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방아다 탄생기 8(두번째 프롤로그)
그렇게 행복했던 지난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미 제 독자 여러분은 아시겠지만,
모닝 붐붐에 대한 묘사는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기억도 잘 나지 않네요.
왕조현 푸잉은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돌아갔고,
저는 문득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마지막 밤이라는 것을요.
네, 내일 오후 5시에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한국에 사는 여러분과는 비행기 시간이 조금 다를 수 있겠죠?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는 생각에 몹시 우울해졌습니다.
그러다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변마, 소이혹, 아고고, 클럽까지 4단 콤보로 달려가며 춀라게 놀아보자.
2. 아니면 그동안 만났던 푸잉 중 가장 만나고 싶었던 그녀와 친구와 함께 소소하게 밥과 술을 나누며 마음 편한 마지막 밤을 보낼 것인가...
브로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셨나요?
저는 2번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전날 판다에서 보낸 시간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만난 푸잉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기억이 엉망이라 헷갈리지만,
라오스 푸잉이와도 2박 3일을 함께 했었죠.
8박 9일인데 뭔가 맞지 않는다고 느꼈는데 하루가 통째로 사라졌네요,
웃음이 나옵니다.
아무튼, 큰 기억에 남는 일이 없으니 재미있는 일은 없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첫날 만났던 푸잉이가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제 글을 꼼꼼히 읽어본 브로들은 눈치챘을 수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가 계속 마음속을 찔렀거든요.
첫 푸잉이라 그런지 알 수 없는 씁쓸함이 저를 지배했습니다.
결국 마음을 정하고 그녀에게 연락했습니다.
"오늘 마지막 밤인데 함께 있어줄래?"라고 물었고,
그녀는 알겠다고 답해주었습니다.
오후에 만나기로 하고 밀린 빨래를 맡기며 떠날 준비를 미리 해두었습니다.
제 친구는 도플갱어 같은 푸잉과 오후까지 자고 있었어요.
잠자는 시간도 비슷하더군요.
저녁 무렵, 첫 푸잉과 친구 팟과 함께 우리 네 명은 씨푸드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클럽에서 먹으려고 했던 면세점에서 산 죠니워커 블루 한 병과 함께 말입니다.
저를 제외한 세 명이 태국말로 크게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왜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눈치와 친구의 말투, 억양,
그리고 푸잉들의 반응을 통해 추측할 수 있었죠.
푸잉들이 놀라면서 태국말 어떻게 알아듣냐고 묻더군요.
그렇게 우리 네 명은 블루 1리터를 다 마시고 워킹 스트리트를 향해 갔습니다.
사실 이번 이야기는 특별히 재미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거의 후기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재미나 야함을 찾으신다면 이번 편은 패스하셔도 좋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아이스룸에도 들렀습니다...

여러분, 그곳에 가본 적 있나요?
저는 아마도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방문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 가서 사진을 찍으면 참 좋더라고요.
더운 날씨에 땀이 흘러내릴 때,
잠시 들어갔다 나오면 정말 상쾌해지죠.
그 후에는 아고고 클럽에 들러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곳에서 저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제 친구와 그의 도플갱어 같은 여자친구는 즐거워 보였지만,
저와 제 여자친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국 우리는 호텔로 먼저 돌아오게 되었어요.
격렬한 사랑을 나누기보다는,
둘이서 넷플릭스를 켜놓고 서로 껴안으며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편안하게 시간을 보냈어요.
먹을 것을 시켜 먹으며 힐링 타임을 가졌죠.
사실 아무리 사랑을 나눠도 특별한 감정이 생길 것 같지는 않았고,
어제 코피가 난 것도 걱정되었거든요.
그렇게 평온한 밤을 보내고 나니 다음 날도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함께 짜장면과 짬뽕을 먹고,
볼링을 치며 쇼핑도 했지만,
어쩐지 마음은 어제부터 계속 우울했던 것 같다.
태국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인지,
아니면 그 친구 때문인지 혼란스러웠다.
결국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그런데 이 푸잉이가 함께 공항에 가자고 제안했다.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친구와 작별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푸잉이와 두 손을 꼭 잡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정말 파타야로 갈 때 택시에서 느꼈던 감정과 파타야에서 공항으로 돌아갈 때의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 것이다.
천국과 지옥 같은 차이다.

공항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마친 후,
우리는 공항 한쪽 구석에서 깊은 작별의 키스를 나누고 헤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항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심카드 데이터가 딱 끝나버렸다.
마치 태국이 나에게 "잘 가라, 이제 데이터도 없다. 꺼져라, 안녕"이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은 아마 착각일 것이다.
그렇게 푸잉에게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 제대로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쌓아온 모든 두뇌와 잔머리,
임기응변과 노하우를 총동원하여 핑계거리를 만들어내고 두 번째 방타이를 계획하게 되었다.
맞다, 돌아온 지 2주 만에 다시 태국을 향하게 된 것이다.
정확히는 베트남 3일, 태국 7일 일정이다.
이번 글은 그냥 손가는 대로 써내려갔다.
재미도 없고 야하지도 않지만 씁쓸함과 기대감이 공존하는 글이다.
다음 후기는 베트남 호치민부터 시작될 것이다.
기다려주시라! 곧 돌아오겠다! 계속 이어질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