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여행기] 치앙마이 C 푸잉 집에서 시작된 여행♥ - Episode1
2월 중순, 네 번째 여행을 떠나기 전에 잠시 시간을 내어 세 번째 여행의 기억을 정리하려 해. 이번 여행은 5일 동안 아는 형님 두 분이 태국 가이드를 부탁해서, 대략적으로 투어 일정을 계획한 후 파타야로 출발했어. 주된 목적은 형님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요청을 최대한 맞춰 드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형님들을 케어하고, 숙소까지 모셔다드리면 나만의 짧은 자유 시간이 생겼어. 오늘은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생긴 개인적인 추억을 공유하려고 해. 형님들과 소이혹, 워킹 스트리트, 관광 명소, 맛집 등의 이야기는 생략할게. 이런 부분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브로들이 크게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까.
첫날 밤 11시쯤 파타야에 도착해서 형님들과 술 한잔을 나눴어. 그런데 비행 일정으로 피곤하셨는지 형님들은 일찍 쉬러 들어가셨고, 나는 그 전에 치앙마이에서 만났던 푸잉 C와 미리 연락을 해서 첫날 밤 만나기로 약속했지.
파타야로 이동 중, C와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어.
“공항에 도착했어. 밥 먹고 나면 대략 1시쯤 될 것 같아.”
“지금 파타야에 비 많이 와.”
“그럼 오늘은 너희 집에서 보는 게 어떨까? 놀러 가도 돼?”
“ㅇㅇ. 오늘 친구 일하러 가서 나 혼자 있어.”
“오! 그럼 술이랑 간단한 안주 좀 준비해 줘~”
“맥주? 위스키?”
“아무거나 상관없어. 네가 좋아하는 걸로 사!”
“알겠어, 이따 봐~”
그리고 숙소에서 샤워를 마친 뒤, C가 사는 콘도로 가기 위해 볼트를 호출했어. 그녀의 콘도 앞에 도착한 후 담배 한 대를 피며 기다리고 있는데, 약 5분쯤 지나서 C가 달려와 뒤에서 백허그를 했어. 피곤했던 몸이 순간 에너지를 되찾는 듯 엔돌핀이 확 올라왔지.
그녀는 나시에 숏팬츠만 걸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살짝 민망한 부분이 드러난 상태였어... 뭐랄까, 나만의 비밀스러운 순간이라고 해야 하나. 그녀와 함께 집으로 들어간 후 먼저 집 구경을 했는데, 투룸에 거실까지 딸린 꽤 괜찮은 곳에서 살고 있더라고. 거실 테이블에는 준비해 둔 맥주와 간단한 과자가 있었고, C는 소시지와 만두 같은 간단한 요리를 직접 만들어줬어.
이렇게 첫날 밤은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며 시작됐어.

[요리하는 치앙마이 C 푸잉♥]
요리를 마친 뒤, 맥주 한 잔을 곁들여 그동안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너 떠난 후 얼마 안 지나 소이혹에서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일주일에 2~3번 헐리우드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
"할만해?"
"예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아."
그 외에도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는데, 옆에서 계속 붙어 재잘거리는데 ㄴㅂㄹ 때문에 도통 이야기 집중이 안 되더라.

결국 내 동생이 화염용으로 변신해버린 상황. 우리는 거실 소파 위에서 하나가 되어버렸지. 허허. C랑은 처음 만남 이외에는 그런 보호구(?)를 사용한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이라 그런지 10분도 안 되어 끝나버리는 사태가 발생했어. 조금 아쉽더라고.
그 후, 우리는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거실로 나와 술 한 잔 하면서 시간을 보냈어. 그런데 C는 뭔가 부족했던지 내 동생을 그냥 두질 않더라. 계속 만지고 뽀뽀하고. 나는 피곤하기도 했고,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아서 C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부탁했어.
그러는 동안 C에게 노래 한 곡 불러달라고 했더니, 블루투스 마이크를 가져와서 바로 노래를 부르더라. 웃겼어! 내가 핸드폰으로 녹음까지 해놨는데 이거 어떻게 올리는 거야, 브로들? 도움 좀 줘!
근데 진짜 태국은 신기한 게, 새벽에 블루투스 마이크로 그런 소리를 내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는 점이 놀라운 거야.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잖아.
C에 대해 고마웠던 건, 이 친구가 비흡연자인데도 내가 담배 피울 수 있도록 발코니에 필요한 재떨이를 미리 준비해줬다는 거야. 내가 담배를 피우러 갈 때마다 옆에 따라와 주면서 심심하지 않게 곁에 있어주기도 했고. 비흡연자는 담배 연기 정말 싫어할 텐데, 그런 배려를 해주는 모습에 정말 마음이 따뜻해졌어.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장난도 치며 신나게 놀다가 두 번째로 ㅎㅊ를 하게 되었어. 그런데 소파에서 하려고 하니 불편하더라고. 결국 꽤 오랜 시간 그 상태로 있다가 C를 안고 침대로 옮겨서 정말 뜨거운 시간을 보냈어.

샤워를 끝내고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어느새 날이 밝아 있었다. 아침에 형님들과 약속이 있어서 C에게 가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자고 가라며 어린애처럼 칭얼대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정말 마음이 녹아버릴 뻔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C의 배웅을 받으며 호텔로 돌아왔다. 좋지 않은 일도 있었지만, 여행 중 특별한 추억을 남겨준 2일 차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