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10일 여행기 ep.5_판다,이발소,일반인 푸잉 완결
아침에 혼자 일어나 카페에 들러 잠시 일 좀 하다가 한식이 먹고 싶어서 김치찌개를 먹었어.

맛은 적당히 괜찮았어. 리뷰를 보니 반찬들이 대부분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라 슬프다는 글이 있던데, 실제로 그렇더라. 그래도 전체적인 음식 간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편이었고, 밥도 엄청 많이 주셨어.
그날은 점심 먹고 잠깐 쉬다가 다시 소이혹으로 출동했어.
가게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직원한테 끌려서 들어갔어. 거기서 LD 하나 사줬는데, 내가 내일 판다 간다고 하니까 그 사람도 항상 간다며 가면 인사하기로 하고 헤어졌어.
며칠 전에 판다에서 연락처를 따뒀던 푸잉이 꽤 귀여운 것 같아서 같이 판다에 가자고 했거든? 그런데 그날 판다가 쉰다는 거야. 조명 문제 때문이라는데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더라고. 결국 어딜 갈지 고민하다가 area39에 가서 그 친구와 함께 셋이 놀았어. 판다가 문을 닫아서 결국 미스트로 옮겨서 놀았지.

여기가 바로 area39

여기가 미스트인 것 같아!
하지만 미스트에 가봤더니, 테이블도 없고 공간이 너무 협소하더라고. 그래서 춤추기도 좁고, 다 같이 어울려 노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좀 아쉬웠어. 결국 나는 그냥 호텔로 가서 쉬겠다고 결정하고, 새벽 2시 30분쯤 자리를 떴어.
나오는 길에 SUNS라는 곳을 들렀는데, 내부는 깔끔했지만 사람들이 거의 없더라고. 그곳에서 어떤 애랑 얘기하다가 같이 가자고 했더니, 자기가 워킹걸이라고 하더라. 사실 어느 정도 예상했었지만...
이틀 동안 푸잉 없이 잤더니 혼자 잠들기가 좀 그래서, 그녀에게 같이 가자며 설득했어. 관계는 필요 없고 단지 잠만 자는데 1000바트를 지불하기로 했지. 대신 그녀는 다른 손님이 있으면 그쪽으로 가고, 없으면 나한테 연락하라고 하고 먼저 호텔로 돌아왔어.
호텔에서 잠들었는데 새벽 5시쯤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어. 호텔로 오겠다고 하면서 대신 1500바트를 요구했더라고. 서비스 포함이라길래 알았다고 하고 기다렸지. 그녀를 호텔 밖에서 데리고 들어왔는데, 샤워실에 들어갔다가 단 30초 만에 나오더라. 근데 왜 안 씻는지 의문이야. 그냥 옷만 벗고 수건으로 대충 감싸고 나오더라고. 그리고 여기 와서 느낀 건데, 파타야에서는 칫솔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아무튼 데리고 왔으니 어색하게 한 타임을 보냈는데, 그녀 몸 상태가... 좀 별로였어. 뭔가 큰 풍선인데 바람이 빠져 있는 느낌? 결국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려는데, 덥다고 나를 못 안겠다는 거야. 사실 나도 담배 냄새가 심하게 나는 점 때문에 껴안고 자고 싶지 않아서 그냥 등을 돌리고 잠들었어.
일어나서 뭔가를 해보려고 했는데, 하다가 지쳐버렸다. 이제는 정말 한계인 것 같아서 그냥 1500바트를 주고 보냈다.
대충 점심 먹고 잠깐 쉬다가, 이발소 푸잉을 어떻게든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 다시 판다에 가자고 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가자" 하면 얘가 진짜 잘 나온다. 거절하는 법이 없더라. 게다가 술은 자기가 사더라고. 물론 믹서랑 안주는 내가 사긴 했지만, 얘는 술을 어디선가 제공받는 것 같기도 하다.
이발소 푸잉이 저녁 9시에 자기 퇴근한다고 앞으로 데리러 오라고 했다가, 갑자기 집에 갔다 올 거라고 하면서 11시에 판다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런데 그때까지 도대체 뭐 하고 기다리겠나 싶어서, 또 윈드밀에 가서 시간이나 떼우기로 했다.
사실 윈드밀은 보통 파란색 문? 아니면 빨간색 문? 어쨌든 항상 맨 처음 보였던 쪽만 갔었는데, 이번엔 두 군데를 다 둘러봤다. 근데 느낌은 다 거기서 거기더라. 그래도 예전에 갔던 첫 번째 쪽이 조금 더 나았던 것 같다.
그렇게 놀고 있는데 매장 안에 소시지랑 고기를 굽는 냄새가 엄청나게 진동했다. 알고 보니 바로 앞에 있는 구이집에서 나는 냄새였다. 그래서 윈드밀에서 나와서 앞 노점에서 파는 거나 하나 사 먹으려고 했는데, 마침 윈드밀 스태프들이 거기서 한 50접시 정도를 잔뜩 사가고 있더라.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스태프 중 대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에게 먹으라고 하나를 내밀었다. 덕분에 고맙게 받아서 잘 먹었다. 묘하게 웃긴 상황이었다.

다 먹어보니 다 맛있어서 나중에 다시 가면 또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이발소 푸잉을 만나러 판다에 갔는데, 거기서 얘 친구 두 명이랑 같이 있더라고. 한 명은 크리스마스 날 봤던 친구였고, 다른 한 명은 처음 보는 뉴페이스였어. 그런데 혼자 있기엔 좀 어색할 것 같아서 한 명 더 불러서 다섯 명이서 놀기로 했지.
초대한 형님은 40대 골프 치러 오셨다는 이야기하시는 분이었는데, 나이 차이가 좀 있어 보였지만 그래도 분위기에 잘 어울려서 신나게 놀았어. 좋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푸잉이 두 시쯤 집에 가야 한다고 해서 붙잡았어.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었거든. 그런데 얘 친구가 내 옷깃을 살짝 붙잡으면서 얘는 안 된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더라? 그래서 괜히 신경이 쓰여서 그 친구한테 솔직하게 물어봤어. 실례일 수도 있지만 혹시 얘가 워킹걸이냐고. 그런데 아니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더 노력을 해볼까 했는데, 내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 다른 테이블 사람들한테 인사하고 돌아오니까 이미 얘는 사라져 있었어. 집에 먼저 갔다고 하더라고. 결국 나랑 형님, 그리고 얘 친구 푸잉 이렇게 셋만 남았어.
혼자 기분이 싱숭생숭했는데, 테이블 돌아다니면서 혼자 놀아보기로 했어. 그러다 한 테이블에서 어떤 친구랑 부딪혔는데, 얘가 엉덩이를 만지길래 내가 장난으로 머리를 한 번 깨물었어. 그 테이블에는 푸잉 세 명이 있었는데, 우리 자리로 와서 같이 게임도 하고 한두 잔 마셨어. 자리로 돌아가고 나서 10분쯤 지나니까 그 푸잉 두 명이 우리 자리로 찾아와서 새로운 조합이 생겼지. 원래 자리의 세 명과 새로 합류한 두 명으로 다섯 명이 되었어.
즐겁게 함께 놀고 있는데, 이틀 전에 조카 문제로 나랑 싸웠던 일반인 푸잉한테 갑자기 라인이 왔어. 자기가 말 안 할 거냐고 묻더라. 전에 만났을 때 이 친구는 냄새도 안 나고 깔끔했던 기억도 있고, 일반인 푸잉이라는 점도 괜찮게 느꼈었거든. 그래서 나도 한 번 더 함께 있어볼까 싶어서 3시에 호텔로 오라고 했어. 자리 마무리하고 나도 호텔로 가서 서로 화해하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했어.
내일은 드디어 귀국하는 날인데, 하루에 게시물을 네 개밖에 못 올려서 나머지는 내일 후기와 함께 쓸 예정이야. 두 달 사이에 판다만 15번 넘게 갔더니 이제는 알아보는 푸잉들이 꽤 많아졌더라. 그래서 다음번엔 텀을 좀 두고 4월쯤 가볼까 생각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