝날 때 만났던 푸잉 A에게 연락해봤습니다. 마침 어제 파타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그냥 저질러버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근처 인도인 클럽은 입구부터 꽤 볼 만하더라구요. 호기심에 들어가보고 싶긴 했지만, 솔직히 비추입니다. 이후 배고프다며 푸잉이랑 같이 스톤하우스로 갔습니다.

 

 

그런데 얘가 점점 전 여친과 닮아가는 것 같아요? 하필 계산할 때 돈 없다고 자기 거지라면서 제 지갑에서 천밧짜리 몇 장을 가져가더군요... 뭐, 스톤하우스는 여전히 재미있긴 했어요. 푸잉이랑 같이 오면 나름 센스 있는 장소 같기도 하고요. 약간 태국 특유의 B급 감성도 묻어나서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푸잉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목소리가 완전히 망가졌더군요. 레이디보이 목소리인가 싶을 만큼요. 그래서 넷플릭스로 '아내가 초등학생이 되었다'를 태국어 자막으로 틀어놓고 같이 보다가 웃겼습니다. 당연히 태국어는 모르니 대충 일본어 단어나 문장 몇 개 이해하면서 봤죠.
결국 그녀와의 시간을 보내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다 ‘휴식’ 삼아 얼굴을 묻고 푹 잤네요. 참 어수선했던 하루였습니다.

댓글 6


순박 애들도 점점 변하죠 ㅠ.ㅠ

스톤 하우스들 많이 가는군요

인도 클럽 ㅋㅋㅋ

역시 세상에 물드는건 어쩔수 없는듯 ㅋㅋ

스톤 하우스 메오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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