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의민족
태국

첫 방타이 후기 마지막편, 마지막으로 즐긴 여유로운 파타야를 푸잉과 함께.

샤이울프
2025.01.17 추천 0 조회수 2760 댓글 9

 

음악을 틀었다. 내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곡들을 들으며 분위기를 채웠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꼭 안아주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녀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거였는데, 번역기를 돌려야 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을 제외하고는 정말 좋은 밤이었다. 그렇게 그녀를 꼭 안은 채로 잠이 들었다.

F는 자는 동안 엄청 땀을 흘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꼭 붙어서 새근새근 코를 골며 잠들어 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더운 건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함께 잤다. 눈을 뜨고 보니 아침까지 내 품에서 여전히 그녀가 잠들어 있었다. 내가 먼저 그녀를 gently 깨웠고, F는 씻고 나와서 함께 호텔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F가 볼트를 호출했다.

사실 그녀에게 300밧을 주려고 생각했는데, 뭔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돈을 주는 게 마치 우리 사이가 거래로 느껴질까 걱정돼서 결국 주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F를 보내고 방으로 들어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태국에서의 마지막 날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짐을 싸던 중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 밥이라도 먹이고 보낼걸." 갑자기 아차 싶은 마음에 급히 연락해 어디에 있는지 물었고, 점심이나 같이 먹자고 했다.

 

 

다행히 그녀는 알겠다고 하며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고, 나는 짐을 모두 챙겨 체크아웃을 마친 뒤 F를 기다렸다.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함께 마지막 식사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셨다. F가 돌아갈 시간이 다가와서 스타벅스를 나섰고, 그녀가 이렇게까지 다시 와준 게 고맙기도 해서 500밧을 준비했다. 볼트(차량 호출 서비스)가 도착했을 때 그 돈을 건넸지만, 그녀는 받지 않고 되돌려주며 차에 올랐다. 그렇게 태국에서의 마지막 푸잉과 작별했다.

친구도 자신의 푸잉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우리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공항으로 향했다. 마지막 날에는 친구와 함께 비치가 보이는 바에서 맥주를 마시고, 해변 의자에 앉아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남자 둘의 이런 여행 이야기는 대부분의 브로들이 흥미로워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넘어간다. 킥킥.

이렇게 나의 첫 방타이 여행은 끝이 났다. 돌이켜보면 아쉬운 순간도 있었고 정말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다. 태국이라는 나라를 깊이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나라 사람들이 보여준 친절함과 여유로움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태국을 잊지 못하고 있고, 다시 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다. 하하.

나도 여기저기 여행은 많이 다녀봤지만, 이번 방타이 여행 후처럼 감정적으로 요동쳤던 적은 태국이 처음이다. 사실 2017년에 업무 때문에 파타야에서 약 일주일 정도 머문 적이 있는데, 그땐 정말 일만 하다가 끝났다. 아무런 즐거움도 느끼지 못했던 기억이다. 하지만 이번 방타이는 내 인생 최고의 여행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푸잉들과의 만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내가 아직 젊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는 점, 그리고 마치 젊음을 되찾은 듯한 환상을 경험했다는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또, 무엇을 하든 즐기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스스로에게 하게 됐던 것도 큰 의미였다. 이런 경험들이 한국으로 돌아온 내 삶에 조금이나마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 같다.

아, 그리고 이쯤에서 내가 만났던 푸잉들을 한 번 정리해볼까 한다.

첫날 고릴 푸잉,  
둘째 날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던 B 푸잉,  
셋째 날 제인과 xoxo 푸잉,  
넷째 날 나를 질투심에 빠뜨렸던 C 푸잉,  
다섯째 날 나를 하늘로 날아오르게 한 D 푸잉,  
여섯째 날 인도 느낌을 물씬 풍기던 판다 푸잉,  
일곱째 날 함께 데이트를 즐긴 E 푸잉,  
여덟째 날 언니 같은 포스를 뽐내던 G 푸잉,  
아홉째 날 스리라차에 살고 있던 F 푸잉.  

A 푸잉과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어서 생략하기로 했어.

이렇게 9박 10일 동안 나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줬던 푸잉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그 기간 동안 정말 놀랍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던 태국은 감히 어메이징하고 햅삐한 곳이었다고 말할 수 있지. 지금 이렇게 후기를 정리하다 보니 그때의 요동치던 감정들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지만, 다시 떠나고 싶은 마음만큼은 억누르기가 어렵네.  

사실 2월에 또 가볼까 하고 타이밍을 재보고 있지만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야.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도 여행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 압박감이 정말 크거든. 그런데 웃긴 건 태국에 다녀온 이후 내가 여자친구에게 더 잘해줬다는 거야. 갑자기 다정해진 이유가 뭐냐고 묻길래 태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모른 척 얼버무렸지. 그래서 요즘은 조금 시크하게 행동하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어.  

어쨌든 이제 이 후기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네. 이렇게 긴 이야기를 끝내려니 아쉽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해. 물론 조금 지루했을 수도 있는 이 긴 후기를 끝까지 읽고 댓글 달아준 브로들에게 정말 고마워! 다음번에 방타이에 다시 가게 된다면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로 돌아올게.

아, 맞다! 며칠 전에 파타야를 같이 다녀왔던 친구한테 전화가 왔거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구가 갑자기 이러는 거야.  
"내가 진짜 괜찮은 곳을 찾았어."  
"뭐야, 또? 파타야보다 괜찮은 곳이 있어?"  
"아직 때가 묻지 않았어. 까올리 버프 100%에 여전히 순수함과 낭만이 남아 있는 곳이지."  
"뭐? 그런 낙원이 파타야 말고도 또 있어?"  
"그곳의 여자들은 파타야 푸잉들보다 더 순수해, 친구. 빨리 가야 해, 더 늦기 전에."  
"그래서 그곳이 어디인데?"  
"라오스."

댓글 9


브로도 다음은 라오스 인가 ㄷㄷ

고릴라 푸잉이 짱짱 맨인듯 ㅋㅋ

다음달에 바로 또 ㄷㄷ

어려지고싶어요
새로운 개척인가

도시락 작업 끝낫네요

누가 마중 나올지

고릴라만 아님 땡큐죠 ㅋㅋ

내상 없는 일정 이엿네요

내상없는게 최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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