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린이의 어매이징 타일랜드 4부 텅비어버린지갑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하던 길,
그냥 호텔로 가야 했는데 눈앞에 테메 앞쪽 푸잉들이 보였다.
(내리지 말았어야 했어... 하...)
이전 이야기에서는 그들과 대화를 나누며 2차로 놀러 갔으면 좋았을 텐데,
내가 너무 취해서 영어는커녕 한국어도 제대로 못했다.
그래서 사실 그냥 "바이바이바이~~~" 하고 떠난 거였다.
그냥 가야 했는데,
왜 멈춰서 하필... 휴우...
어쨌든 택시에서 내려보니 마음에 드는 푸잉이 있었다.
괜찮아 보여서 물어보니 금액도 좋았다!
시간이 늦어서 그런가 3000바트를 불렀는데 OK였다.
그래서 데려갔다.
호텔에 도착해 서로의 호구조사를 하다가 술기운이 올라왔다.
그래서 하자고 했더니 먼저 씻고 오라고 했다.
알겠다고 해서 씻고 나왔는데,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확 쏟아졌다.
그렇게 잠들어버렸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 보니 주변엔 온기도 향기도 없이 나 혼자 누워 있었다.
물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내 몸에도 전혀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래서 아, 못했구나 하고 물 한 잔 마시려는데 책상 위 지갑을 보니 느낌이 쎄했다.
내가 어제 돈을 줬던가?
원래는 안 가지고 다니는데 지폐 구기기 싫어서 장지갑도 이번에 가져왔거든.
열어보니... 허... 어... 에?... 엉??? 그렇게 나의 지갑은 얇디얇게,
아무것도 없이 홀로 있었다...
어이가 없었다 진짜로.
다른 나라 가면 당연히 숙소 금고에 넣고 그러는 거 아는데
지금까지 이런 적은 없었으니까 경각심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달러, 엔, 동, 원 같은 게 사실 많았다.
환전하면 대충 한 3만 바트는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딱 바트만 가져갔다 희한하게도.
이게 내가 술 취해서 준 거 아니냐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돈을 꺼낸 기억은 없다 진짜 안 줬다!
뭐 양심 있는 건지 몰라서 못 가져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글 쓸 때 털리긴 했지만 완벽히 멘탈이 무너지진 않았던 것 같다.
돈 생각하면 기분 안 좋은데 뭔가 생각나는 걸 기억해 보면 목소리가 레보 같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뭐
그래도 훔쳐간 건 맞으니까
내상이니까 하면서 술이 문제야
진짜 지금 생각하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혼자 낯선 나라에서 그렇게 취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