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J의 인생 첫 결단!! 준비없는 파타야 여행" 전반전 - 4
반타이 푸드뮤지엄에서 저녁을 마친 후,
친구와 나는 볼트를 불러 소이혹으로 향했다.
매니저님은 본인의 이동수단인 전기자전거를 타고 오신다고 했다.
파타야에 조금 머물다 보면,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특히 여행객들이 헬멧 없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면 태국 경찰에게 자주 적발된다.
그런데 전기자전거는 오토바이와 거의 다를 바 없지만 자전거라서 헬멧을 쓰지 않아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실제로 매니저님 뒤에 타고 이동했는데,
경찰이 처음에는 손짓으로 이쪽으로 오라고 하더니 곧장 자전거인 것을 보고 그냥 가라고 손짓했다.
파타야에서 전기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보를 부탁한다.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가서,
한국에 오기 전에 미리 소이혹에서 만나보고 싶은 여성이 있는 몇몇 바를 정해두었기에 오늘은 그곳들을 둘러보기로 했다.
앞에서 호객하는 언니들을 지나쳐 미리 정해둔 가게로 직진하여 마마상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이 원트 디스 걸!"이라고 외치며 비어있는 테이블에 친구와 마주 앉아 그녀가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저 멀리서 어떤 여성이 걸어오는 것을 슬쩍 보았고,
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테이블로 왔다.
그녀에게 나는 콜라를,
내 친구는 맥주를 주문했다.
우리 음료를 서빙한 다음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 옆에 앉았다.
단아하고 얌전한 성격에 모든 행동이 조심스러워 첫사랑의 상대를 떠올리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슬림했다.
슬프게도 가슴도 슬림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나는 한 명을 옆에 앉혔고,
마마상이 내 친구에게도 여성을 하나 고르라고 손짓했다.
내 친구는 열심히 보고 있다며 손가락 두 개로 자기 눈과 여성들을 번갈아 가리키며 바디랭귀지를 난사했다.
나는 소이혹에서 개인적으로 쇼업하는 것을 격렬히 싫어하기 때문에
찾는 여성이 있으면 핸드폰에 사진을 저장해두었다가 마마상에게 요청한다.
괜히 마마상이 종을 울려 가게 안의 모든 여성이 내 앞에서 나를 바라보는 상황은 너무 압박처럼 느껴져 난감하다.
나는 상황을 보다가 마마상에게 신호를 보냈다.
손가락 세 개를 모아서 살짝 흔드는 시늉을 했다.
마마상은 나를 보고 알겠다는 듯 웃으며 끄덕이고 작은 종을 딸랑딸랑 흔들었다.
정말 10초 남짓한 시간에 가게의 모든 여성이 우리 테이블 앞에 일렬로 섰다.
나는 이미 한 명을 옆에 앉혔으므로 자연스럽게 우리 테이블 앞에 집합한 여성들은 모두 내 친구의 눈길을 받았다.
의외로 친구는 당황하면서도 신중하게 파트너를 선택하고 있었고,
나는 부담 없이 근거리에서 많은 여성들을 찬찬히 둘러볼 기회를 얻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 여성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웃으며 하트를 날리며 어필했다.
"에라 너도 와라!" 하면서 한 명 더 내 옆에 앉혔다!
첫 번째 여성은 슬림하고 조신한 스타일이라면,
두 번째 여성은 올록볼록 엠보싱에 텐션 높은 재미있는 아이였다.

다섯 명이 함께 게임을 하고 술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마침내 매니저 형님이 도착하셨다.
우리는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늦었는지 내가 보고 싶었던 언니들은 모두 오프 상태였다.
마마상들이 오프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대개 다른 고객이 바파인을 해서 데리고 나간 경우가 많았다.
한 시간 남짓 소이혹을 돌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언니를 만나지 못했다.
12시쯤 되어 나는 친구와 매니저님과 함께 베카딘으로 가서 무카타를 먹기로 했다.

아... 자주 보던 소이혹 친구들이 모두 여기 있었구나!
주위를 둘러보니 남자만 있는 테이블은 우리가 유일했다.
빨리 먹고 빠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무카타를 먹고 매니저님께 인사드린 후,
우리는 소화를 시킬 겸 세컨로드 쪽으로 걸어갔다.
친구는 파타야를 잘 모르기에 내가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어제와 같은 곳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앰버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
담배 한 대를 피웠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방에 들어가 땀과 피곤에 지친 몸을 샤워하고 침대에 누웠다.
혼자 있으니 뭔가 아쉬운 마음에 어제 소이혹에서 만났던 M푸잉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고맙게도 내 친구는 늦은 밤에도 내 부탁을 들어주어 호텔까지 와주었다.
사실 귀찮아서 안 올 거라 생각했는데
나에겐 꽤나 의외였다.
새벽 3시쯤 친구가 호텔에 도착했다고 영상통화가 왔다.
나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친구를 맞이하러 내려갔다.
딱히 졸리진 않았기에 그녀와 함께 밤거리를 걸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우리는 다시 몸에 땀이 많아져서 나는 그녀에게 먼저 샤워를 하라고 했고,
나는 잘 준비를 하며 방의 조도를 낮췄다.
그녀가 샤워를 마친 후 나도 샤워를 하고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하지만 사람 성격은 어디 가지 않더라.
그 짧은 순간을 못 참고 장난질을 걸어오는 것이다.
서로 옆구리를 찌르고 벅규를 날려주면서 몸싸움을 하다가 난 갑자기 그녀에게 입술을 맞췄다.
그녀의 장난스러운 몸싸움이 멈추고 잠시 동안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숨소리만 들렸다.
바에서는 몇십 번도 장난스럽게 뽀뽀를 했었는데,
같은 뽀뽀라도 환경이 달라지니 이 푸잉이 갑자기 얌전해지는 게 귀여워 보였다...
엄청 섹시하거나 끈적한 그런 느낌은 아니고,
조금은 풋풋한...
그런 숙제를 하고 우리는 잠에 들었다.
아침 햇살에 살짝 잠에서 깨어났다.
시간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오늘은 호텔을 이동해야 하는 날이고 체크아웃까지는 30분 남짓 시간이 남았던 것이다.
잠들어 있는 친구를 깨우기 미안했지만 조심스럽게 일으켜 상황을 설명했다.
"왜 어제 안 말했어! 미리 말했어야지!"
"아~~ 됐고 빨리 씻고 나와! 난 짐 정리해야 해~~"
다행히 빠릿하게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그녀에게 어제 피곤할 텐데 와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녀의 가방에 돈을 넣어주었다.
그녀를 보내고 나는 캐리어와 함께 볼트를 타고 다시 반타이푸드뮤지엄으로 향했다.
오늘은 A브로와 B브로와 점심 약속을 해놨기 때문이다.
후기를 쓰면서 눈치챘는데..
나는 남자 사진은 안 찍나 보다...
브로를 만나고 식사도 했는데...
같이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 ㅎㅎ 서운해 말어~ 두 브로들 ㅋㅋ
A브로는 한달살기를 마치고 오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라고 했다.
많은 시간을 같이 못 보내서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만나서 얼굴 보는 게 얼마나 반갑던지~!!
식사를 마치고 나는 두 번째 호텔인 Mytt호텔로 이동해 체크인을 했다.

방은 깔끔하고 꽤 괜찮았어.
욕조도 마음에 들었지.
체크인을 마치고 친구와 함께 유노모리 온천으로 가기로 했어.
출발하려는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
이 비는 스콜처럼 짧게 그치는 게 아니라 조금 길게 올 것 같은 느낌이었지.
"오히려 좋아! 나는 비 오는 날 온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라고 친구가 말했어.
그래서 우리는 계획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노모리로 향했어.

유노모리의 땡모반은 좀 비쌌지만,
내 입맛에는 별로였어.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노모리에는 실내의 여러 탕들이 있고,
외부에도 시그니처 탕이 있어.
그날은 정말 바람도 많이 불고,
비도 길게 왔거든.
실외 온천으로 나가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자연 속에서 비를 맞으니 기분이 묘하더라구.
탕에 들어가면 따뜻한 물이 몸을 감싸는데 머리는 강한 바람 때문에 시원한 느낌이었어.
눈을 감고 있으면 천연 ASMR인 빗소리가 들리는데 정말 최고의 휴식이라 느껴졌어!
나 말고도 비를 맞으며 즐기는 외국 친구들도 꽤 있었어.
(다음날 감기 기운에 고생 좀 했지만)
온천을 즐긴 후에는 수면실에서 B 브로와 연락해서 오늘 밤 판다에 가기 위한 작전 회의를 마쳤지.
"B브로, 오늘 판다가? 같이 가자."
> "지금 자리 예약 중인데 확정되면 다시 알려줄게. 네바다 브로도 오기로 했어."
"오케이! 여기는 나랑 내 친구 2명이서 갈게."
> "알겠어~ 연락할게!"
유노모리 근처에는 큰 규모의 데파짓 야시장이 있어.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규모도 커졌고,
시설도 정비되어 깔끔해졌더라구.

딤섬 10개에 100밧,
그리고 하나는 서비스로 덤으로 받았어.
타코야끼도 10개에 같은 가격이었지.
종이에 둘둘 말아 포장해준 카팟카오무쌉은 후라이까지 포함해서 단돈 39밧이었어.
이곳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집 중 하나야.
정말 가성비가 최고였어.
야시장을 탐방한 후 우리는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어.
다음 일정에는 판다를 보러 가는 계획이 있었거든.

이번 여행에서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진 장소들이 있었어.
그때는 앞으로 나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전혀 알 수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