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계획대로 0.1도 되지 않았던 1년만의 방타이 방콕편 - 02. 루트의 그녀와 XX
반응이 괜찮네. 그럼 바로 다음 이야기를 이어가 볼게.
이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찍을 틈도 없었어.
"네?? 왜요?" 그녀가 물었다.
"아니, 너 집에 가고 싶으면 가도 돼. 괜찮아,"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녀가 편안히 선택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녀에겐 어떤 부담도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았다.
"오빠, 나 좀 취한 거 같은데 괜찮아?"
"야! 나도! 네가 집에 가고 싶으면 가도 되고, 아니면 오빠한테 와도 돼," 그는 장난스러운 어투로 응수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결심한 얼굴로 말했다.
"알았어. 나 오빠한테 갈래. 지금 어디야?"
그는 콘도의 주소를 보내주었다.
잠시 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
"응, 대충 30분 정도 걸릴 거 같아. 괜찮아?"
"괜찮아, 나도 아속에서 출발하면 비슷한 시간에 도착할 거야. 이따 봐."
서로의 도착 시간을 맞춘 뒤, 그들은 콘도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는 오토바이를 잡아타고 빠르게 콘도로 향했다. 새벽 공기는 상쾌하고 차가웠다.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기분 좋게 불어왔고, 이내 콘도에 도착했다.
그 순간 그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어디예요?"
"지금 막 도착했어."
"어딘데요~?" 그녀는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묻자, 그는 미소 지으며 짧게 대답했다.
"네 뒤에."
그녀는 뒤돌아보며 그를 발견했다.
고요한 새벽, 우연처럼 아니면 필연처럼, 그들은 콘도 앞에서 마주쳤다.
그녀는 환한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고, 둘 사이엔 잠깐의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이내 사라졌다.
그녀는 작은 체구에 슬림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의 눈엔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였다. 더불어 그녀는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알아 서로 소통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그녀의 매력은 단순히 외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신의 부름에 응해준 그녀의 태도가 그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방 안으로 들어간 뒤, 그는 미리 준비해둔 맥주를 꺼내와 그녀와 나눠 마셨다.
작은 잔을 사이에 두고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점차 서로에 대한 이야기가 쌓이고 분위기는 깊어갔다.
그는 가볍게 말을 꺼냈다. 같이 씻을래?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아.
그들은 욕실로 들어가 서로의 몸을 부드럽게 씻겨주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피부를 섬세하게 느끼며 천천히 손길을 옮겼고,
그녀 또한 그의 몸을 신중하고 정성스럽게 씻겨주었다.
이렇게 둘은 함께 목욕을 마친 뒤,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지며 입술이 자연스럽게 닿았고, 깊은 숨결이 교차되었다.
그는 그녀를 온전히 느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으로 다가갔다. 그녀 역시 그에게 몸을 맡기며 깊은 믿음과 열정을 드러냈고, 이미 모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완벽하게 하나가 되었고, 서로를 바라보며 진솔하고 뜨거운 사랑을 나눴다.
시간이 흐르며 술 기운까지 더해져 첫날 밤의 피로가 그의 몸을 짓눌렀다.
두 사람은 서로를 감싸 안은 채 곧 깊은 잠에 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먼저 눈을 떴다.
그는 여전히 잠든 채 평화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살며시 그를 깨웠고, 그는 졸린 눈을 간신히 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꽃잎을 향해 곧바로 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그곳은 이미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서로를 깊이 탐할 여유조차 없이, 그들은 순식간에 하나로 연결되었다.
그렇게 또 한 번 행복한 순간이 지나갔다.
그러나 그녀는 머지않아 떠나야 한다고 조용히 알렸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에게 부드러운 입맞춤을 남긴 채 천천히 방을 떠났다.
그들의 첫날밤은 그렇게 끝맺어졌다.
아침이 밝아올 무렵, 그는 여전히 그녀와 함께했던 밤의 기억에 잠긴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다음 이야기는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