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10일 여행기 ep.1_일반잉푸잉, 06년생 푸잉만남
혼자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며 날짜별로 정리해둔 글들을 다시 보면서 아침을 시작했어. 50kg대 초반의 몸무게에 C 정도의 볼륨, 거기에 좋은 스킬들로 꽤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어. 12시에 숙소를 체크아웃했는데, 2시까지 하노이 공항에 도착해야 해서 점심 먹을 시간이 1시간 정도밖에 없었어. 결국 숙소 앞의 음식점에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시켜 먹었는데, 정말 지나치게 많이 주문한 것 같아. 하지만 공짜로 얻은 즐거움에 비하면 이 정도 비용은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했어.
반쎄오, 짜조, 망고 주스, 그리고 밥 같은 음식 두 가지를 추가했는데, 총 70~80만 동 정도를 쓴 것 같아. 절반도 다 못 먹고 남길 정도였지만, 음식들은 정말 하나같이 맛있었어. 태국 음식을 처음 접했을 땐 다소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베트남 음식은 고수만 없으면 확실히 내 입맛에 더 잘 맞더라고.

그 이후, 다음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했어. 지금도 계속 연락 중이고, 다음에 하노이를 경유하게 되면 또 한 번 만나기로 했어.
이번에도 비엣남 항공으로 경유할 예정인데,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기내식으로 반미랑 과일이 나왔어. 맛있게 잘 먹었고, 승객이 거의 없어서 양옆, 앞뒤 자리가 텅 빈 비행기에서 여유롭게 여행했어. 정말 비엣남 항공 사랑할 수밖에 없더라.

나는 주로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스타일이라 방콕에서 파타야로 갈 때도 택시보다는 무조건 버스를 이용하는 편이야.
온라인으로 예매하면 163바트 정도인데, 솔직히 택시랑 차이가 크다고는 느껴지지 않아.
저녁 6시에 방콕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면, 대략 9시쯤 파타야 호텔에 도착하게 돼.

가격도 저렴하고 위치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샤워시설이나 기타 편의시설은 전체적으로 무난하다. 하지만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 만한 위치는 아니다. 썽태우가 잘 다니지 않는 곳이라 이동이 다소 불편하기 때문이다.
단점이라면 숙소 바로 앞에 로컬 술집 같은 곳이 있는데, 밤늦게까지 영업해서 소음이 있다. 그래서 나는 바로 볼트를 불러 이동했다. 이번에는 킨크를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어서 출발했다.
개인적으로 태국에 도착했을 때 오토바이 뒤에 타고 이동할 때 가장 실감나게 '태국에 왔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하지만 얼마 전 누군가가 오토바이 뒤에서 동영상을 찍다가 경찰에 걸려 벌금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모두 조심하길 바란다.
처음 방문한 킨크는 솔직히 어둡고, 눈에 띄는 것도 별로 없었으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윈드밀보다 별로라는 인상이었다. 수위가 강하다고 해서 찾아갔지만, 내가 갔을 때는 오히려 윈드밀보다 약하다는 느낌이었다. 실망스러워서 맥주 하나만 마시고 바로 나왔다.
곧바로 소이혹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소이혹에서 맡는 공기는 언제나처럼 상쾌했다. 입구에서 느껴지는 설렘도 여전했다. 사실 소이혹은 단순히 둘러보기 좋은 곳이라 지나치며 가볍게 즐기는 정도다. 여기에서는 술을 잘 마시지 않는 편인데, 내가 소이혹의 분위기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소이혹은 야외로 트인 공간이다 보니 할 수 있는 활동이 조금 제한적이라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윈드밀 같은 곳이 얼굴이 예쁘지 않더라도 더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을 준다고 느낀다.
소이혹에서 구경을 마치고 지난번 여행에서 마지막 날 함께 놀았던 일반인 푸잉에게 연락해 같이 술을 마시자고 제안했다. 이 푸잉은 내가 여행 14일 차에 만난 사람으로, 당시 클럽에서 사고가 생겨 호텔로 함께 가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꼭 호텔에 데려가기 위해 다시 접선을 시도했다.
이 푸잉은 앞으로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할 사람이라 '<일반인 푸잉>'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정말로 일반인이고,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센트럴 마리나 쪽에서 일을 한다고 한다. 결국 그날 area39에서 만나기로 하여 접선에 성공했다.


이곳 분위기도 가든168과 흡사했지만, 방문한 사람들 중 대부분은 현지인들이었던 것 같아. 거의 80% 이상이 현지인이었는데, 헌팅 느낌보다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술 마시고 노는 분위기였어. 그래서 나중에 심심할 때 푸잉이랑 같이 오면 괜찮을 듯해. 대신 혼자 오는 건 추천하지 않아.
그날은 친구랑 맥주 타워 하나 나눠 마시고 숙소에 가서 바로 잤어. 피곤해서 밤에는 아무것도 안 했고, 아침에 술도 깰 겸 한 번 얘랑 시간을 보냈는데... 깨보니 의외로 내 취향이 아니더라고. 뭐 그렇다 치고 한 번으로 끝냈어. 이후 아침에 얘 출근시키고 난 오후 2시쯤 팟카파오무쌉을 먹고서 하루를 시작했어.

점심 먹고는 세탁 맡기고 부아카오 쪽에서 마사지도 받았어. 간판 없는 조용한 가게였는데, 거기서 3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는 살짝 세련되고 예쁜 느낌의 여자를 만났어. 그녀가 정말 눈에 띌 정도로 매력적이더라. 서비스가 있었으면 홀딱 반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풋마사지만 받는 곳이라 별다른 요구는 없었어. 그 후로 타이 마사지나 오일 마사지를 받으러 몇 번 다시 찾아갔지만, 그날 이후로 그녀를 다시 보진 못했어. 다음에도 꼭 한번 다시 보러 갈 생각이야.
마사지를 받고 난 후엔 소이혹 옆 야시장에서 카오카무 한 그릇 먹고, 소이혹 주변도 좀 구경했어. 밤에는 윈드밀에 갔는데 거기서 내 스타일의 여자를 발견했어. 머리가 엄청 길고, 한국 사람들이 선호할 법한 얼굴을 가진 애였어. 눈빛 몇 번을 주고받다가 그녀가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옆에 앉혀서 LD를 3잔 정도 사주며 같이 놀았지. 솔직히 아고고에서 누굴 데리고 나오는 건 잘 안 하는데, 이상하게 관심이 생겨서 이것저것 물어봤어.
알고 보니 그녀가 06년생이라고 했어. BTS를 엄청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어려 보이는 건 알았지만 직접 들으니 조금 신기했어. 여기 어떻게 있는 건지, 술은 어떻게 마시는 건지, 호텔에 가는 건 되는지 물어봤더니 술 마시는 건 가능하지만 ID 검사를 하는 호텔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라. 시간 좀 같이 보내다가 내가 판다로 간다고 하니까 그녀가 갑자기 번역기를 켜라고 하며 라인을 찍어주더라.
보통 사람들에게 정보를 잘 안 알려주다 보니, 이렇게 알려주는 듯. 그리고 이 친구도 스토리에 많이 등장하니까 앞으로는 <06년생 푸잉>이라고 부르기로 함. 클럽 갈 시간이 돼서 다음에 보자고 인사하고 바이바이.
그 전에 오픈 카톡방에서 판다 조각 한 명을 구해서 팔려고 했었음. 두 명이서 가면 레드라벨 작은 병 하나에 믹서 4개, 얼음 1개 정도 시켜서 한 2000바트 정도 나오더라. 그래서 둘이 나눠 계산하면 한 사람당 1000바트 꼴이라 꽤 경제적으로 놀 수 있어서 좋았음.
술 마시면서 놀다가, 푸잉이랑 테이블 공유해달라고 부탁하길래 처음 온 애들은 별로라 거절했고, 두 번째에 온 3명은 귀여워 보여서 오케이 했음. 그렇게 다섯 명이 같이 놀다가, 어차피 워킹하는 애들인 건 알아서 물어봤더니 3000바트를 부르더라. 근데 굳이 그렇게 돈 쓰고 싶지 않아서 계속 자리 옮기고 다른 푸잉들 보면서 놀았음.
새벽 4시쯤에 새장을 먹으려고 집에 갈 참이었는데 판다에서 그날 제일 예뻤던 푸잉이 보이길래, 돌아가기 전에 라인 받아 둠. 물론 얘도 엄청 취해 있었음. 얘도 나중에 스토리에 직업이 나오는데, 이발소 다닌다 함. 그래서 앞으로 <이발소 푸잉>으로 저장해두기로 함.
새장 먹고 워킹스트리트에서 볼트 타러 가는 길에 어떤 흑누나한테 붙잡힘. 1000바트 딜을 하는데 피곤하다고 하니까 그러면 자고 아침에 해도 된다고 함. 그런데 그것도 아깝게 느껴져서 500바트로 딜했더니 그냥 가라고 해서 깔끔히 철수. 지금 생각해보면 한번 데려와볼 걸 하는 후회도 좀 들긴 함. 언젠가는 흑누나도 한번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음.
혼자 숙소 오는 길에 몇몇 푸잉들에게 어디냐고 라인 보내봤더니, 저번에 키 170cm 넘는 꽁푸잉이 2000바트를 부름. 그냥 읽씹하고 자버렸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부재중 알림 잔뜩 와 있고, 농담이었다며 그냥 오겠다는 메시지가 와 있었음. 하지만 나는 이미 잠들어서 답을 안 함.
어차피 뒤에 일정도 많고 예산도 고려해야 해서 아껴 쓴 게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