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방타이.마지막 (도시락1과 함께한 방타이3)
P의 집착이 L과의 끝을 조금 아쉽게 만들었다. L은 내가 공항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곁에 있고 싶어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푸잉들에게 나쁜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변명해본다. 사실 P에게 이것저것 선물을 하긴 했지만, 그녀도 내 취향이 아닌 티셔츠 세 장과 보스턴 뉴에라 모자를 사서 내 캐리어에 넣어두었더라. 바트로 지불한 금액은 잔돈 700바트가 전부였다. 이렇게 가면 내가 너무 진짜 강아지처럼 보일 것 같았다.
브로들, 전에 말했듯이 그녀는 업소녀였다. 물론 손님들과는 거의 잠을 자지 않는다고 하긴 하지만... 정오 12시 반쯤 무작정 P의 콘도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왜 바로 열어줘?"라고 물으니 "나 10시에 일어났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유를 묻자 밤새 내 메시지를 기다리느라 깊은 잠을 못 잤고, 내가 10시에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그때부터 졸음을 참았다고 했다. 괜히 왔나 싶기도 했다. 나는 P의 쿨함이 좋아서 내 스타일도 아닌 그녀를 만난 것이었는데...
그 이후로도 끊임없이 잔소리를 해대길래 그냥 키스를 해버렸더니 조용해졌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미 줄줄 흘러내리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침대로 밀쳐놓고 격정적으로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는 나에게 우유 양이 적다고 잔소리를 했다. 약간 각색해서 말했다. 소이혹 푸잉을 픽업한 것은 맞지만 같이 클럽 갔다가 그냥 잠만 잤다고 했다. 또 다음 날 소이혹 푸잉을 픽업한 것도 맞지만 피곤해서 잠만 잤다고 했다. 사실이니까... 물론 낮에는 침대에서 뭘 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니 화가 풀린 듯했다.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내 발로 그녀의 콘도에 들어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
30분만 더 자자고 하더니 2시간이나 더 자버렸다. 나도 지쳐 같이 숙면했다.
이번 태국 여행에서는 태국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머메이드3를 갔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레스트 더 스카이로 향했다.
음식은 생각보다 저렴했고 풍경은 끝내줬다. 다만 단맛이 너무 강했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역대 최악이었다. 그냥 블랙커피에 물과 얼음을 넣은 맛이었다.


카파오무쌉, 똠양꿍, 바질건새우볶음... 그 맛은 정말 일품이었다. 퀄리티도 훌륭했지만, 내 입맛에는 단맛이 조금 강하게 느껴졌다.

코란이 마치 가까운 친구처럼 다가왔다.

음식의 질은 뛰어났으나, 단맛이 조금 덜했다면 아마도 카페와 레스토랑 후기에 올렸을 것이다. 포토 스팟도 많고 프라이빗 비치도 있는 곳이라서 말이다. 하지만 내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후기에 올릴 수는 없었기에 그냥 넘기기로 했다. 다른 손님들은 후식만 즐기는 걸 보니, 그럴 가치가 있거나 단 음식을 좋아한다면 방문할 만하다. 아니면 사진 찍을 장소가 필요하다면 말이다.
갑자기 생각났다. 그녀에게 돈을 줘야 하는데 얼마를 줄까 고민하며 지갑을 열어보니 체크아웃하면서 바트를 리필하지 않았더라. (항상 만바트는 숙소에서 나올 때 리필하는데 깜빡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냥 손에 잡히는 천바트를 모두 주었다. 약 5천바트 정도였던 것 같다.
'숙소 가면 가방에 돈 조금 더 있어. 더 줄게.'라고 했더니 '괜찮아. 잘 쓸게.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바로 옆 건물 초콜릿 팩토리에 갔다.
'너 플랙스해.' '진짜?' '응' 진열된 미니초콜릿을 보며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하나씩 다 주세요 ㅋㅋㅋ'라며 재벌가 사람들처럼 물건을 사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미니초콜릿 16개와 치즈케이크, 아몬드 화이트초콜릿, 초코브라우니를 구매하고 테이블에 앉았다.
미리 계산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나는 천밧 넘게 나오자 그녀 P는 기겁을 하며 바 친구들과 나눠 먹으려던 계획을 접고 혼자 먹겠다고 말했다 ㅋㅋㅋ 그리고 앉아서 구입한 치즈케이크와 추가로 주문한 땡모와 파인애플 스무디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었다. '초콜릿' 팩토리에서 말이다 ㅋㅋㅋ

여기, 경치가 정말 멋진 곳이 있어. 한 번쯤은 꼭 가볼 만한 장소야, 친구들아. 태국 음식과 서양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고, 초콜릿 칵테일 같은 것도 팔더라고.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아서 리뷰는 못 하겠어. @니콜라스PD 네가 가게 되면 리뷰 좀 부탁해.
그녀가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다시 콘도로 돌아왔어. 도착하자마자 싱크대를 붙잡고 토를 하더라... 그래서 등을 두드려 주었지. 그리고 나서 마치 우리 어머니처럼 싱크대를 깨끗하게 정리하더라고.
잠깐 쉬라고 했는데 갑자기 양치를 하고 가글까지 하고 왔어. 양치 후 바로 가글하면 이가 상할 텐데... 같이 자자고 말했어. 그래야 잠이 올 것 같다고 하면서 너무 추우니 안아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순수하게 누워서 그녀를 안아주었는데 어느새 우리는 키스를 하고 있었어... 그녀를 위해 에어컨도 껐기에 우리는 땀에 젖으며 모든 걱정을 잊고 몰두했어. 그리고 열기에 취해 또 잠이 들었지, 서로를 꼭 껴안고...
잠시 눈을 붙이고 나니 공항에 갈 시간이 2시간 전이었어.
'나 다 토해서 미안해. 비싼 거 사줬는데...'
'괜찮아. 아픈 건 이해해.'
'근데 속을 다 비우니 배고파 ㅋ'
'그래 밥 먹자 ㅋㅋㅋ'
숙소 앞에서 아무 식당 겸 술집에 갔어. 게이나 여장남자가 서빙하는 걸 보며 '아, 여기가 태국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녀에게 따뜻한 국물 요리를 먹이고 싶어서 찜쭘을 주문했지만 안된다고 했어... 왜 메뉴판에 있는 건지 모르겠네.

리오 큰 병 하나, 팟타이꿍, 모닝글로리 볶음, 코코넛 치킨 수프를 시켰어. 맥주를 남기는 그녀를 보니 진짜 아픈 것 같았어.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그녀의 콘도로 돌아왔어.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니까...
'1시간 뒤 볼트를 불러서 공항 갈 거야.'
그러자 그녀는 그냥 나를 덮쳤어.
그렇게 그녀와 아마도 이번 생 마지막 사랑을 공항 시간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나누곤 짐을 챙겨 그녀는 집으로, 나는 공항으로 향했지.
그녀는 '씨유 어게인', 나는 '메이비? 올 낫?'이라고 속으로 삼키며 손만 흔들며 작별 인사를 나눴어.
공항에 2시간 10분 전에 도착했는데 사람도 별로 없는데 체크인하는 데만 1시간 걸리더라. 아마도 태국 특유의 느린 일처리와 중화권 항공사의 느긋함 때문일 거야...
다행히 환승을 하고 겨우 30분 연착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어.

짧은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 우리는 도시락이 그저 도시락일 때 가장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푸잉의 마음이 로맨스로 변하려 할 때, 과감히 끊어내야 합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먼저 로맨스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현명하니까요.
'브로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태국의 푸잉들에게 그 사랑을 받고 있지요.' 두 번 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태국에서 시작된 푸잉과의 사랑은 오고 가는 바트를 통해 공정하게 거래되고 있습니다.'
'브로가 태국 땅에 존재함으로 인해 푸잉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아시나요?'
'브로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절대로 로맨스에 빠지면 안 됩니다.'
'브로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입니다. 일반인 푸잉하고만 로맨스를 하세요.'
교회 다니는 믿음의 브로들,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