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틀딱의 슬기로운 베트남 생활~! 1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푸잉과의 약속 시간이 오후 6시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서둘러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나는 그녀를 보내기 전에 비행기 시간을 물어보았다.
그녀는 호치민행 2시 티켓을 예매했다고 말했다.
나는 호치민에 있는 꽁가이에게 오늘 저녁에 간다고 연락을 해 놓았다.
푸잉을 보내고 조금 쉬려고 했지만 그녀는 집에 가지 않았다.
출근 안 하냐고 물었더니 나를 배웅해 주겠다고 했다.
내가 공항철도를 타고 가겠다고 하자 길을 잃고 비행기를 못 탈까 봐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의 배려에 감동하여 마지막으로 전투를 치렀다.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출발하기에는 시간이 애매했다.
그래서 그냥 나왔고 푸잉이 MRT 토큰을 주며 정신 바짝 차리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남아 있던 바트를 밥값으로 쥐어주고 공항철도를 탔다.

공항에 도착하니 보딩 타임이 1시간 이상 남아 있었다.
이미그레이션 통과하는데 오래 걸릴 줄 알았더니 공항 규모가 워낙 커서 금방 나왔다.
게이트를 확인하고 면세점을 둘러보았는데 규모가 정말 대단했다.

생로랑에서 꽁가이들에게 줄 립스틱을 구매하고 호치민으로 떠났다.

호치민에서는 일단 꽁가이 집과 가까운 1군에서 만나기로 했다.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조금 일찍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본인 거리 같은 곳이 있었는데 안에는 이자카야가 많았고
아오자이를 입은 여성들이 밖으로 나와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가격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꽁가이 말로는 200달러라고 했다.
약속한 꽁가이가 도착하는 바람에 더 둘러보지 못하고 그녀가 먹고 싶다는 사시미를 먹으면서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꽁가이는 6년 정도 알고 지낸 사이였다.
처음 만난 건 가라오케에서였고 싹싹한 성격에 여행 내내 동행을 붙여 다니기도 했던 아이였다.
바가지 쓰지 않게 계산서 하나하나 봐주고 대신 싸워주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친구처럼 지내고 가끔 고객이 되어주기도 한다.
검소해서 뭐 사준다고 해도 싼 거 하나 골라서 몰래 사서 집에 갈 때 손에 들려 보내면 오히려 혼이 났다.
식당도 들어갔다가 비싸면 그냥 손잡고 끌고 나오는 그런 친구라 오래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
그저 이런저런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호텔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만난 연인처럼 불타 올랐다. 힘든 전투였다.

영어는 어느 정도 하고 한국어도 번역기로 단어만 변환해도
대화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능력이 좋은 친구이지만 안타깝다.
사연 많고 힘들게 사는 친구라 그런지 정이 더 가는 것 같다.
이 꽁가이의 로맨스는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
댓글 22
베트남도 괜찮은 것 같군. 자세한 후기들 올려서 휴민 브로들의 여행 폭이 베트남까지 이어졌음 좋겠어. 나도 마찬가지고.