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2일차 - 오랜만에 여행 메이트를 만나서 즐기는 베트남(스압 및 먹고 또 먹고)
그 전날 밤, 감정에 휩싸여 잠을 청한 후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썩 좋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더운 날보다는 나았다.
친구와 음식점에서 만나기로 했기에 서서히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섰다.
베트남에서 늘 시작하던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걸어서 약 20분 거리였는데,
아침 운동 삼아 걸어갔다.
하노이의 아침은 언제나 분주했던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출근길에 올랐고,
그 속에 섞여 있으면서도 나는 어딘가 이질적인 존재였다.

마지막으로 떠나온 하노이와 비교했을 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그렇게 추억을 되새기며 걷다 보니 금세 도착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하노이의 분짜집이었다.
많은 분짜집 중에서도 여기가 가장 맛있었던 것 같았다.

친구는 이미 도착해 분짜를 시켜놓고 있었다.
해외에서 만나든 국내에서 만나든 변함없는 친구였다.
그렇게 배부르게 아침을 먹고,
또다시 추억을 되새기며 호수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한 울분을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친구는 그녀와 안면이 있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낮에 보는 하노이 맥주 거리는 참 넓었다.
하지만 밤이 되면 그 가운데 길로 다니기는 정말 힘들었다.
잠시 친구가 체크인을 아직 하지 않아 가방을 맡겨놓으러 간다고 해서 또 따라갔다.
호안끼엠에서 핫하다는 게스트하우스인데 저녁에는 생맥주가 무료라 많은 서양인들이 모여 있었다.
가방을 맡기고 우리는 다시 가보지 않았던 새로운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확한 이름은 떠오르지 않지만,
그곳을 그대로 읽으면 '존나싼 시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장으로,
아마도 베트남에 공장이 있어서인지 태국보다 약간 더 저렴하게 느껴졌다.

시장 한가운데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는데,
여러 곳에 분포된 평범한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나쁘지 않았고,
내가 있을 때는 없었지만 중간중간 더위를 식히며 새로운 장소를 찾아 나섰다.
시장에서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대학교가 있어 방문해 보았다.

대학교는 꽤 컸고, 한국어 어학당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아재들을 반기는 베트남 친구들은 없어 쓸쓸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내가 가고 싶었던 미술관으로 향했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미술관이었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간에 오랜만에 하이랜드 커피도 마셨다.
원래는 하노이에 새로 생긴 지하철이나 지상철을 타보고 싶었지만,
우리가 있던 지역은 아직 개통되지 않았다.
만들기 시작할 때 본 기억이 있는데 아직도 개통되지 않았다니...
벌써 9년 전 일이었다.

크게 만들어도 쓸모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그랩을 불러 미술관으로 향했다.

건물만 보아도 이곳이 미술관임을 알 수 있었다.
날씨는 무척 더웠고,
우리는 서둘러 미술관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도 박항서 감독님의 영향력이 느껴졌다.
그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서로 프로필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친구와 나는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대신 작품 감상에 집중하기로 했다.
친구는 더위를 식히려 했고,
나는 다양한 작품들을 보기 위해 그렇게 했다.
작품들을 모두 감상한 후,
우리는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시내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래라면 호수 근처로 가야 했겠지만,
새로 오픈한 곳이 더 맛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나섰던 것이 문제였을까,
오픈 시간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결국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게 되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우리는 하노이의 유명한 피자 맛집인 피자포피스를 찾아갔다.
이전에 있던 곳에서 이사를 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맛있는 피자를 먹고 또 먹으며 거리로 나섰다.

걷다가 문득 그녀와 함께 늘 찾았던 현지 아이스크림 가게가 떠올라 그곳으로 향했다.

가격은 200원인가 300원인가 하는 저렴한 금액이었다.

또다시 길을 걸으며 화장실도 갈 겸 들른 백화점에서는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음악을 감상하다가 제대로 된 음악을 들어보고 싶어 재즈클럽을 찾았다.
친구는 기대가 컸던 탓인지 약간 실망한 듯 보였다.
카오산 로드에서 들었던 재즈바의 공연이 훨씬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1부만 보고 자리를 떴다.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이상하게 눈치가 보여 호텔로 돌아왔다.
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아침에는 보이지 않다가 밤이 되면 문을 여는 쌀국수 노점상.
그곳에서 우리는 가볍게 닭 쌀국수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닭 쌀국수가 빠르게 나왔고,
우리는 그것을 먹은 후 호텔로 돌아갔다.
하루 종일 먹기만 한 날처럼 느껴졌다.

ps. 남자 둘이서 음식만 탐닉한 여행이었다.
오랜만에 함께하는 친구와 예전에 방문했던 곳들을 중심으로 다녔다.
이제 확실해진 것은 태국은 놀러 가는 곳이고,
베트남은 음식을 즐기러 가는 곳이라는 것이다.
물론 하노이에도 많은 유흥거리가 있지만...
누루 마사지나, 누루... 누루... 기억나는 건 그것뿐이지만,
다음 기회에 더 설명하겠다.
중국인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중국어 메뉴판까지 따로 있을 정도였다.
ps2. 내가 베트남에서 하루 종일 그녀 이야기를 했던 이유는 대부분의 장소가 그녀와의 추억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미련의 끈을 놓지 못했었다.
댓글 15
베트남 음식이 맛있어 보이긴 해.
하노이 솔직히 괜찮은 여행지 같았는데 너무 뭐가 없어보인다...
다같이 먹으러 다니기도 했었고, 친하기도 하고
여자가 없어서 그런걸지도 저때 살짝 멘붕이 왔었거든, 틴더도 미프도 돌려도 뜨뜨미지근하더라고
태국이 좋지만 이제는 슬슬 다른 나라를 시도해봐야할것 같거든
하노이랑 호치민 생각중인데 지금 많은 정보를 수집해보고 있어
빙밍 재즈 클럽 저기도 내가 가보려고 생각중인 곳인데 브로 여행기에서 보니까 반갑네 ㅋ
브로라면 분명 헌팅에 성공할꺼라 생각해 !
베트남은 유흥의 불모지여서..대학교에 가면 한국어 배우는 학생들이 있어서 달라붙을지도??ㅋㅋ
나랑 내친구는 전혀 그런일이 없었지만 ㅠ
호치민에비하면 유흥의 불모지가 맞지만 최근엔 좀 괜찮아졌다고 하던데??
젊은꽁가이들에게 한국인버프가 강려크하니까 즐거운 시간보내봐
미딩과 중화에 화려한 카라오케 건물을 보면 막상 그렇지도 않지만 태국과 비교하면 싱겁기는 하지 ㅎㅎ
나는 생김새때문에 버프에 영향을 받지 못한다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