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이발소 푸잉과의 아름답지만 슬픈얘기 part 2

한달살기
2024.11.06 추천 0 조회수 2709 댓글 15

 

부제: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된걸까?


팡이와 나는 밤새도록 뜨거운 사랑을 나눈 것 같아. 

잠도 자지 않고 서로의 온기에 빠져들었어. 

모든 것이 너무나 좋았고,

 브로, 

정말이지 모든 게 완벽했어.
팡이가 나에게 언제까지 방콕에 있을 거냐고 물었어. 

나는 일주일 정도 여행 계획을 잡고 왔는데 벌써 이틀이 지나갔고 이제 5일 남았다고 했지.

 그러자 팡이는 휴가를 내겠다고 하면서 그 5일 동안 데이트하자고 했어.
나는 그렇게 하자고 말했고, 

우리는 막 시작한 연인처럼 달달하게 데이트를 즐겼어.

 영화 속 장면처럼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로 입을 닦아주고, 

얼굴만 봐도 웃음이 터졌어.

 한국에서는 여자친구와 해보지 못했던 데이트를 5일 동안 한 것 같아.
하지만 어느덧 시간이 흘러 5일이 금방 지나갔어... 

공항 가는 날 저녁, 

우리는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어, 

브로. 그런데 그때부터 팡이의 얼굴이 시무룩해졌어. 

팡이는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아쉽다며 곧 울 것 같은 표정이었지.
나는 팡이를 옆에서 안아주며 달래줬어... 

브로, 

나도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일단 팡이를 위로해야 할 것 같았어.

그래서 다시 금방 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했지. 

그러자 하루만 더 같이 있어줄 수 없겠냐며 눈물을 보였어...
그렇게 펑펑 울기 시작한 거야... 

나는 계속해서 팡이를 위로하며 곧 다시 올 테니 울지 말라고 부탁했어...

 팡이는 알겠다면서 공항까지 함께 가주겠다고 했지만, 

나는 공항에서 헤어진다면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냥 오늘은 여기서 헤어지고 호텔에서 혼자 바로 공항으로 가겠다고 했어.
팡이는 알았다며 또 울기 시작했어... 

브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나는 남자니까 계속 안아주며 위로했지...

 한참 후에야 팡이가 울음을 그치고 내 입술에 입맞춤을 해준 후 집에 가겠다고 했어...
우리는 길거리에서 헤어졌는데,

 나는 내 뒷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어서 팡이에게 먼저 가라고 했지. 

팡이는 알겠다며 먼저 갔고,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보며 눈물을 닦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
팡이가 보이지 않을 때쯤 나도 호텔로 향하는데 그때부터 참아왔던 눈물이 쏟아지는 거야...

 누군가 남자의 눈물은 뜨겁다고 하지 않았나...

 정말 길거리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
호텔까지 5분 거리인데 걸으면서 너무 슬퍼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지...

 호텔 들어가기 전에 눈물이 그치길 바랐지만 마음대로 되질 않았어...
계속 울고 있으니 어떤 분이 괜찮냐고 물었더라구... 

난 진정을 하고 호텔에 들어갔는데 오늘은 팡이가 없으니 허전하고 공허한 마음뿐이었어...
그래서 또 눈물이 나오더라구... 

호텔 방 안에서 한참을 또 울었지... 

어느덧 공항 갈 시간이 되어 체크아웃하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갔는데...
공항 가는 길이 왜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더라구... 

방콕과 팡이를 생각하면서 중간중간 훌쩍이며 공항에 도착했지...
공항 도착 후 팡이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는데 핸드폰 속 그녀의 얼굴은 퉁퉁 부었던 거야...
얼마나 많이 울었길래 저렇게 부었을까 싶었지...

 하지만 그녀는 퉁퉁 부은 눈으로 웃으며 

"비행기 잘 타고 한국 도착하면 자주 연락해 줘. 난 항상 이 자리에서 오빠를 기다릴 테니 시간 생기면 꼭 와줘" 

라며 말을 이어갔어.
그리고 우리 자주 연락하자며 예쁜 사랑하자는 말에 나도 알겠다고

 답하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지...
우리는 매일 영상통화를 하면서 하루 일과를 얘기하곤 했는데 언어가 달라 대화가 잘 안 돼도

 핸드폰 속 서로의 얼굴을 보며 그냥 웃는 날들이 많았던 것 같아...
우리는 그렇게 장거리 커플이 되었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를 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아니, 사실 며칠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일주일도 채 안 되었을 때, 

나는 핸드폰을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 

왜냐하면 예전에 가입했던 카톡 오픈톡방에서 태국 여행 정보를 얻으려고 들어가 있던 방에 누군가 사진을 올렸기 때문이다.
그 사진은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올린 것이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팡이었다. 

나는 두 번 세 번 다시 확인했다.

 팡이가 아니길 바라면서 다시 보았지만, 

그녀가 맞았다.

 나는 그 사진을 캡처해 팡이에게 보내며 물었다. 

"이게 뭐야?" 

그러나 팡이는 메시지를 읽고도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았다.
나는 계속해서 추궁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제는 아예 읽지도 않는 듯했다. 

차단된 것 같았다. 

라인으로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일주일도 안 돼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건가?

믿기 어려웠다.
회사에 가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밥도 먹히지 않았다. 

분명 배고픈데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6일 정도 지났을까? 

나는 팀장님께 휴가를 신청한 후 태국행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팡이를 만나기를 희망하며, 

그녀에게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였다. 

비행시간 5시간 30분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팡이를 만나면 어떤 것부터 물어볼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화를 낼까? 

이런저런 생각 끝에 결론을 내렸다. 

팡이 얼굴을 보고 좋게 보내주기로 마음먹었다.
어릴 적 부모님께 배운 대로 사람과 사람이 헤어질 때는 얼굴을 보면서 헤어지는 것이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기에,

얼굴을 보며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하라고 말하고 헤어지기로 결심했다.
호텔에 새벽 2시쯤 도착했지만 마음이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걷고 싶었는데 어느새 팡이가 일하는 이발소 앞에 서 있었다. 

영업시간이 끝나 굳게 닫힌 문을 한참 바라본 후 호텔로 돌아와 이발소 오픈 시간에 맞춰 가기로 했다.
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새벽 6시까지 버텼다.

 그러다 눈이 감겼다가 다시 떠보니 6시 10분이었다.

 시간이 흘러 이발소 오픈 시간에 맞춰 준비를 했다. 

마지막 모습이라 가장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정말 멋있게 하고 이발소로 갔다.
도착하니 예전에 나를 보며 웃어주던 직원들이 모두 눈길을 피하고 자리를 피했다. 

사장님께 팡이를 잠시 볼 수 있냐고 물으니 손님 때문에 바쁘다고 하셨다.

 그래서 밖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많은 생각을 했다.
1시간 후 다시 이발소로 갔더니 사장님은 갑자기 휴가를 내고 집에 갔다고 하셨다.

 나와의 관계를 물으셔서 전 여자친구였다고 말씀드렸다. 

다른 남자가 생긴 것 같아 잘 만나라고 말하려 왔다 했더니

 사장님은 많이 아프셨겠다고 위로해 주셨다.
사장님은 팡이와 연락되냐고 물으셨다. 

차단당한 것 같아 연락되지 않는다고 하자 본인이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셨다.

 잠시 기다려 달라며 팡이에게 메시지를 보내셨다.
잠시 후 사장님은 메시지를 보여주셨는데, 

저녁밥 먹으며 면담하자는 내용이었다. 

이에 팡이는 알았다고 답장이 왔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본인도 사랑의 상처를 겪어본 적이 있어 그 마음을 이해한다며 힘내라고 하셨다.

 저녁 7시에 식당 위치를 알려주시면서 그곳으로 가보라고 하셨다. 

일부러 사람이 많지 않은 식당에서 약속을 잡았으니 

잘 이야기하고 힘내라는 따뜻한 말씀도 덧붙여주셨다.
그때는 너무 불안하고 혼란스러워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발소 사장님이 얼마나 나를 배려해주셨는지 깨달았다. 

만약 이 글을 보고 계신다면 이제라도 고맙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방콕에 가면 꼭 선물을 들고 찾아뵐 것이다.
저녁 7시가 되어 식당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팡이가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날 보자마자 놀라며 나가려고 하는 걸 붙잡고 마지막으로 맛있는 밥이라도 먹고 가자고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을 테니 그냥 밥만 먹고 헤어지자고 하니 팡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자리에 앉아 음식을 주문하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마치 낯선 사람이 내 앞에 있는 것처럼 어색했다. 

팡이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나는 구글 번역기를 켜서 장문의 글을 번역해 보여주었다.
그 내용은 우리가 함께했던 7일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들이었으며, 

지금 만나는 남자를 꼭 행복하게 해주라는 것이었다. 솔직히 너를 붙잡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네가 만나는 남자가 상처받을 수 있으니 웃으며 보내겠다고 했다. 

팡이는 번역된 글을 읽더니 눈물이 맺혔다가 먼저 간다고 했다.
팡이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봤다. 

공항에서 뒤돌아보던 모습과 달리 이번에는 한 번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팡이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호텔로 돌아와 음악을 틀고 술을 마셨다. 

그리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팡이에게 라인과 카톡 모두 차단당했지만 술김에 무작정 전화를 했었다.

 당연히 받지 않았다.
팡이의 마지막 모습, 

고개 숙인 모습, 

그리고 돌아보지 않고 떠난 모습을 생각하며 잠들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아침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걸었다.

 발걸음이 팡이가 일하는 이발소로 향하는 것을 깨닫고 다른 길로 걷기 시작했다.

 한참 걷다 보니 티셔츠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쌌다. 

더 이상 여기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비행기표를 앞당겨 변경했고 바로 공항으로 갈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때 라인 메시지가 왔다.
누구일까 하고 확인하니... 팡이였다...
브로들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3부도 빨리 작성해서 마무리할게 브로...

 다시 생각하니 이 글을 쓰다가 눈물이 글썽이기도 했어... 

좀 쉬었다가 내일 3부 작성할게... 

고마워 브로들... 

난 잠시 캔맥 하나 먹어야겠어... 

팡이를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못 잊었나 봐... 

팡이와 함께했던 7일이 아직도 생생하다니...

 

 

팡이 이발소 프로필 사진을 봤어,

 브로. 얼굴을 가렸더라...

 브로. 만약에 혹시라도 이발소에서 팡이를 만나게 되면, 

아무 말 하지 말아줘. 

팡이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야.
3부에서 왜 그런지 얘기해줄게...
그럼, 브로들! 

오늘 멋진 주말 보내자구!!

 

한달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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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하 역시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자연히 ㄷㄷㄷ

그래도 사장님이 진짜 좋은 분이셧네요

하 진자 씁쓸하네

역시 푸잉이 답네요

브로 너무 슬퍼서 울컥했어. 브로가 팡이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것같아. 그래서 더 울컥했어. 브로 힘내 브로는 이번일로 인해 더욱 성숙해졌을거야! 술 조금만 먹고 힘내 브로!!

허.... 눈물나네요

아. 브로..
더 나은 사랑을 찾으시길 진심으로 바래

씁쓸하네

하 가슴이 아려온다

슬프지만 안녕... 또르륵 ㄷㄷㄷㄷ

씁슬하네요...

정성스런후기 잘보고갑니다

하 아프네 진짜

형도 아프고 보는 나도 아프고 ㄷㄷㄷ

사장님 진짜 좋은 분이군요
시작은 드라마처럼 아름다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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