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ㄲㄱㅇ와의 멋진 만남

방콕에서의 13일째 아침입니다.  
느지막히 일어난 뒤 삶은 계란 두 개, 바나나, 사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하루 일정을 계획해봅니다.  
우선 가장 시급한 일로 신한은행을 방문해 신분증 유효기간 연장과 약 천만 동의 출금을 하기로 합니다.  

오늘은 이틀 전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24살의 ㄲㄱㅇ와 만나기로 한 날입니다. 전날 그녀가 호안끼엠에 있으니 오라고 했지만 거절하고, 오늘 만나는 것으로 얘기를 마무리했죠.  
오전 동안 잘로(Zalo)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오후 6시쯤 제가 있는 곳에서 만나 근처 식당에서 식사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기로 약속했습니다.  

오후 6시가 가까워질 무렵 ㄲㄱㅇ에게서 교통체증으로 조금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이 옵니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기에 마음 편히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분쯤 지나 도착했다는 메시지가 도착하더군요. 아파트 정문으로 나가보니 ㄲㄱㅇ가 서 있었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첫인상이 꽤 좋은 느낌이었어요.  

함께 도로를 건너며 자주 갔던 근처 일식집으로 향했습니다. 도로를 건널 때 자연스럽게 손을 잡게 되었고, 특별히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식당에 도착해 음식을 주문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마스크를 벗은 ㄲㄱㅇ의 얼굴도 기대 이상으로 괜찮아 보였습니다.  

대화를 나누던 중 제가 농담 삼아 "너는 뎁가이~ 나는 소우자이~"라고 말하자 ㄲㄱㅇ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지만, 마음에 든다고 답해줬습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ㄲㄱㅇ는 핸드폰을 꺼내 들어 음식을 사진으로 찍으며 밝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170,000동을 계산한 뒤, 근처 카페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전날 서호 주변을 산책하며 만보 걷기운동을 하다가 다정하게 시간을 보내는 커플들을 보고 부러움을 느꼈는데, 마침내 저도 비슷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쁨이 밀려옵니다.

식당을 나선 후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거리를 걸어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음료를 주문한 뒤 2층으로 올라갔는데, 손님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치 누군가의 눈을 의식할 필요 없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정하게 나란히 앉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ㄲㄱㅇ의 허벅지 근처에 큰 밴드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걱정스런 마음에 조심스럽게 만져보았습니다. 차가운 손을 서로 맞잡으며 점점 가까워지는 감정을 느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입맞춤을 시도하자 거부감 없이 받아주었고, 이어서 진한 키스로 발전했습니다. 설렘 가득한 순간 속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cctv의 존재를 ㄲㄱㅇ가 언급했지만, 그 순간에는 그것마저도 중요하지 않아 보였습니다.

잠시 뒤, ㄲㄱㅇ는 다음날 회사 업무를 위해 작업이 필요하다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함께 아파트로 걸어가는 길에서도 손을 꼭 잡고 팔짱을 끼며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방에 들어가 한국에서 가져온 화장품을 건네준 뒤 포옹과 가벼운 입맞춤을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작은 용돈을 쥐여주며 배웅했습니다.

다음날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남기며 헤어졌습니다. ㄲㄱㅇ는 자주 방벳을 한다는 이야기에 다른 여성에게 특별한 감정을 주지 말라고 귀엽게 부탁했습니다. 사실 ㄲㄱㅇ는 예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었습니다. 자기 전에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오는 그녀의 모습은 이제껏 제가 만난 사람들과는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전날 부러워했던 다정한 커플들의 모습처럼, 그 풍경을 제 삶 속에서 그대로 재현했다는 기쁨으로 가득 찬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