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이발소 푸잉과의 아름답지만 슬픈얘기 part 3

한달살기
2024.11.11 추천 0 조회수 2792 댓글 18

 

브로들,

지난 한 주 동안 잘 지냈나요?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휴민 커뮤니티의 브로들은 모두 훌륭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지난 주 동안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일도 바빴습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브로들. 

이제 3부를 시작하겠습니다.

 

부제: 왜 너를 믿지 못했을까... 왜 기다리지 못했을까...


그날 나는 비행기 티켓을 앞당겨 변경하고 캐리어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라인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팡이었습니다. 

나를 차단했던 팡에게서 라인 메시지가 온 것입니다.

오빠, 미안해. 사실 오빠가 이렇게 빨리 방콕으로 올 줄 몰랐어. 몇 달 후에나 올 것 같았거든. 

나는 정말 나쁜 여자야. 

누군가를 기다리는 건 내 성격에 맞지 않아. 

그러니 나를 잊고 좋은 여자를 만나길 바라.

 그래도 마지막으로 웃으며 나를 봐줘서 고마워.

 잊지 않을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냥 오빠 동생 사이로 만나자. 

그게 더 편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일하는 곳에는 이제 그만 와줬으면 좋겠어. 

오빠가 나 같은 나쁜 여자 말고 좋은 여자를 만나서 항상 행복했으면 해. 

이젠 정말 안녕.
이렇게 라인 메시지가 왔어.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품고 메시지를 열었지만, 

그런 기대는 없었어. 

팡이가 처음엔 잠수를 타더니 이제는 메시지로 공식적으로 이별을 선언한 거야. 

그래서 메시지를 두 번 세 번 읽고 또 읽었어.
그리고 결심했어.

 '그래, 깨끗이 잊어주고 나도 이제 좋은 여자를 만날 거다'라고 다짐했어.
시간을 보니 공항에 갈 시간이었어.
그렇게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라인 어플은 어차피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으니 무음으로 해놓고 일상생활을 시작했어.
그저한순간의 꿈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난 7일이 짧았던 만큼 빠르게 회복되어 갔어.
팡이를 그렇게 잊고 어느 날 친구들과 술을 마셨어.
그날 술을 조금 많이 마셨는데, 친구가 2차를 가자고 해서 2차, 3차까지 간 후 집에 돌아왔어.
술에 취하니 문득 잊혀졌던 팡이가 생각났어.
라인을 한 번도 안 열어봤는데 그날 라인 어플을 켜봤어.
팡이에게 메시지가 며칠 간격으로 여러 개 와 있었어...


"오빠, 잘 지내고 있어? 한국에는 잘 도착했어?"

"오빠, 나를 차단한 거야? 왜 내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는 거야?"

"오빠가 나를 차단한 것 같아. 그래도 술을 마실 때마다 오빠 생각이 나서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보고 싶어, 오빠."

"오늘은 오빠와 함께했던 장소들을 다녀왔어. 

우리가 영화를 봤던 곳, 공연을 즐겼던 곳, 그리고 함께 갔던 카페에서 오빠를 떠올리며 그곳들을 돌아봤어. 

오빠가 너무 그리워. 하지만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없겠지? 

내가 한국으로 갈까? 정말 보고 싶어!"

"오빠는 정말 나를 잊고 잘 살고 있는 거구나? 

이제 이 메시지가 마지막일 거야. 

사실 오빠가 보내준 사진 속 남자는 내 남자친구가 아니야.

 그와 잠을 자거나 키스를 한 적 없어. 

그냥 오빠 없는 빈자리가 커서 그 사람이 손님으로 와서 계속 연락하길래 처음 밥 먹으면서 찍은 사진일 뿐이야.

 그런데 갑자기 오빠가 그 사진을 보내줘서 너무 놀랐고 무서웠어. 

그래서 이후로 오빠의 메시지를 보지 않았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며칠 동안 고민했는데, 

오빠가 우리 가게에 왔었어. 

그때도 깜짝 놀랐고 한편으론 무서웠어. 

제발 날 믿어줘, 오빠. 지금도 오빠가 너무 보고 싶지만, 

아마도 오빠는 나를 차단한 것 같아. 이렇게라도 변명하는 메시지를 보내."

혹시나 이 메시지를 볼 일이 없겠지만, 

본다면 답장을 해줘. 

기다릴게. 오빠 너무 보고 싶어.

 

팡이의 메시지를 읽고 나는 순간 멍해졌다. 

이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 없었다

. 하지만 지금 나는 팡이를 잊고 잘 지내고 있었기에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아 그냥 읽기만 하고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만약 라인을 보내면 다시 팡이를 보러 가야 할 것 같아서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에도 그 메시지를 몇 번이고 읽어보았다. 

그리고 나서 태국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찾아보고 커뮤니티 글도 읽어보았다.

 태국 여자들은 주로 남자친구가 있어도 원나잇 남자는 따로 있다는 말도 있고, 

한 남자로 만족하지 못하는 문화라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나는 그런 내용들을 보고 팡이도 그런 여자일 거라고 단정 지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후, 

팡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팡이야, 나는 너를 끝까지 존중해주고 싶었고, 

너의 새로운 사랑을 응원해주고 싶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너의 메시지에는 거짓이 가득하다. 

너는 나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이제 너를 믿을 수 없고, 

그동안 좋았던 기억마저도 나쁜 기억으로 변했다.

 넌 나쁜 여자다.

 난 너를 다시 보진 않겠다. 

그리고 연락도 하지 마라. 

이 메시지를 보내고 너를 차단하겠다. 

넌 아주 나쁜 여자고 앞으로 네가 만나는 남자에게 네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똑같이 당할 것이다! 바이바이!!"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팡이를 차단했다.

 차단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메시지가 올 것 같아서 차단한 후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한 달 후 친구가 곧 연휴인데 뭐 할 거냐고 물어보길래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구가 태국에 가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가지 않겠다고 했으나 친구가 계속 권유하길래 그래 한번 가자며 신나게 놀다 오기로 마음먹었다. 

티켓팅을 하고 방콕으로 친구와 함께 떠났다.

친구는 내게 이발소에 가자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마사지도 받고 저녁에는 나나프라자의 아고고를 방문했다. 

그리고 다시 루트66클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은 정말 남자들로 가득한 장소였다.

술을 마시고 조금 허전한 마음에 코리아타운으로 향했다.

 새벽에 핫하다는 소문이 난 2층으로 올라갔다. 

친구와 나는 술에 취해 있었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어떤 여자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나에게 아는 척하며 인사를 건넸다.

"오빠, 팡이를 알지? 나 팡이 친구야."

그녀의 말에 나는 비로소 기억이 났다.

 팡이와 함께 일했던 친구였다.

"오빠 언제 한국 온 거야? 팡이에겐 연락했어?"

"아니, 우리는 이미 끝났어. 그래서 연락하지 않았어. 이제 서로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야."

그녀는 말했다.

"팡이는 오빠를 많이 좋아했었어. 

오빠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했어.

 오빠가 한국으로 간 뒤로 날마다 술을 마시며 울곤 했어.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야."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난 갑자기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나는 팡이를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말을 들으니 내가 마지막 메시지로 팡이를 상처 입혔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팡이 친구는 내 눈물을 보더니 말했다.

"오빠 아직도 팡이를 못 잊은 것 같은데, 지금이라도 연락해봐."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며 밖에서 연달아 담배 세 개를 피우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내가 팡이를 오해했구나. 

그녀는 정말 나를 사랑했고, 

그 메시지는 진심이었다... 

왜 나는 그녀를 믿지 못했을까?'

눈물은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눈물을 닦고 라인 어플을 켜서 차단했던 팡이를 해제한 후,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받을까? 아니면 거절할까? 받는다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통화음이 울리는 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러던 중, 팡이가 전화를 받았다. 

잠에서 깬 듯한 목소리로 그녀가 "오빠아~~"라고 말했다.

나는 팡이에게 물었다."잘 지냈니?" 

그녀는 대답했다. "응 오빠, 지금 어디야?" 

나는 답했다. "오늘 방콕에 왔어. 지금 코리아타운이야." 

그녀는 놀라며 외쳤다. "정말? 오마이갓! 오빠!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 나 지금 바로 갈게."

"정말? 지금 나오려고? 나 며칠 더 있을 거니까 내일 만나도 될 것 같아. 너 잠자고 있으니 더 푹 자고 우리 내일 만나는 건 어때?"

 내가 제안했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야! 오빠 잠깐만 기다려, 나 바로 갈게!" 

결국 나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친구를 먼저 호텔로 보내고 코리아타운 앞 분수대에서 팡이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첫마디는 무엇이어야 할지 고민했지만, 

그런 걱정은 필요 없었다. 

팡이는 이미 택시에서 내리고 있었다.

팡이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나에게 달려와 안기며 말했다.

 "오빠 정말 미안해. 오빠를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해." 

그녀는 계속해서 사과하며 울먹였다.

나는 괜찮다고 말하며 팡이를 분수대에 앉히고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를 사왔다. 

그리고 말했다. 

"팡이야, 오늘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아. 하지만 우리는 계속 만나면 안 될 것 같아. 우린 서로 멀리 있고 앞으로도 이런 오해가 쌓일 것 같아."

팡이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오빠가 한국 가도 다시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요. 제가 돈 모아서 보고 싶으면 한국으로 갈게요."

나는 덧붙였다. 

"팡이야, 우리 더 깊어지기 전에 그냥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 

그녀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팡이를 놓아주기로 결심했다. 

결국 우리는 먼 거리에서 연애하기엔 너무 힘들었으니까... 

마지막으로 팡이는 나를 꼭 안아준 후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택시 안에서 팡이가 나를 바라보며 떠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눈동자가 촉촉하게 젖어 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 인사를 했다.

브로들, 

나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팡이를 안아주고 보내준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마음은 팡이와 다시 만나고 싶었지만, 

이성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어.

 그래서 그녀를 보내기로 했지, 친구야.

물론 지금도 가끔씩 팡이와 안부 연락을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어.

 서로가 그리울 때마다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무뎌지는 것 같아. 

이제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연락을 하고 있지.

너희들의 응원 덕분에 정말 많은 힘을 얻었어. 

그리고 너희들 덕분에 많이 회복할 수 있었어. 

이 모든 것은 짧았던 꿈처럼 느껴져. 

내 머릿속에서 잊혀지기 전에 여기에 글로 남겨두고 나중에 다시 읽으면서 팡이를 기억하고 싶어.

밑의 사진들은 팡이와 데이트했을 때 찍은 것들이야. 

친구들, 주말 잘 보내길 바라.

 

 

이번 11월 14일에는 태국에 갈 계획이야.

 러이끄라통 축제가 너무 궁금해서 꼭 한번 보고 싶거든. 

회사에 연차를 내고 티켓팅도 마쳤어. 

혼자 다녀올 예정이야, 친구들. 

러이끄라통 축제를 다녀온 후에는 휴민 커뮤니티에 후기를 공유할게.

정말 고마워, 친구들! 

너희들이 기대했던 해피엔딩은 아니어서 미안해! 

하지만 난 새로운 사람을 찾을 거야, 친구들!

 

한달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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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역시 말을 해야지 안다 안그럼 오해만 하 슬프네

난 형의 선택을 존중해 홧팅~!

니가가라하와이
형 힘내 더 좋은 푸잉 만날거야~!

내가니꽃다발이가
오호 이제 곧 오네요 형 후기 기대할게요

하 아쉽긴하지만 그래도 결정 했고~! 난 브로의 결정을 응원하고~! 브로는 러이끄라콩때 좋은 인연 만들어 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형 멋지고 쿨하다~!

먹먹하군요

쿨내 나는 형님, 다음 여행에 더 좋은 인연이 있기를

브로 힘내 세상에 푸잉은 많다네 저 좋은 푸잉 만날거야


형 러이크라통때 함 좋은 푸잉 만들자 ㅋㅋㅋ

최고의 선택이였다고 응원합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꿈 꿀 나이가 지나서 슬프군요

ㅋㅋㅋㅋㅋㅋ

ㅎㅎㅎ

힘내세여


드라마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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