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스카이 레이크 골프클럽 방문기

하노이 미딩 지역을 기준으로 차로 약 1시간 정도 이동하면 만나볼 수 있는 스카이 레이크 골프클럽. 우리가 잡은 티오프 시간이 하필 아침 6시 후반으로 잡혀 있어서, 오전 5시에 모두 비몽사몽 기상해 부랴부랴 도착했습니다. 아직 피곤이 가시지 않은 상태로 말이죠.  

베트남 하노이에서 골프를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계절은 겨울, 즉 12월에서 2월입니다. 아침 기온은 10~15도 정도로 선선하고, 한낮에도 20도 초반을 유지해 플레이하는 동안 내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맑고 서늘한 날씨 때문에 호치민의 따뜻한 날씨를 뒤로하고 어쩔 수 없이 하노이를 찾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골프입니다. 기온이 압도적인 장점인 곳이니까요.  

다만, 하노이는 미세먼지 때문인지 쨍한 햇볕을 보기 드문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흐리고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지는데요, 이런 점이 골프를 칠 때는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강렬한 햇볕 아래 피부가 타거나 그을 걱정이 없거든요. 저도 이번에 선크림조차 바르지 않았는데도 피부 손상 없이 게임을 즐겼습니다. 다만, 탁한 공기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으로 꼽힙니다.  

골프장의 페어웨이 상태는 무난하게 관리가 되고 있지만, "아주 훌륭하다"라고 말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코스는 전반적으로 평평해 난이도가 높지 않은 편이고, 그린 스피드는 꽤 빠른 편이라 퍼팅에서 다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골프장 이름에 "스카이 레이크"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큼 기대했던 강이나 호수 풍경은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강을 끼고 설계된 코스들이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물을 마주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일부 골퍼들은 이름만 보고 기대했다며 약간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죠. 전반적인 경치는 특별하다기보다는 심플하고 평범하다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노이는 호치민처럼 골프장이 많은 지역은 아니며, 대체로 접근성 좋은 곳에 위치한 곳들도 드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도심에서 1시간 거리 내에 이 정도 수준의 시설이라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라는 생각입니다.  

평일 오전 기준으로 이용 요금은 한화로 약 16만~19만 원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데, 하노이 지역 골프장이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골프 여행으로 하노이에 방문한다면 한 번쯤은 들러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플레이에서는 모두 피곤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실력 있는 분들은 여전히 꾸준히 멋진 샷을 날리더군요. 피곤함과 상관없이 골프를 칠 때마다 도파민이 솟아나 끝까지 집중해서 한계를 넘어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샷은 꽤 잘 쳤지만 퍼팅에서 아쉬움을 남겨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라운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