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5성급 G 호텔 후기
지난 1월, 회사 임직원들과 함께 4박 5일 일정으로 하노이에 다녀왔습니다. 워크숍 내용과 여행기를 이전처럼 하나하나 순차적으로 풀어볼까 하다가, 그렇게 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 대신 이번에는 주요 포인트만 추려서 간결한 옴니버스 형식으로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머문 곳은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5성급 *그랜드 플라자 하노이(G. 호텔)*입니다.

5성급이라니, 시작부터 감탄했습니다. 회사 임원 중 한 분의 친구분께서 하노이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시는 교민이라 이 호텔과도 연계가 좀 있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숙박비에 지인 특별 할인이 적용되어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머물 수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워크숍에 참가한 14명 전원이 1인 1실로 숙박하게 된 점이었습니다. 이게 진짜 특혜였죠!
물론 참가자 구성은 임원급이 절반 정도를 차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1인 1실로 통일된 것 같습니다. 상무님, 전무님 같은 높은 분들이 2인 1실에 머무시는 건 좀 체면이 안 서겠죠. (덕분에 저희 같은 부장, 차장들도 묻어가며 호사를 누렸습니다. 에헤라디야~ 참 좋았습니다.)

웅장한 호텔 로비 한쪽 벽에는 여러 사진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라, 저건 혹시 박항서 감독님? 바로 알아볼 수 있더군요. 알고 보니 이 호텔의 오너가 한국인이셨습니다. 참빛 그룹의 고(故) 이대봉 회장님이라고 하더군요. 이미 별세하신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진 속에서 반갑게 마주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습니다. 박항서 감독님, 고 이 회장님, 그리고 또 한 분까지… 사진 속 모든 분들의 헤어스타일(?)이 어쩜 그렇게 닮았던지요.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비슷해서 혼자 풉 하고 웃음이 났습니다. 흠칫 한참을 보다 늦게야 걸음을 옮겼습니다.

내가 이번에 묵은 객실은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지낸 호텔들은 대부분 3성급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가성비가 좋다 보니 주로 그런 호텔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5성급 호텔을 예약해 보았다.
물론 호텔이 지어진 지 꽤 된 듯해서 인테리어는 살짝 오래되고 구식 느낌이 났지만, 실내 공간은 예상외로 정말 넓었다. 침대도 슈퍼 킹사이즈라서 가로로 누워도 공간이 남을 정도였다. 이렇게 넓은 방을 혼자서 쓰다니, 내 생애 처음 겪는 호사였다.


욕실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넓었고, 몸을 푹 담글 수 있는 욕조가 따로 준비되어 있었다.

거기에 다양한 어메니티와 함께 전자식 자동 비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베트남 호텔이나 아파트에서는 수동 호스 비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 점이 새삼 인상적이었다. 수압이 강력하긴 하지만 가끔 너무 강해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훨씬 편리했다.
객실에 짐을 풀고 따뜻한 물을 욕조에 채워 피로를 풀었다. 수압이 얼마나 좋은지 순식간에 뜨끈한 물이 차올라 기분이 좋았다. 여행 첫날, 도착하자마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느꼈던 짜릿한 상쾌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그 순간, 과거 어르신들이 목욕탕의 뜨거운 물에서 "아이구, 시원하다"라고 외치던 모습이 이해가 갔다. 나도 모르게 비슷한 감탄이 나왔는데, 웃기기도 하고 어딘가 쓸쓸하기도 한 기분이 들었다.
호텔 내부 시설도 알찼다. 헬스장, 수영장, 사우나, 여러 레스토랑과 주점, 마사지숍까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었다. 심지어 카지노까지 있어 굳이 호텔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다양한 즐길 거리를 누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호텔 안에 규모 있는 대형 마켓(?)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꽤 많이 베트남을 다녔다고 자부했지만, 5성급 호텔에 이렇게 큰 마켓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게 느껴졌다.
호텔 내 마켓 방문기는 다음에 더 자세히 소개하겠다.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