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7. 헤어짐
어젯밤, 나는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
아침이 되자 어김없이 B형님에게 전화가 왔다.
B형님: 밥 먹자. 괜찮아?
나: 어우... 죽겠어요...
B형님: 호텔로 갈게. 조식 먹고 이야기 좀 나누자.
나: 네 형... 으... 머리 아파요...
그렇게 우리는 조식을 먹으며 어제의 파티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B형님: 어제 너 옆에 있던 분 괜찮더라? 잘 갔어?
나: 아 그랬나요? 아직 자고 있어요. 밥 먹자니까 더 자고 싶대요.
B형님: ??? 안 갔어?
나: ??? 원래 바로 가나요? 계속 자던데? 그 친구 때문에 밤에 많이 깼어요.
나: 그래서 더 피곤한 것 같아요. 잠은 혼자 자는 게 편한데 후...
B형님: 허허... 대부분 일찍 가는데, 니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나: 에이~ 직업정신이 투철한 거 아닐까요? 모르겠고 오늘은 뭐 할까요?
우리는 이런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고 근처 커피숍으로 갔다.
형은 오늘 오후 9시 비행기로 귀국한다고 했다.
너무 과하지 않게 놀다가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 형님이 말했다.
B형님: 마사지 받으러 갈래?
나: 너무 이르지 않아요? 그리고 마사지는 태국이 잘하는 걸로 알아요.
한국에도 타이 마사지는 많이 봤는데 베트남 마사지는 못 봤네요.
B형님: 베트남도 마사지 잘해.
가격도 싸고 갈래?
갈래 말래 이야기를 하는데 A형님한테 전화가 왔다.
A형님: 어디야?
나: 제가 묵는 호텔 근처 커피숍이에요. 오실래요?
A형님: 응 갈게 조금만 기다려줘.
나: 네~ 천천히 오세요~
그렇게 A형님 오시기 전까지 마사지 이야기를 계속했다.
B형님이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걸 살짝 강조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스파랑은 거리가 조금 먼 마사지 이야기로 점점 흐르고 있을 때쯤 A형님이 도착했다!
나: 아니, 형님 어제는 연락도 없고 뭐 하셨어요?
A형님: 이야기하자면 길다...
나: 저는 시간 많아요. 천천히 이야기 나누시죠. 식사는 하셨어요?
A형님: 생각도 없다.. 자연스럽게 연애 한번 해보려 했는데 쉽지 않다...
나는 궁금한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바로 물어봤다.
A형님: 어제 하루 종일 같이 데이트했어. 썬월드도 가고 야시장도 돌아다녔어.
나: 오!! 진짜 데이트 하셨네요! 우린 노래방 갔다가 클럽 다녀왔어요.
A형님: 진짜? 재밌었겠다! 너 뛰어노는 거 좋아하더니 결국 갔구나!
나: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잘된 거예요!!?
A형님: 결론만 말하면 잘 안 되었고 그 친구는 지금 고향으로 갔어...
그 친구는 고향인 달랏에서 휴가를 받아 집에 다녀온다는 것 같았다.
A형님의 말을 빌리자면,
데이트를 즐겁게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와인바에서 와인 한잔하며 분위기 있게 호텔로 들어갔다고 했다.
A형님은 그녀와 함께 행복한 상상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가 샤워를 하고 나오자 형은 아무 말 없이 빠르게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고 했다.
샤워를 마친 후 침대에 앉아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면서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A형님은 나이가 많지만, 그에 비해 젊어 보이는 외모를 자랑하며 그녀에게 잠시라도 사귀어 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녀는 순간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떴으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A형님을 안아주었다.
A형님도 그녀를 부드럽게 안으며 키스를 하고 침대로 눕히려 했으나,
그녀는 깜짝 놀라며 밀쳐내고 일어났다.
이 이야기를 듣던 나는 B형님과 함께 초집중 상태로 귀를 기울였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라고 물었다.
A형님의 표정은 좋지 않았고,
B형님은 웃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
다시 이야기가 이어졌다.
A형님이 물었다. "왜 그래? 우리 사귀기로 했잖아?"
그녀는 대답했다. "맞아요, 우리는 오늘부터 연인이에요."
하지만 A형님은 의문을 품었다.
"그런데 왜? 무슨 문제라도 있어? 혹시 그날이야?"
그러자 그녀는 말했다.
"아니에요.. 오빠 저는 혼전 순결을 지키고 싶어요."
그녀는 다음 날 고향으로 가는데,
함께 가서 어머니를 만나보자는 제안을 했다.
A형님은 당황했지만, 결국 동의했다.
B형님은 조언했다.
"그렇게 따라간다고 해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 거예요." 나는 반문했다.
"좋은 거 아닌가요? 결혼할 생각이 있으니까 가족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요?"
그러나 B형님은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 남자를 돈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결국 A형님은 그녀와 계속 연락하기로 하고 다음에 함께 고향 집에 가자고 말했다.
아쉬운 마음에 다양한 신체 부위를 사용해 마무리했다고 한다.
우리는 위로 아닌 위로를 하며 오늘 일정에 대해 다시 이야기했다.
B형님은 일주일 후 다낭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는 마사지 받으러 가기로 했고,
샤워 후 호텔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호텔 방으로 들어갔을 때 불이 꺼져 있었고,
나는 친구가 자다가 갔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나타나 나를 놀라게 했다.
"오빠! 엠 또이붐!" (나 배고파)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는 베트남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물었다.
"왜 안 갔어?" 그녀는 대답했다.
"출근 시간이 아니어서 오빠랑 있는 게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베트남 여자들이 한국 남자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대화를 막 끝낸 터라
그녀가 나에게 빨대를 꽂아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는 마귀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할 말을 바로 하는 성격이라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아침부터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끼며,
친구에게 돈을 더 지불할 수 없음을 미리 고백했다.
하지만 친구는 그런 부탁을 한 적이 없다며 의아해했고,
나는 내 성급함을 깨달았다.
그저 내가 가진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솔직히 말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친구가 배고프다며 식사를 제안했고,
나는 샤워를 하러 갔다.
샤워를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여권은 어디에 두었는지,
지갑은 어디에 있는지,
현금을 그냥 둔 것은 아닌지 등등.
그러나 이런 걱정들을 뒤로 하고 노래를 들으며 샤워를 마쳤다.
샤워 후 방으로 돌아오니 어제와 다른 메이크업의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어제의 강렬한 화장이 아닌 한국 스타일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너무 마음에 들어 사진이라도 찍어둘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녀가 침대에 앉아있는 사이 나는 소지품들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형님들에게 카톡을 보냈다.
"형님들, 갑자기 점심 먹으러 가야 할 것 같은데 배고프신 분 있어요?"라고 물었다.
A형님은 출출하다 했고,
B형님은 조금 전까지 배부르다고 하지 않았냐며 놀랐다.
나는 어제 만난 친구가 아직 있다며 밥 먹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는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고,
B형님이 자주 가는 베트남식 스테이크 집으로 향했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맛있게 먹었던 기억만 남아 있다.
B형님은 베트남어로 그녀에게 왜 아직 안 갔냐고 물었다.
그녀는 오늘 쉬는 날이라 나와 놀고 싶어서 남았다고 했다.
B형님의 질문에 약간 쏘듯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A형님은 처음 보는 그녀의 외모에 감탄하며 "예쁘네~"라는 말을 반복했고,
이후 B형님은 나를 밤의 황제로 부르기 시작했다.
점심을 마친 후 우리는 마사지 샵으로 향했는데,
알고 보니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다
. 그래서 이곳에서 식사를 했구나 싶었다.
예상치 못한 동행들과 함께 마사지 샵으로 들어섰다.

이름은 홍짬인가, 헝짬인가, 아니면 홍탐인가?
어쨌든 그런 느낌이었다.
2시간에 100만 동이었나 70만 동이었나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꽤 저렴하다는 인상을 주는 가격이었다.
입구에는 작은 분수대와 발 마사지 간판이 있었고,
깔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로 들어가려는데 도어걸이 문을 열어주었고,
안에는 사람이 없어 조용했지만 시설은 깨끗하고 쾌적해 보였다.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다.
직원은 우리가 있는데도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우리는 그녀에게 2시간 코스를 원한다고 이야기했고,
잠시 앉아서 기다리라는 말에 앉아 있었다.
어른들이 좋아할 법한 말린 생강 설탕조림 과자를 먹어도 된다고 설명해주었다.
(나는 생강 알러지가 있다...)
따뜻한 차를 주었는데 맛이 오묘하면서도 입으로 가져가게 되는 신기한 차였다.
5분 정도 기다리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해서 따라갔다.
1층에는 탈의실이 있었다.
직원이 마사지복과 핸드백을 주며 중요한 물품은 핸드백에 담으라고 했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니 라커룸에 짐을 넣어주고 키를 주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계단으로 이동했는데,
밖에서는 크게 보이지 않았지만 한 건물 전체가 마사지 샵이었다.
각 층마다 많은 룸이 있었고 우리는 2인 룸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녀와 함께 들어갔고 친절하게 직원들이 맞아주었다.
마사지를 받는 동안 직원들과 그녀가 대화를 나눴지만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다.
허벅지 안쪽 오일 마사지를 하는데 실수인지 일부러인지 손으로 내 중요 부위를 터치했다.
기분 좋았다... 그리고 이게 스킬인지 모르겠으나 허벅지 안쪽으로 마사지사 손이 올 때 내 발끝이 마사지사 가슴에 눌렸다.
마사지가 끝난 후 형들과 다시 만나 커피숍에 갔다.
B형님은 호텔로 돌아가 짐을 챙긴다고 했고 A형님은 오늘 다니던 바에 간다고 했다.
"형님, 할 거 없으면 같이 다니시죠? 길도 잘 모르고 같이 노는 게 즐거워요."
A형님은 "그 애는 어쩌려고? 내가 끼면 좀 웃기지 않아?"라고 물었고 나는 "갈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안 가, 오늘 계속 같이 있을 건데?"라고 말했다.
나는 누군가를 챙기거나 보살피기를 싫어하는 타입이다.
족쇄를 찬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래도 그냥 안 가고 같이 논다는데 굳이 가라고 할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안 간다네요," 내가 말했다.
A형님은 "그럼 둘이 놀아, 나는 바에 갈게," 라며 웃었다.
잠시 망설이다 나는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너 친구 없어?"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녀는 "모줏!"이라고 답했다.
놀랍게도 그 말이 통했다.
"형, 이거 맞아요?"
A형님은 기대해도 되냐며 웃음을 지었다.
B형님은 비행기가 연착되지 않길 바라며 농담을 던졌다.
그녀는 친구 한 명이 심심하다며 나오라고 해도 되냐고 물었다.
결국 A형님과 나는 파티를 결성하게 되었고 B형님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오늘 밤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결론적으로 아이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로 했다.
"어디 가고 싶어?" 내가 물었다.
그녀는 "바람이나 쐬면서 저녁 먹고 맥주 한잔 하면 좋지 않을까?"라며 호안을 걷다가 밥 먹고 맥주 한잔 하자는 제안을 했다.
우리는 그렇게 오늘 저녁 호안으로 향하는 그랩을 예약하게 되었다.
Ep7 끝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