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 파타야,방콕 3회차 4박5일 여행기(1,2일차)
작년 10월 태국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만 해도, 이렇게 홀릭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태국의 매력에 빠져버려, 이제는 석 달에 한 번이라도 가지 않으면 어딘가 허전한 기분이 듭니다. 그렇게 태국이 제 삶의 일부분이 되었죠.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어느새 현지에서 반가운 얼굴들도 생겼고, 마치 익숙한 여행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여행은 약 5일 동안, 비행부터 숙박, 그리고 여행 경비까지 전부 해서 약 100만 원 정도로 해결했습니다. 파타야에서 2일, 방콕에서 3일을 보냈는데요. 5일 동안 두 도시를 다 다니는 게 조금 빠듯해 보일 수 있지만, 두 곳 모두 너무 좋아서 포기할 수는 없더라고요. 게다가 두 도시 간 이동이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니 시간상으로도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파타야에서는 마음껏 소비하고, 방콕은 더 다양한 즐길 거리로 알차게 보내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첫째 날 여행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게요.
저는 인천공항에서 주로 에어아시아를 이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왕복 항공권을 23만 원에 결제했습니다. 좌석이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5시간 정도는 충분히 참을 만했어요. 짐은 엄격히 말하면 7kg 이내로 제한되지만, 저처럼 셔츠 3벌, 티셔츠 4벌, 바지 3개, 슬리퍼 하나 정도 챙기면 캐리어 무게 제한에 딱 맞춰 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에코백 하나 더 들고 노트북, 우산, 보조 배터리 등을 챙겨서 알차게 떠났습니다.
비행은 새벽 1시에 출발해 5시쯤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도착 후 공항 1층 식당에서 간단히 밥을 먹고 땡모반(태국식 수박주스)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어요. 7시 첫 버스를 타고 파타야로 이동했는데요. 버스를 타면 대략 아침 9시쯤 파타야에 도착합니다. 이때 묵을 호텔에 얼리 체크인이 가능하다면 체크인하고 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캐리어를 맡기고 근처 카페로 가는 게 제 루틴입니다.

파타야에서는 주로 소이혹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를 애용하는데요. 그곳에서 노트북으로 대충 작업을 하다 보면 시간도 금방 갑니다. 오후 2시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체크인을 하고, 잠깐 눈을 붙이면 피로가 어느 정도 풀립니다. 그다음에는 저녁 7시쯤 일어나며 본격적인 파타야 밤을 즐길 준비를 하죠.
파타야는 몇 번 오다 보니 이제는 늘 연락하는 푸잉(현지 친구)도 생겼습니다. 첫 방문 때 잘 맞았던 미프를 통해 알게 된 친구인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아 매번 방문 때마다 연락을 하곤 하죠. 특히 그녀와는 자주 만나서인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기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아쉽게도 컨디션 문제로 둘이 간단히 저녁만 먹기로 했습니다. 베카딘이라는 레스토랑에서요.

베카딘에서 밥을 먹고 나니 상대방이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며 탁구공 쇼를 보러 가자고 제안하더라. 탁구공 쇼가 뭔지 궁금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워킹 스트리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거였다. 그래서 별 흥미 없다고, 안 본다고 얘기했더니, 상대방은 미안한 마음에 웃으며 "다음에 만날 때 반값으로 해달라"고 덧붙이며 헤어졌다.
그 후, 나는 워킹 스트리트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예전에 판다에서 번호를 교환했던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S2000에서 먼저 만나고 괜찮으면 호텔에서 술을 마시다가, 더 좋으면 L3000에 자고 가라고 제안했더니, 알겠다고 답장이 왔다.
하지만 지금 바로 시간이 되지 않아 워킹 스트리트를 구경하고 싶어서, 11시 30분쯤 호텔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고 나서 혼자 윈드밀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윈드밀이 가장 재미있게 느껴진다. 외모도 물론 중요하지만,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와 어울리는 게 더 즐거운 것 같다. 때로는 먼저 다가와 주는 친구들이 마음이 더 좋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서, 내가 아쉬운 점이 없으면 그냥 사주는 편이다.
이번에 윈드밀에 갔을 때는 흑형 4명 정도가 와 있었는데, 그들이 바트를 뿌리면서 놀기에 그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그들 중 몇 명은 한국어를 조금 해서 신기했다. 어디서 배웠냐고 물어보니 유튜브로 배웠다고 했다. 그러다 장난으로 한국말 몇 마디를 던지더니, 웃긴 상황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LD 두 잔 정도 사주고, 선약 때문에 내일 다시 보자고 하고 나왔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호텔 앞 편의점에서 번호를 교환했던 여자와 만나기로 했다. 간단히 레드라벨 하나, 토닉워터, 얼음, 청포도 등을 샀는데 약 1000바트 정도 들었다. 방에서 같이 술을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한국에 40대 스폰서가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올 때마다 용돈을 많이 준다는 내용에 나는 꽤 놀랐다. 금액을 듣고 나서는 "나보다 더 많이 버는데 왜 내가 술을 샀냐"고 농담했더니 서로 웃음이 터졌다.
술을 마시고 있다 보니 그녀는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내 의자 위에서 춤을 추다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침대로 넘어갔다. 확실히 호텔에서 술을 마시는 게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 상태가 좋은 날이라 열심히 두 타임을 끝낸 뒤 집에 갈 거냐고 물었더니, 자고 간다고 하길래 3000바트를 주고 오전 12시쯤 그녀를 보냈다.
2일차
여자애를 보내고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카페에 들러 브런치를 먹으면서 노트북으로 열심히 일을 했다.
일을 마친 뒤, 노트북을 두기 위해 호텔로 가는 길에 지난번 소이혹에서 봤던 여자애를 우연히 마주쳤다.
어!? 오빠?? 하며 반가운 듯 달려오더라 ㅋㅋㅋ
나도 이렇게 우연히 다시 볼 줄 몰라서 너무 당황해서 어... 어..? hi, nice to meet u 하고 그냥 지나쳤다. 순간적이라 더 어색했음 ㅋㅋ
그런데 사실 다시 보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지난번에 오래 보냈는데 재미도 없었고, 아침에는 가까이 못 하게 해서 기분이 좀 상했었거든.
호텔에서 조금 쉬다가 저녁이 되고 날씨가 선선해졌을 때
소이혹 옆 야시장을 찾아갔다. 거기서 무삥, 팟타이, 맥주를 하나 마시면서 사람 구경을 했는데
이번엔 시장이 리모델링된 느낌으로 훨씬 깔끔해지고 규모도 많이 커진 것 같더라.


먹고 소이혹에 가서 천천히 구경하며 가게 두세 곳쯤 들러서 LD 한 잔씩 사주며 놀다 나왔어. 그다음엔 다시 윈드밀로 가서 어제 만난 애를 불러 앉혀서 얘기를 나눴는데, LD 다섯 잔 정도 사며 재밌게 놀았어. 그런데 진짜 비싸더라. 나는 바파로 1500 바트 내고 롱으로 5000 바트를 쓰는 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어. 한국과 큰 차이도 없는 것 같아서 점점 가성비를 찾게 되더라고.
피곤하기도 하고 돈도 아깝기도 해서 새벽 1시 30분쯤 호텔로 돌아가기로 했어. 썽태우를 타고 돌아가는데, 나와 동남아 형 두 명이 타 있었지. 그런데 한 외국인 형이 취한 상태로 올라타더라고. 그 형이 '브로들 어디 가냐?'며 갑자기 우리와 친구인 척하면서 나이를 묻고 어디 사는지 이런저런 질문을 하더니, 같이 소이혹에 가자고 했어. 그래서 2시쯤이면 소이혹 문 닫는다고 했더니, 오히려 2시가 피크라면서 막 끌고 가더라고. 어차피 내 호텔이 KTK 근처라 소이혹에 들렀다가 들어가자고 해서 같이 구경하기로 했지.
그렇게 동남아 사람, 한국 사람, 양형, 이 이상한 조합으로 소이혹을 걷고 있는데, 퇴근하는 듯한 푸잉 세 명이 우리에게 붙더라. 그렇게 여섯 명으로 조합이 꾸려졌고, 푸잉들이 우리를 어떤 무카타 집으로 끌고 갔어. 거기서 같이 무카타를 먹었는데, 영어로 대화는 되긴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짠만 엄청 마셨어. 그 와중에 그 형은 취해서 노래 부르느라 정신없었어. 그래도 재밌게 두 시간 정도 놀다가 나는 호텔로 먼저 돌아가야겠다고 했지.
그런데 그 푸잉 중 한 명이 같은 호텔에 묵는다면서 같이 가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같이 걸어갔는데 가는 길에 롱타임이나 숏타임 안 하냐고 물었어. 솔직히 나이는 좀 많아 보였고 외모도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지금 너무 졸리고 그냥 자야겠다고 했더니, 이 친구가 굳이 자기랑 잠만 자면 된다고 해서 그러라며 돌아왔어. 그렇게 호텔로 들어와서 먼저 씻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자꾸 유혹을 하더라. 결국 못 이기고 그 자리에서 1500바트에 합의하고 마무리했어. 이렇게 내 2일 차 일정이 끝났고, 이제 방콕으로 출발할 시간이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