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딱 모쏠아다 파타야 여행기1
어느새 불혹에 접어든 모쏠아다입니다.
이 이야기는 2025년 설 연휴, 제 생일에 있었던 여행의 기록입니다.
### 1일차: 방콕으로 향하다
오늘이 제 생일이었지만, 솔직히 생일보다 더 설렜던 건 태국으로 떠나는 날이었다는 점입니다.


설렘을 안고 새벽에 집을 나서 인천공항에 도착했고, 오랜만에 저가 항공이 아닌 기내식을 맛볼 수 있는 항공편을 탔습니다. 이번엔 방콕으로 가는 여정이었죠.
기내식은 생각보다 훌륭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비행하니, 시간도 금방 지나갔습니다.

특히 이번 여행은 늘 저녁 비행기를 타고 늦은 밤에 도착해 어쩔 수 없이 택시를 이용하던 과거의 경험과 달랐습니다. 3시라는 비교적 적당한 시간에 공항에 도착한 덕분에, 미리 예약해둔 공항버스를 타고 파타야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 공항버스, 그리고 첫 번째 관문
파타야로 가는 공항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비용 차이에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택시를 타면 최소 1,000바트는 들어야 하는 거리인데, 버스비는 단 140바트,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170바트 정도였습니다.
다만 캐리어가 두 개라 추가요금 20바트를 내야 한다고 했지만, 그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버스에 올라타니, 승객 중 한국인은 저 혼자더군요.
버스는 가볍게 "래우래우" 소리를 내며 달렸고, 어느새 파타야 정류장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 파타야 정류장의 일촉즉발 상황
정류장에서 내린 뒤, 숙소까지 가기 위해 볼트를 부르려 했지만, 주변 오토바이 기사들이 갑자기 몰려왔습니다. "여긴 볼트나 그랩 금지 지역이야!"라며 온갖 말을 쏟아내더군요.
그러면서 썽태우(공용 픽업 트럭)를 이용하면 호텔까지 데려다줄 텐데, 다만 사람들이 모여야 하니 최소 1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오토바이를 타면 바로 갈 수 있지만 가격이 꽤 비쌀 거라며 으름장을 놓더군요.
처음엔 속는 셈치고 조금 걸어가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고민했지만, 택시비를 아낀 것도 있고 빨리 숙소에 가자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오토바이를 선택했죠. 하지만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 오토바이 위의 충격적 이동
저는 단순히 일반 자동차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제 캐리어 중 하나를 운전석 앞자리에 억지로 끼우고, 나머지 하나를 제 무릎 위에 얹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와 저 사이에서 고정시키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잘 잡고 있어."
속으로 "이게 말이 돼?" 싶었지만 이미 출발한 이후라 어쩔 도리가 없었고, 무릎 위의 캐리어를 꽉 잡은 채 머릿속에는 온갖 후회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놀랍도록 아찔했던 순간이었달까요?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비슷한 사진이 하나도 안 나오네요. 빨간 게 제 몸, 그리고 검은 건 캐리어입니다. 저렇게 캐리어 두 개와 제 몸까지 모두 오토바이 한 대에 실었어요. 정말 무겁고 힘들게 호텔까지 도착했는데, 요금을 물어보니 200바트라 하더군요. 걸어서 20~30분 정도 거리밖에 안 되는 가까운 거리였는데도요. 이건 뭐, 도둑놈들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첫날이니 그냥 "하..." 한숨만 내쉬며 아무 말 없이 요금을 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문으로 유명한 KTK 호텔이었어요. 방이 넓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후다닥 짐을 풀고 나니 시간이 대략 6시쯤 됐습니다. 파타야에 오면 늘 첫 끼로 챙기는 제 최애 스테이크집인 아르노로 서둘러 이동했죠.

혼자 조촐하게 생일 저녁을 맛있게 먹으면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고, 그 뒤에는 육거리에 들러 즐겁게 한잔했습니다. 그러다가 미리 연락 주고받았던 한 푸잉과 대화가 이어졌는데, 오늘이 제 생일이라고 하니 어디 가고 싶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가든168에 가자고 했습니다. 언제쯤 올 수 있냐고 물었더니 시간이 좀 걸린다길래, 육거리에 조금 더 머물며 한잔 더하다가 8시 반쯤 가든168로 향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면 가든168이 사람들로 꽉 찰 걸 알기에 미리 자리를 잡으러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조금 지나니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지면서 앞에 줄까지 서더군요. 이미 스테이크를 배불리 먹었기에 쏨땀 하나와 리젠시를 시켜놓고 느긋하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푸잉이 오질 않아서 ‘어디냐’고 물어봐도 준비 중이라는 말만 하더라고요. 그렇게 한 시간을 넘겨서야 간신히 도착했습니다.
그 사이 혼자 이곳저곳 둘러보니, 전에 왔을 때보다 남남 녀녀 파티가 많아진 게 눈에 띄더군요. 이제는 아베크족뿐만 아니라 헌팅이나 워킹 목적으로 온 사람들도 많아진 듯했습니다.

특히 까올리 형님들도 많이 보였어요. 잘생긴 젊은 까올리 형님들이 푸잉들을 겨냥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도 보였죠. 반면 저 같은 존못 파오후는 설 자리가 없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다가 드디어 푸잉이 친구와 함께 도착했는데, 생일이라고 꽃까지 선물해주더군요! 이 순간 진짜 아주 행복한 하루살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꽃도 받았겠다, 먹고 싶은 거 다 주문하라고 권하면서 능혹뺏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푸잉과 동행했던 친구가 파트너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헤매길래 제가 도와줘서 결국 잘생긴 까올리 형님과 연결해줬는데, 끝내 돈 문제로 제대로 이어지진 못하더라고요.


아무튼 그렇게 능혹뺏에서 휩싸인 행복한 시간 속에서 생일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