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여행] Episode2/1 -잊지못할 발코니 추억 & 중국인과 다툼

※ 멋진 발코니 전망!!
점심쯤에 깨워서 같이 밥 먹으러 가자고 했더니, 더 자고 싶다길래 뽀뽀 한 번 해주고 혼자 나가서 밥을 먹었어. 돌아와서는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방에 들어와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거울 앞에서 몸을 살펴봤지. (운동 후 거울 확인은 남자들의 기본 루틴이라며)
그때 "S"가 속옷만 입고 방에 들어왔는데, 놀랍더라. 탄탄한 몸매, 잘록한 허리, 그리고 매끄러운 곡선이 돋보이는 골반까지... 진짜 완벽한 S라인이었다.

※ 실제로는 이것보다 조금 더 날씬했어.
뒤에서 양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며 엉덩이를 두드렸지.
이 친구랑은 정말 코드가 잘 맞아서 뭐만 해도 서로 계속 웃음이 터져.
(개그, 대화, 장난, 운동 등 뭐든지 말이야.)
운동을 과하게 했던 탓에 힘을 다 써버리기도 했고, 오늘 저녁 컨디션을 위해서 그녀와 샤워만 같이 하고 침대에 누워 이야기를 나눴어.
그녀는 부모님이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하시고 본인은 우돈타니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다가 한 달 전에 파타야로 왔다고 하더라.
그녀가 가족 사진과 자라온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진을 보여줬는데, 외동딸로 유복하게 자란 것 같았어.
고향 집도 정말 으리으리하더라. 그런데 이상하게 이 친구에게 외로움이 느껴졌어.
현재 "S"는 파타야에 있는 아*** 콘도에서 혼자 살고 있고 어디에 정착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어.
부모님의 도움 없이 자립해서 살고 싶다는데, 그 마음이 조금 애틋했어.
[2일 차 오후]
아무튼 "S"는 오늘 저녁에 가든 168에 같이 가자고 연신 졸랐어.
5분에 한 번씩 스무 번은 넘게 말하더라. 앵무새냐 뭐냐 싶었지 ㅋㅋ
결국 아, 알겠다고 해줬어.
사실 2일 차에는 팬더 클럽도 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 가고 파타야 여행은 끝났어. 너무 아쉽더라. ㅠㅠ
그리고 가든에서는 중국 친구들과 싸움이 붙기도 했어...
밤 9시쯤 가든에서 "S"와 그녀의 언니를 만났는데, "S"와 나는 작전대로 그녀 언니와 상대를 이어줬어.

다행히 내 친구랑 언니가 서로 마음에 들어한 것 같아.
처음에 이렇게 시작된 거였어.
나: 그거 알아? 내 친구 흑염룡 진짜 커.
언니: 진짜? ㅋㅋㅋ
S: 언니는 원래 큰 사람이 이상형이잖아. ㅋㅋ
나: 오, 진짜? 잘됐네. ㅋㅋㅋ
친구: ???? (태국어 몰라서 멍하게 있음)
나: 이따가 밤에 확인해봐. 너 진짜 죽을 수도 있어.
언니: ㅋㅋㅋ 무섭다?
S: 너희 오빠보다 더 커?
나: 나랑은 아예 비교도 안 돼. 진짜 엄청 커.
S: OMG, 언니 큰일 났다.
근데 솔직히 나도 내 친구 흑염룡을 본 적은 없어. 친구가 "여자들이 자기 흑염룡 크다고 많이들 얘기한다"고만 했거든.
어쨌든, 언니가 친구한테 좀 더 관심 가지게 하려고 약간 과장 섞인 말을 한 거였어. ㅋㅋ

무튼 그렇게 게임하고 춤추며 오늘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S"가 10미터쯤 떨어진 중국인 3명과 트렌스젠더 4명이 앉은 테이블을 가리키며 격한 욕을 하기 시작했지. 평소엔 귀엽기만 했던 그녀가 아주 찰진 욕설을 쏟아내더라고.
알고 보니 파타야에 와서 처음 사귄 남자친구가 중국인이었는데, 사귄 지 며칠 안 지나 그 남자가 매일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하더라. 심지어 "난 트렌스젠더도 좋아해, 다른 여자 만나는 게 더 좋으니 헤어지자"고 말했다더군. 결국 S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몇 대 때리고 헤어졌다고 해.
그날도 그러한 상처가 떠올랐는지, 실제로 그 남자가 트렌스젠더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자 폭발해버린 거야. 아무래도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우리 모두 자리를 뜨기로 하고 택시를 부르러 갔어.
그런데 나가면서 S가 또 전남친과 트렌스젠더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거야. 하... 다 알면서도 굳이 그 자리에 있는 모습은 정말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결국 사건이 터지고 말았어. 내가 택시를 부르는 사이, 친구가 "야, 큰일 났어! 빨리 잡아!"라고 외쳤고, 나도 급히 뛰어갔지.
S는 이미 전남친의 테이블로 달려가서 웃고 있는 그의 얼굴에 싸대기와 주먹을 날리고 있었어. 우리끼리 "싸울 준비하자"며 긴장했지만, 의외로 전남친이 아무런 대응을 못 해서 우리까지 나설 필요는 없었어. 상황은 가드들 덕분에 빠르게 마무리되고 우리는 택시에 무사히 올랐지.
그날 밤, 우리는 어제 S와 함께했던 발코니에 다시 모였어. 과일 소주와 위스키를 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S가 울면서 "진짜 더 팼어야 했는데..."라며 울분을 토해냈어. 언니가 "그 정도면 충분해, 괜찮아"라고 달랬지만, S는 "아니야! 저 사람들과 트렌스젠더까지 줄줄이 세워놓고 한 대씩 때렸어야 했는데..."라고 더 울더라.
우린 분위기를 풀려고 농담도 던졌어. "다시 갈까? 이번엔 우리가 대신 때려줄게!" 그러면서 모두 웃었지. 하지만 S는 속상한 마음이 쉽게 풀리지 않는지 눈물을 계속 흘렸고, 결국 우리는 30분을 들여 그녀를 진정시켜야 했어.
이후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S가 무에타이를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녀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다음에 한판 붙자"는 얘기까지 하며 분위기를 풀었어. 추워진 밤공기 탓에 방으로 들어와 짐을 정리하기로 하고, 씻은 뒤 침대에 누워 S를 위로하며 밤을 마무리했어.
S는 여전히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었지만, 그날 밤만큼은 우리에게 의지하며 작은 새처럼 꼭 붙어 있었지.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온기를 나누며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들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