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K] ENFP. 태초에 유전자가 여행 기질(Addicted to travel) -8
새장국을 경험하고 다음날이 되다

치앙마이에서 방콕으로 넘어오면서, 나는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마사지의 종주국에 와서 두 번째 마사지를 받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야 그 기회를 잡게 되었고, 여행의 피로를 푸는 데 이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왜 그렇게 마음이 급했는지 모르겠다.

Raku 스파 방콕은 매우 추천할 만하다. 마사지사가 너무 어려 보여서 미성년자인 줄 알았는데, 25살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의 실력에도 두 번 놀랐다. 마지막 날이 아니었다면 그녀의 연락처를 꼭 따냈을 것이다.

혼자 점심을 먹고 동네를 구경하던 중, E에게서 갑작스러운 메시지가 왔다. '나를 한 번 더 보고 싶어?'라고 물었더니, '그러고 싶은데 오늘 약속이 있어... 언제까지 태국에 있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몇 번이나 내가 언제까지 있을 거라고 말했는데도 불구하고, 푸잉 특유의 답답함은 여전했다. E와는 작별이다.
또 다른 푸잉과는 오랜 시간 어플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LINE으로 넘어가 꽤 많은 통화를 했었다. 앞으로 그녀를 F라고 부르겠다. 우리는 영상통화도 몇 번 했기에 마지막 날 만나기로 했다. 내 호텔 근처로 온다고 해서 고마웠다. 피곤했기 때문이다.

전날 피자를 먹었던 Arno's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 날을 새장에서 보내는 것은 조금 아쉬웠기에, 이쁘지는 않아도 안전한 F를 만나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왜 진작에 말을 하지 않았을까? 짐빔 반병도 못 마시고 있었는데 말이다. D와 그의 친구들과 놀 때 Park Terrace에서 주문했던 리젠시 두 병이 호텔에 남아있었지만, 수화물에 넣어가면 되니 괜찮았다.
F는 나보다 한 살 연상인 돌싱 푸잉이었지만 착했고, 영상 통화할 때보다 실물이 더 귀여웠다. 밤 10시 45분, 호텔에서 술을 몇 잔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피곤했다. 다음 날 출근해야 했던 F는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길 원했다. 그래서 서둘러 카마그라를 생략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급하면 늦게 끝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몸매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나름대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허리를 잘 움직이는 것이 좋았다. 오랜만에 힘들이지 않고 관계를 가졌던 경우였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밝았다. 오전에 일어나 구글맵을 뒤져 마지막 변마를 경험해보자며 Adict Massage로 서둘러 이동했다. 프롬퐁 변마거리는 처음 가봤는데 크진 않은 골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곳들이 몰려 있었다. 그 중 가장 구석에 어딕트가 있었다. 지나갈 때 호객 행위가 엄청났지만 역시 어딕트에는 사람이 북적였다.
손님이 들어가면 복잡한 와중에도 체계가 잘 잡혀 있어 예쁜 마담이 종을 울리고 선택을 도와주기 위해 소파 옆에 앉았다. 그녀는 가슴이 컸으나 수술한 것이었고, 다른 이는 일한 지 얼마 안 됐다며 설명했다(일요일 낮인데도 총 30명 정도의 아가씨들이 있었다). 모델 라인의 애들은 가격이 조금 더 비쌌지만 나는 외모를 보지 않으니 상관없었다. 결국 60분 일반방으로 해서 ฿1,600을 냈던 것 같다.
30분짜리도 있으니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브로들에게 추천한다. 전날 갔던 666클래스보다 훨씬 나았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탈의를 하고 샤워부터 시작했다. 동남아 스타일로 문질문질하며 샤워 도중 BJ로 우선 긴장을 풀어주고 엉덩이를 부비부비했다.
그 후 좁은 침대로 가서 본 게임에 들어갔는데 역시 나는 콘돔을 끼면 끝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해도 되냐고 물어봤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겉모습은 서글서글하지만 강단 있는 친구였다.
결국 열심히 그녀가 손으로 땀이 비오듯 떨어질 때까지 흔들어줬지만 마무리는 못 했다. 토닥토닥하며 100밧 팁으로 주었다.
전전편에 등장했던 겸이와 숙달에서 삼겹살을 먹으며 찍었던 부메랑으로 이번 이야기를 마무리하려 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쉽지만, 첫 여행 때 느꼈던 슬픔과 후유증은 이제 사라진 듯하다. 그만큼 태국을 방문하는 마음도 안정되었다고 할까? 하지만 설렘 또한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사람 사는 모습이 비슷한 나라지만, 까올리 버프와 이 나라의 문화, 유적지, 음식, 사람들 덕분에 계속해서 찾게 되는데, 더 이상 신나는 느낌이 덜해져 조금 센치해진다.
A부터 F까지 총 6명의 일반인 푸잉과 워킹걸(겸이) 한 명, 그리고 변마 및 나나플라자와 함께 했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치앙라이/마이, 방콕 여행은 여기서 끝이다.
이제 다음 여행을 기다리며 나는 또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 이렇게 글로나마 나와 함께 여행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